메뉴

GOOD NEWS 게시판

검색
메뉴

검색

검색 닫기

검색

오늘의미사 (홍) 2024년 4월 25일 (목)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나눔마당

sub_menu

따뜻한이야기
칠면조 대신 닭도 아닌 달걀 프라이 둘

98421 김학선 [johnmaria91] 스크랩 2020-11-27

 

칠면조 대신 닭도 아닌 달걀 프라이 둘 blog.daum.net/hakseonkim1561/2408#none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한국의 추석과는 달리

거의 모든 농작물의 수확이 끝난 뒤에 맞는 명절이다.

 

메이 플라워 호를 타고 종교의 자유를 찾아

신대륙을 찾은 청교도들이 

원주민(인디안이라고 불리는)의 도움을 받아 농사짓는 법을 배워서

첫 수확을 거둔 뒤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사흘인가 축제를 연 것이 추수감사절의 기원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때 먹었던 스트링 빈이며, 얌, 호박 등이 지금도

미국 추수감사절의 저녁 식단에 전통적으로 오른다.

그리고 뭐니 뭐니 해도 추수감사절 식단의 중심은 칠면조 요리다.

닭과 같은 가금류를 키울 여유가 없었으니

야생 칠면조를 잡아 요리를 해서 식탁에 올렸을 것이다.

 

야생 칠면조는 그야말로 근육 투성이어서

요리를 해도 엄청나게 질겼을 것이다.

변변한 소스도 없이 그 당시의 칠면조 고기를

지금 나에게 먹으라고 하면 점잖게 거절할 것이다.

 

지금은 다양한 요리법으로 육질도 많이 부드러워졌고

크렌베리 소스나 파인애플과 같은 것을 곁들여

제법 맛나게 먹을 수 있지만

그 당시 청교도들은 정말 맛없는 칠면조를 먹었을 것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칠면조 고기의 맛은 없었어도

그들이 가지고 있던

감사의 마음만은 최고의 순도를 간직했을 것이다.

그런 감사의 마음은

칠면조 고기의  요리법이 진화하면서

점점 희석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미국에서 태어난 우리 사위 셋에게 물어보아도

추수감사절 식단으로 칠면조와 닭 중 어떤 것이 더 좋냐고 물어보면

이구동성으로 닭이라는 대답이 입에서 나오는 데는

어떤 망설임이나 주저함이 없다.

 

나도 그렇다.

 

그럼에도 칠면조 고기를 추수감사절에게 먹는 까닭은

가장 감사할 거리가 없을 때에도

감사의 마음을 잊지 말자는 일종의 의식이기 때문인 것이다.

 

그러니 닭이 더 맛이 있다고

추수감사절 식탁에 칠면조 대신에 닭을 올리는 것은

진실로 '앙꼬 없는 찐빵'과 무어시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올 해는

미국에 온 이후로 처음으로 칠면조 고기를 먹지 않고 지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아이들도 우리도 모두 부부끼리,

그리고 큰 딸네는 자기네 가족 다섯 이서 단출하게 지냈다.

칠면조 요리는 큰 딸네만 했다.

 

아내와 나는 저녁 식사로

달걀 프라이 두 개를 간장을 넣고

밥에 비며 먹었다.

김과 김치를 반찬으로 먹은 '계란밥'은  언제 먹어도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데

그것은 우리 아이들에게도 마 친가지로 훌륭한 한 끼 식사이다.

 

칠면조 대신 닭도 아닌 달걀 두 개의 '계란밥'으로 대신한

추수감사절 저녁 식사는 정말 맛이 좋았다.

만족도는 칠면조 고기보다 훨씬 높았다.

 

그러나 '계란밥'을 추수감사절 저녁에 먹는 일은

올 해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면 좋겠다.

아무리 맛이 없는 칠면조를 먹을지라도

식구들 모두 함께 모여 식사를 하는 그 기쁨과 감사의 시간을 훼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정말로 칠면조 고기를 먹으며

식구들과 함께 하는 기쁨과 감사함을

눈물 나게 음미하고 싶다.

 

 

우리 부부의 추수감사절 저녁식사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 856 2

추천  1 반대  0 신고  

TAG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로그인후 등록 가능합니다.

0 / 500

이미지첨부 등록

더보기
리스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