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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ㅣ체험
돈주고 살 수 없는 체험을 며칠 했습니다.

138640 강만연 [fisherpeter] 스크랩 2020-05-31

 

제가 최근 일주일 정도 낮에 시골에서 농사일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머리를 이용해서 돈을 벌어봤기 때문에 순수한 노동으로 땀을 흘려서 돈을 번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처음으로 농촌일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영적인 귀중한 경험도 했습니다. 아는 원주 교구 신부님께도 제가 체험한 사실을 1시간 이상 통화로 알려드렸습니다. 신부님께서 정말 값진 영적인 보물을 발견하고 또 신부님께서도 머리로 아닌 생생한 체험에서 길어온 묵상이라 상당히 값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일주일간 낮에는 육체적인 노동을 하고 저녁에는 강의를 했습니다.

 

일을 하면서 묵상한 내용을 차근차근 정리해보겠습니다. 메모를 할 수가 없어서 중요한 몇 가지만 알려드리겠습니다. 제가 시골에서 한 일은 논에서 마늘을 뽑아 선별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침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는 일이었습니다. 하루 총 9시간 순수 노동입니다. 점심시간 1시간 식사시간을 제외하고는 하루종일 휴식도 없이 강행군하는 격한 노동이었습니다.

 

마산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이라서 작업을 하시는 분들이랑 한곳에 모여 가야 되기 때문에 집에서 새벽 4시에 기상해서 준비를 하고 갔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씻고 강의를 하기 위해 학원에 7시쯤에 도착해서 10시나 11시쯤에 퇴근해서 바로 잠을 잔 다음 다음날 새벽에 그 시간에 기상해서 시골로 단체로 15인승 승합차로 가는 게 하루의 일과였습니다. 일하시는 분들의 대부분이 아주머니분들이셨습니다. 제가 첫날에 보니 한 분 정도는 저보다 한 다섯 살 연상 정도 되시는 분을 제외하고는 거의 평균 연령이 최소 60은 되는 것 같았습니다.

 

이분들과 며칠 일을 하면서 정말 감동받은 게 많이 있습니다. 정말 세상에 이렇게 순박하게 사는 분들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신앙을 가지지 않았지만 성실하게 사시는 모습에 감동이 되었습니다. 그분들이 그렇게 하루종일 고생해서 번 돈이 현금 83천원입니다. 특별한 기준을 정할 수가 없지만 그분들이 일을 한 대가를 생각한다면 정말 피눈물 같은 수입입니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모습에서 이분들의 표정을 보니 저도 생전 이런 노동을 처음 경험한 것이지만 한 인간으로서 너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이 힘든 일을 하면서 묵상한 게 제가 거의 영세를 받은 지 9년이 다 되어 가는 상황이지만 영세를 받고 나서 나름 신앙에서 배운 교훈이 이 며칠 동안 일하면서 묵상한 거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진한 묵상을 했습니다.

 

그 중에서 하나를 말씀드리자면 인간은 고통 속에서 영혼이 정화가 될 거라는 생각을 피부로 절실히 체험을 했습니다. 고통 없는 신앙생활을 하려고 한다면 나중에 하느님을 보리라는 희망을 버려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제가 신부님께는 자세히 말씀드렸지만 하느님을 뵈려면 자신의 상황이 아주 극심한 고통 속에 처할 때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느낌으로 체험했습니다. 제가 가장 중요한 걸 배운 게 있습니다. 이건 신부님께는 이야기할 수가 있는 것이지만 공개적으로는 밝힐 수가 없어서 안타까운 것이지만 제가 며칠 동안 체험한 게 절대적인 진리일 수는 없지만 신부님께서는 지금까지 제가 체험한 제 삶의 이야기 중에서 가장 가슴에 와 닿는 것이라고 하시면서 신부님의 성직자 생활에 하나의 경종이 된다고 하셨습니다. 신부님의 성직자 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말씀드린다면 머리로만 알았던 사실 중 하나인 남의 십자가는 작을 것 같은 십자가이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며칠 동안 뼈저리게 체험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절대 남의 십자가가 쉬운 십자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막상 자기가 그 십자가를 진다면 그 십자가도 결코 만만한 십자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만 제가 그동안 묵상글을 한 달 이상 올렸습니다만 어쩌면 그런 묵상글은 부질없는 묵상일 거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머리에서 나온 글이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이 일을 하면서 진정한 묵상은 체험을 통해서 또 고생과 고통 속에 처해야만이 진정한 신앙인으로 거듭날 수가 있다는 것도 확실히 체험을 했습니다.

 

아시아에서 유일한 봉쇄 수도원이 경북 상주에 있습니다. 작년에 이곳이 방송에서 알려진 곳이었습니다. 저는 유튜브로만 봐서 알고 있습니다. 이번 시골 체험으로 다시 한 번 더 혹시 수도자의 삶이 혹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남은 인생을 하느님께 올인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컨택을 했습니다. 끝으로 이 세상에 미련을 가지고 있으면서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양다리 걸치는 신앙이라는 것을 어떤 신기한 체험을 통해 느꼈습니다. 이건 신부님께 말씀을 드렸습니다.

 

정말 이 내용을 공개적인 이곳에 말씀을 드릴 수가 없어서 좀 아쉽습니다. 에둘러서 표현을 하자면 하느님과 세상 두 곳에 발을 함께 디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오로지 하느님을 만나려면 세상에 몸을 담고 있지만 생각은 오로지 세상 물이 자신의 영혼에서 나오지 않으면 하늘나라는 먼 나라 이야기일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카르두시오 수도원에 들어갈 수가 있는 방법이 있다면 저는 남은 인생을 모두 하느님께 바칠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세상에 미련을 버려야만이 하느님 나라에 잘 갈 수가 있다는 건 변함이 없는 진실일 겁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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