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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이야기
알고 지은 죄, 모르고 지은 죄

97882 김현 [kimhh1478] 2020-09-11

알고 지은 죄, 모르고 지은 죄


예수님께서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차려입을까?’하며 걱정하지 마라”(마태 6,31) 하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나를 바라보는 수많은 어려운 분들이 무엇을 먹고, 마시고,

 


입을지를 떠올리면 늘 동동거리며 걱정이 앞서게 된다.

특히 김장철, 우리 가정방문실의 많은 대상자에게 전할 김장 김치를 만들어

전해드리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배추를 사서 양념을 하고,

다시 정갈하게 담아 포장해 전하는 일 모두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수녀의 일을 잘 알아주시는 P 할머니는 때마다 감동을 주신다.

P 할머니는 일곱 가지 병으로 고생하시는 분이다.

 “수녀님, 저는 진짜 종합병원이에요”

하시면서도 늘 호탕하게 웃으시지만, 할머니에겐 아픔이 있다.

 

할머니는 긴 세월 남편의 폭력에 시달려 오셨다.

아들, 딸이 어머니의 비참한 모습을 더는 볼 수 없어

강제로 이혼하게 할 정도였다.

이후 한 시설에서 7년간 봉사하시다가

지금은 작은 방을 하나 얻어 어렵게 계신다.

그럼에도 해마다 맛있는 김장 김치를 봉헌해 힘을 보태주신다.

할머니는 “가장 불쌍한 예수님께 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제일 좋은 배추와 양념으로 만든다”고 말씀하신다.

할머니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이시다.

그런데도 어디서 돈이 나서 김장 김치를 하시나 싶었더니

이른 봄부터 폐지를 수거해 내다 판 돈으로 마련하셨단다.

김치를 봉헌하는 뜻은 “알고 지은 죄와 모르고 지은 죄에 대해

속죄하는 마음으로 준비한다”고 하신다.

 

수도자인 나도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이내 나는 “할머니 김치는 너무 귀해서 천장에 매달아 놓고

바라봐야 한다”고 맞장구쳐 드리곤 한다.

오늘날 양심이 마비되고, 도덕성이 땅에 떨어진 세상에

할머니 말씀은 한줄기 밝은 빛과 같다.

나눔은 있어서 나누는 것이 아니다.

마음과 정성이 중요하다. “믿음에 실천이 없으면

그러한 믿음은 죽은 것입니다”(야고 2,17)라고 하신 말씀이 떠오른다.

이영일 수녀(전주교구 가정방문실 원장, 거룩한 말씀의 수녀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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