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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균 주교 빈소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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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뉴스 [goodnews] 쪽지 캡슐

2010-03-29 ㅣ No.21

김옥균 주교 빈소 이모저모
 
각막기증...세상에 빛 남기고 하느님 품으로
 
 
3ㆍ1절인 1일 이른 아침, 김옥균 주교 선종 소식을 접한 교구민들은 오랜 시간 병마와 싸웠던 김 주교가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하느님 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기를 기원했다. 빈소인 명동주교좌성당 지하성당에는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보려는 신자들 발걸음이 끊이질 않았다.
 
 
○…수 년간 입원과 퇴원을 반복해오던 김 주교는 2월 12일 마지막으로 입원했고, 1일 새벽 3시 3분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여러 친척과 사제, 수도자, 의료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눈을 감았다.
 
각막 적출 수술을 받은 김 주교 시신은 1일 오전 7시 빈소가 차려진 서울 명동성당 지하성당에 도착했다. 빈소에서 기다리고 있던 명동본당 주임 박신언 몬시뇰을 비롯한 본당 사제들과 수도자들이 안치예절을 했다. 고인을 위한 첫 번째 추모미사는 오전 7시 10분께 김 주교 조카인 김정직 신부(서울대교구 원로사목자), 외가쪽 종손인 유기상 신부(서울 상계2동본당 보좌) 등 친척 사제들 공동집전으로 봉헌됐다.
 
서울대교구가 주교 장례는 일반적으로 5일장으로 하는 관례에서 벗어나 김 주교 장례를 3일장으로 치른 것은 김 주교 뜻을 따른 결정이다. 김 주교는 지난해 입원했을 당시 면회를 온 정진석 추기경에게 "김수환 추기경님처럼 인공적 장치로 생명을 연장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선종할 수 있도록, 그리고 장례절차도 소박하게 보통 신부님들처럼 해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을 위한 미사와 연도는 교구 지침에 따라 1일 아침부터 지구별로 이뤄졌다. 오전 6시부터 오후 12시까지 조문을 받는 동안 교구 18개 지구는 빈소에서 2시간씩 차례로 미사를 봉헌하고 연도를 바쳤다. 1일 낮부터 조문객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조문객은 빈소에서 조문만 한 뒤 명동성당 문화관 꼬스트홀과 소성당에서 미사와 연도에 함께했다. 교구는 명동성당 마당에 김 주교 문장을 조기로 달고, 입구에 근조 현수막을 걸어 김 주교의 선종을 알렸다.
 
1일 오전에 추모미사를 주례한 김운회 주교는 "김 주교님은 사제들에게 늘 온화한 미소로 가르침을 주시던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며 "하느님은 평생을 기도와 봉사로 헌신하신 김 주교님께 자신의 오른 자리를 내주시리라 믿는다"고 추모했다.
 
 
○…장례기간 내내 3월답지 않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빈소에는 조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조문객들은 유리관 안에 누워 있는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보면서 생전 김 주교가 떠오르는 듯 쉽게 빈소를 떠나지 못했다.
 
빈소에서 만난 박광순(대건 안드레아) 전 명동본당 총회장은 "김 주교님은 특별히 행정, 인사와 같은 내적 분야에서 교구의 틀을 만들고 내실을 다지셨다"면서 "개인적으로는 더 이상 부드럽고, 또 천진난만하실 수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김 주교와 함께 식사를 한 적이 있다는 홍영표(베드로)씨는 "워낙 자상하시고 또 회식 자리에서 좌중을 조화롭게 이끄는 힘이 있으셨다"며 "서울대교구 어머니 역할을 하셨던 김 주교님을 보내드리는 것이 못내 아쉽다"고 고인을 기렸다.
 
한국평협 최홍준(파비아노) 회장은 "김 주교님은 세배를 드리러 찾아뵙거나 교회 행사에서 만날 때나 항상 인자한 할아버지같이 따뜻하게 맞아주셨던 분"이라며 "주님 수난의 고통처럼 오랜 병고 끝에 세상을 떠나신 주교님이 천상 행복을 누리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옥균 주교 선종으로 한국교회 주교(추기경ㆍ대주교 포함)는 현직 19명, 은퇴 10명으로 모두 29명이 됐다.
 
 
▲ 명동성당 지하성당에 마련된 김 주교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빈소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길게 서서 기다리고 있다.
 
 
 
▲ 명동성당 지하성당을 가득 메운 신자들이 김 주교 추모미사에서 고인의 안식을 기원하고 있다.
 
 
 
▲ 경하(서울 도선사) 큰스님이 2일 김 주교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있다.
 
 
 
▲ 서울대교구는 명동성당 마당에 김옥균 주교 문장 조기를 달아 김 주교 선종을 알렸다.
 
 
 
▲ 김준철(서울대교구 쌍문동본당 주임) 신부를 비롯한 사제단이 1일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실내를 가득 메운 신자들과 함께 김옥균 주교 추모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평화신문, 2010년 3월 7일, 남정률 기자, 사진=전대식 기자, 백영민 기자, 이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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