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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justice는 동양의 義와 같은 개념일까? 799_justice [교리학습_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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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13 ㅣ No.805

 

질문글:

 

정의라는 게 존재할까요..
 
작성자    번  호   6197
 
작성일   2008-07-10 오후 12:16:28 조회수   327 추천수   6
 
여기 온 지 일주일 되었습니다.
많은 글들을 보고 여러가지를 배웠습니다.
의문도 많이 생깁니다.
 
이곳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가.. 정의... 그리고 민주입니다.
그래서 그 단어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민주는 정의에 종속시킬 수 있는 개념이기에... 정의에 관해서만 단상을 적어봅니다.
 
세상에서 일어난 많은 좋은 일들은.. 정의라는 이름 없이 빛을 보았습니다.
반대로 세상에서 일어난 나쁜 일들은.... 종종 정의라는 탈을 쓰고 일어났습니다.
표방하는 것을 믿어서는 안된다는 일종의 역사적 교훈입니다.
 
수 많은 전쟁들 중에 정의를 표방하지 않은 전쟁이 있었을까요.
아마 모세가 가나안 땅에 들어갈 때도...
그 땅을 잃지 않으려는 원주민들도 정의를 표방하였을 것입니다.
일차대전도... 이차대전도.... 연합군이나 동맹군이나... 모두 정의를 표방하였습니다.
한국전쟁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심지어는 흉악한 살인자들도... 정의를 표방합니다.
예수가 돌아가실 때도... 죄명은.. 결국... 정의를 어지럽힌자 였습니다.
(문득.. 예수님 자신도 정의라는 단어를 쓰셨는지... 궁금해집니다. 확인해본 적이 없어서 죄송합니다).
 
이곳 게시판에서도... 많은 논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본질적으로... 나의 정의와 남의 정의의 마찰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톨릭이 아니라해도... 미친사람이 아니라면 스스로 불의를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결국 정의 싸움입니다. 나의 정의가... 너의 정의와 일치하지 않았다는 표시일 뿐입니다.
 
일치하지 않는 정의... 보편성이 없어서... 너와 내가 달라지는 정의....
정의가 아니라면... 그게 무엇일까요?
저는 조심스럽게.. 그건 이기심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인간들이 모두 모리배라는 견해는 아닙니다.
모리배는 의도적인 거짓까지 동원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이기심은 순수한 사람들도 피할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일 뿐입니다.
하느님이 약한 인간에게 주신 개체 보전의 도구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남을 다치는 숨은 칼날이 되기도 합니다.
 
좌파의 정의와 우파의 정의는 당연히 다릅니다.
서로 추구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며
자기에게 유익한 현실적 대안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전쟁을 일으켜서 동족을 살상한 북한을 용서하는 것과
식민치하에서 동족을 유린한 친일파를 용서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어려울까요.
그게... 사람에 따라서 달라지더라는 것입니다.
상황의 지배도 받습니다.
 
명상록을 쓰는 자리가 아니니... 작은 결론을 말하며 마무리 하겠습니다.
 
형제 자매님들.... 우리는 사랑이신 하느님 안에서 하나 된 사람들입니다.
사랑은.... 제가 여러가지로 생각해본 결과... 정의와는 비교도 안되게 위대한 가치입니다.
사랑은.. 나의 정의가 아니라... 우리가 믿는 예수님의 정의입니다.
정의를 주장할 때.... 사랑을 잊지 맙시다.
 
변변찮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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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
 
 
 
사랑(charity)은 {믿음, 희망, 사랑} 이렇게 세 개로 이루어진 향주덕(theological virtues)들 중의 하나이고,

정의는 {현명, 정의, 용기, 절제} 이렇게 4개로 이루어진, 윤리덕(human virtues)들 중의 근본 덕들인, 사추덕(four cardinal virtues)들 중의 하나이므로,

사랑과 정의는 다르게 구별하고 있는 개념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더 학습하고자 하시는 분들께서는,

(1) 위에 링크 설정해 드린 글 및 글 중에 링크 설정해 드린 자료들과
(2) 다음의 글 및 글 중에 링크 설정해 드린 자료들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교황청 및 가톨릭 교회의 핵심 문헌들에서 사용하는 정의(justice)라는 단어의 정의(definition)는 가톨릭 교회 교리서에 정의된(defined)것뿐이며, 이미 위의 글에서 말씀드렸습니다만, 이 정의의 정의(definition) 위에 다른 정의 (예를 들어, 분배 정의, 사회 정의) 들이 정의되는(defined) 줄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가톨릭 신자들이라면(사제 및 수도자 포함) 가톨릭 교회 교리서에 정의된(defined) 정의(justice)를 모두가 인정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다음의 최근의 교황청 문헌(2004년)의 제201항을 꼭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가톨릭 교회 사회교리 요약편(Compendium of the Social Doctrine of the Church) (클릭하십시요)
 
...

d. Justice

201. Justice is a value that accompanies the exercise of the corresponding cardinal moral virtue[441]. According to its most classic formulation, it “consists in the constant and firm will to give their due to God and neighbour”[442]. From a subjective point of view, justice is translated into behaviour that is based on the will to recognize the other as a person, while, from an objective point of view, it constitutes the decisive criteria of morality in the intersubjective and social sphere[443].

The Church's social Magisterium constantly calls for the most classical forms of justice to be respected: commutative, distributive and legal justice[444]. Ever greater importance has been given to social justice[445], which represents a real development in general justice, the justice that regulates social relationships according to the criterion of observance of the law. Social justice, a requirement related to the social question which today is worldwide in scope, concerns the social, political and economic aspects and, above all, the structural dimension of problems and their respective solutions[446].

...
 
(이상 발췌 끝).
 
자료 출처: 다음은 Pontifical Council for Justice and Peace 홈페이지 주소입니다. 참고하십시요.

당연히 위의 요약편을 포함하여 다른 자료들을 이 홈페이지로부터 확보하실 수 있겠습니다.
 
 
자료 출처: 다음은 교황청 홈페이지 제공 Pontifical Council for Justice and Peace 자료 모음들 주소입니다. 바로 위의 인터넷 주소에서 링크 설정한 자료들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자료 출처: 다음은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홈페이지 제공 사회교리회칙 모음(우리말, pdf 파일)입니다.
 
 
 
참고 자료: 혹시 해방신학(Liberation Theology)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다음의 글(저자: 라칭거 추기경, 현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을 꼭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우리나라 가톨릭계에서 사회 정의(Social Justice)를 논할 때에, (이미 한참 전에 교황청의 제재를 받은) 남미의 해방신학의 주장을 한 번은 접하여야 할 것이므로, 우선 다음의 글을 알려드립니다.
 
 
================
 
(답변 내용 추가)
 
깨알같이 작은 글씨로 총 12권인가로 이루어진 두께가 적어도 1 미터는 되는 무지 무지하게 큰 한자 자전(자전명칭: 대한사전, 여기서 ""="일본"을 뜻함. 집필에 60년 걸렸다고 함.)을 들여다 보았는데, 의(義) 글자의 설명과 정의(正義) 글자의 설명에도 "말씀드린 바와 같은 justice의 정의(definition)"를 언급하는 부분은 없었습니다. 대신에, 사람과 책에 따라 다르고 서로 부딪히는 헷갈리는 설명들만 잔뜩 있더군요.. 또 얼마 전부터 전공자 몇 몇 분들에게 전화로 "의(義)"의 정의(definition)를 물어 보아도 답을 제대로 못합니다. 따라서 잠정적 결론이기는 하지만, 동양 문화권에서는 justice의 개념 정립을, 지중해 문화권에서와 같이, 독자적으로 못한 것 같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인간에 대한 다른 덕들로서 설명을 할 수 없는, 그러나 인간에 대한 다른 덕들을 설명하는 데에는 사용되는, 기본 윤리덕들을 추덕(cardinal virtues)이라고 부르는데(즉, 하나의 연역 체계에 있어 공리(axiom)들에 해당), 지중해 문화권에서의 사추덕(현명, justice, 용기, 절제) 에 대응하는 동양 문화권의 사추덕은 {인, 義, 예, 지}인 점을 고려하여, justice와 義를 비교하였던 것입니다.
 
이미 말씀드렸지만, 의(義) 글자의 뜻이 인간의 하느님에 대한 정의로움인 "경신덕(the virtue of religion)"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알겠는데,
 
이 경신덕이라는 정의로움을 설명하는 데에 사용되는 "justice의 정의(definition)"는 의(義) 글자의 풀이에 없는 것으로 보아,
 
동양의 사추덕들인 {인, 義, 예, 지}에는 지중해 문화권의 justice 덕에 대응하는 덕이 아마도 없는 것 같습니다.
 
 
(잠정적 결론). 지금까지 살펴 본 바에 의하면, "justice"의 개념은 (중국, 한국, 및 일본을 포함하는) 한자 문화권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면 섭섭해 하실 동양인들도 계실 것이지만,
더 나아가, 그리스도 문화권에서 "향주덕(믿음, 희망, 사랑) + 사추덕(현명, justice, 용기, 절제)"를 공리로 삼고 있는 사고의 연역 체계(axiomatic system)가 더 보편적이고(universal) 또 더 합리적인(reasonable) 것 같습니다. [여기에 대하여 저부터 크게 실망하고 있습니다..]
 
저도 시간을 가지고 자료를 더 찾아 보겠습니다만, 관심 있으신 동양 철학 전공자(주역(역경) 전공자 포함)들께서 수고를 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저의 짧은 생각이지만, (동,서양간의 전통적 개념을 비교하는 논문으로서) 동양철학 분야의 박사학위 논문 주제로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농담 한마디! 이것을 연구꺼리로 선정시에는, "이런 꺼리를 찾아드린 저의 노력"에 대한 언급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앞으로라도, 이번의 주제와 관련된 자료를 접하게 되면, 이 글에 추가하도로 하겠습니다. 이에 따라,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내용 수정 및 정정도 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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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수 소순태 마태오 (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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