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이어쓰기

에스델 1장 1절 - 3장 15절

인쇄

서정숙 [sjs88] 쪽지 캡슐

2003-02-05 ㅣ No.295

     에     스     델

 

 

와스디 왕후가 폐위되다

 

 1 아하스에로스 시대이 일이었다. 아하스에로스는 인도에서 에디오피아에 이르는 백 이십 칠 지방을 다스리고 있었다. 아하스에로스는 수도 수사성에서 왕위에 올라, 나라를 다스린 지 삼 년째 되던 해에, 큰 잔치를 베풀고 고관대작을 비롯하여 페르샤와 메대의 장군과 귀족과 각 지방 수령들을 초대하였다. 이리하여 왕은 백 팔십 일이라는 오랜 시일ㅇ 걸쳐 왕실의 거창한 부귀와 눈부신 영화를 자랑하였다.

   이 기간이 끝나자 왕은 다시 궁궐 안뜰 정원에다  칠 일 동안 잔치를 베풀고, 모든 수사 성민을 가리지 않고 초대하였다. 정원에는 하얀 실과 자주빛 털실로 짠 휘장이 쳐져 있었다. 그 휘장은 흰 대리석 기둥에 달린 은고리에 모시실과 붉은 털실로 꼰 끈으로 매어져 있었고, 반암석과 대리석과 조개껍질과 갖가지 보석들을 박아 넣은 바닥에는 금은으로 만든 평상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갖가지 모양으로 된 금술잔이 나왔고, 왕이 내리는 술은 한이 없었다. 그러나 술을 마셔도 법도를 따라 억지로 마시게 하는 일은 없도록 하라는 왕의 분부가 있어 저마다 원하는 대로 마시게 하였다. 한편 와스다 왕후도 아하스에로스 왕궁에다 잔치를 베풀고 부인들을 초대하였다. 칠 일째 되는 날, 왕은 취흥이 돋아 자기를 모시는 일곱 내시 므후만, 바지다, 하르보나, 비가다, 아박다, 제달, 가르가스에게    "와스디 왕후를 화관으로 단장시켜 모셔 오라"고 분부를 내렸다. 왕은 왕후의 아름다움을 백성과 고관들엑 자랑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와스디 왕후는 내시들이 전하는 말을 듣고도 나오지 않았다. 왕은 화가 치밀어 올라 견딜 수가 없었다.

   왕은 법에 밝은 학자들에게 이 일을 어떻게 다스리면 좋겠느냐고 물었다. 이런 일은 법학자와 법관들에게 문의하는 것이 관례가 되어 있었다. 페르샤와 메대 사람으로서 왕을 가까이 모시는 대신 일곱이 있었는데, 그들은 가르스나, 세달, 아드마다, 다르싯,메레스, 마르스나, 므무간이었다. 왕이 그들에게 물었다.    "내가 내시들을 시켜 내린 분부를 와스디 왕후가 거역했으니, 법대로 다스리다면 어떻게 해야 하겠소?"  무무간이 앞으로 나서며 왕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와스디 왕후는 임금님께만 잘못을 저지른 것이 아닙니다. 아하스에로스 왕국 각 지방에 있는 모든 신하들과 백성에게도 못할 일을 한 셈입니다. 왕후의 일은 틀림없이 모든 부녀자들에게 알려질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부녀자들은 와스다 왕후가 임금님의 부르심을 받고도 어전에 나타나지 않았다더라고 하면서 남편을 업신여기게 될 것입니다. 왕후의일은 오늘 당장 페르샤와 메대의 고관 부인들의귀에 들어 갈 것입니다. 그리고 저희들이 무엇이라고 하든지 그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희사내들 체면이 어떻게 되겠읍니까?  그러니  임금님께서만 좋으시다면, 다시는 와스다가 어전에 나타나지 못하도록 명을 내리십시오. 그리고 이 일을 페르샤와 메대의 법령에 써 넣어 결코 뜯어 고치지 못하게 하시고 왕후의 자리는 그보다 나은 분에게 물려주십시오. 이 칙령이 이 큰 나라 방방곡곡에 공포되면, 모든 부녀자들은 위 아래 없이 남편을 공대할 것입니다."

   이 말이 왕과 대신들의 마음에 들었다. 왕은 무무간의 의견을 받아들여, 가정은 마땅히 남자가 다스려야 한다는 칙서를 각 지방의 문자와 각 민족의 말로 써서 전국에 돌렸다.

 

 

에스델이 왕후가 되다

 

 2 이런 일ㅇ 있은 지 얼마 뒤, 아하스에로스왕은 노여움이 가라앉으면서 와스디 생각이 났다. 그리고, 와스디에게 니린 처단이 마음에 걸렸다. 시종들이 그 낌새를 알아 채고 왕에게 말했다.    "이 나라 각 지방에 간석관을 두시어 아름다운 처녀들을 모두 수사성에 모아 들이십시오. 궁녀들을 맡아 보는 내시 헤개에게 그들을 맠기어 몸치장을 시키신 다음  눈에 드시는 처녀를 와스디 대신 왕후로 삼으심이 좋을까 합니다."    왕은 그 말이 마음에 들어 그대로 하기로 하였다.

   그 때 수사성에는 모르드개라는 한 유다인이 살고 있었다. 그는 베냐민 지파에 속한 야이르의 아들로서, 할아버지는 시므이, 증조부는 키스였다. 모르드개는 유다 왕 여고니야가 바빌론 왕 느부갓네살에게 사로잡혀 올 때 예루살렘에서 함께 잡혀 온 사람이었다. 그에게는 부모없는 사촌 누이가 하나 있었는데 이름을 에스델이라고도 하고 하다사라고도 했다. 에스델은 몸매도 아름아왔고 용모도 단정하였다. 그는 양친을 여윈 뒤 모르드개의 양녀로 들어 가 있었다.

   어명이 공포되자 많은 아가씨들이 뽑히어수사서에 올라 와 궁녀들을 맡아 보는 헤개에게 맡겨졌다. 이렇게 궁궐에 불리어 와서 헤개에게 맡겨진 아가씨들 가운데 에스델도 끼어 있었다. 이 아가씨는 유난히 헤개의 눈에 들어 그의 굄을 받게 되었다. 헤개는 곧 몸치장에 쓰이는 것들과 음식을 주며 가장 좋은 궁에서 지내게 하고, 궁궐에서 시녀 일곱을 골라 그를 시중들게 하였다. 그런데 에스델은 모르드개가 일러 준 대로 자기의 혈족과 인척관계를 아무에게도 밝히지 않았다. 한편 모르드개는 헤스델의 일이 궁금하여 날마다 후궁 뜰 앞을 서성거렸다.

   아가씨들은 열 두 달 동안 몸을 다듬고 나서야 차례로 아하스에로스 왕 앞에 나가게 되어 있었다. 여섯 달 동안 몰약으로 몸을 다듬고 나머지 여섯 달은 부인용 향수와 화장수로 몸을 닦아야 했다. 아가씨들이 후궁에서 대궐로 들어 갈 때면, 몸치장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지 다 받을 수 있었다. 아가씨들은 하나씩 저녁에 들어 갔다가 이튿날 아침에 후궁들을 돌보는 내시 사아스가즈가  관리하는 다른 궁으로 가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왕이 그를 특별히 좋아하여 이름을 부르지 아니하면 다시는 그에게 나아가지 못하였다.

   마침내 아비하일의 딸로서 사촌 오빠 모르드개의 양녀가 된 에스델의 차례가 왔다. 에스델은 궁녀를 맡아 보는 내시 헤개가 정해 준 것밖에는 아무것도 달라고 하지 않았다. 그러나 에스델은 누가 보든지 아리따왔다. 에스델이 어전에  불려 들어 간  것은 아하스에로스 칠년 시월, 곧 데벳월이었다. 왕은 다른 어느 여자보다도 에스델에게마음이 기울었다. 그리하여 에스델은 모든 처녀를 물리치고 왕의 굄과 사랑을 독차지하게 되었다. 왕은 그의 머리에 화관을 씌우고 와스디를 대신하여 왕비로 삼았다.

   그리고 왕은 고관 대작을 모두 초대하여 에스델 왕비 대관식을 크게 베풀고 전국 각 지방에 휴일을 선포하는 한편 후한 선물을 내렸다.

 

 

하만이 모르드개에게 앙심을 품다

 

   처녀들을 또다시 모집한 일이 있었다. 그 때 모르드개는궁궐의 대문에서 일을 보고 있었다. 에스델은 여전히 모르드개가 일러 준 대로 자기의 혈족과 인척관계를 밝히지 읺고 있었다. 모르드개의 슬하에 있을 때나 조금도 다름이 없이 그가 시키는 대로 하였다. 모르드개가 궁궐 대문에서 일을 보고 있을 때, 마침 수문장이었던 내시 빅단과 테레스 둘이 왕에게 불만을 품고 암살을 꾀하고 있었다. 모르드개가 마침 이 낌새를 알아 채고 에스델 왕비에게 고해 바쳤다. 왕비는 그 사실을 모르드개의 이름으로 왕에게 고했다. 조사한 결과 그것이 사실임이 드러나 두 사람은 교수형을 받았다. 이 일이 궁중실록에 기록되어있다.

 3 이런 일이 있은 뒤였다. 아하스에로스왕은 아각 사람 함다다의 아들 하만을 높이 들어 다른 대신들 윗자리에 앉혔다. 궁궐 대문에서 일보는 왕의 신하들은 모두 왕명을 따라 하만에게 무릎을 꿇고 절을하게 되었다. 그러나 모르드개는 무릎을 꿇고 절을 하지 않았다. 궁궐 대문에서 일보는 왕의 다른 신하들은   "자네는 왜 어명을 거스르는가?"하며 날마다 충고를 하였으나 모르드개가 끝내 듣지 않자 이를 하만에게 고하였다. 모르드개가 스스로 유다인이라고 하니 얼마나 버티는가 보자느 심산이었다. 하만은 모르드개가 정말로 자기 앞에 무릎을 꿇고 절하지 않는 것을 자기 눈으로 보고는 몹시 화가 났다. 하만은 모르드개가 어느 민족이라는 것을 들어 알고는 모르드개뿐만 아니라 아하스에로스 왕국에서 사는 유다인들을 모두 함께 전멸시키기로 하고 그 기회를 노리게 되었다.

 

 

유다인들은 전멸될 위기를 맞다

 

   아하스에로스앙 십이 년 정월, 곧 니산월이었다. 사람들이 유다인을 해치울 날을 정하려고 하만 앞에서 주사위를 던지니, 십 이월 곧  아달월 십 삼일이 나왔다. 주사위를 그 곳 말로는 불이라고 하였다. 날이 정해지자 하만이 아하스에로스왕 앞에 나아가 말했다.    "이 나라 백성들 가운데는 남과 섞이지 않는 한 민족이 각 지방에 흩어져 살고 있읍니다. 그 민족의 법은 어떤 민족의 법과도 달라서 임금님의 법마저도 지키지 않으니 도저히 그대로 둘 수가 없읍니다. 임금님께서만 좋으시다면, 그들을 멸하라는 영을 내려 주십시오. 그렇게만 하신다면, 신은 은화 일만 달란틀를 달아서 재산 관리인에게 넘겨  내탕고에 넣도록 하겠읍니다."   왕은 인장반지를 뽑아, 유다인을 박해하려는 아각 사람 함다다의 아들 하만에게 주며 일렀다.    "돈은 그대가 차지하여라. 그리고 그 민족은 그대 손에 넘길 터이니 좋도록 처리하여라."

   정월 십 삼일에 하만은 왕의 비서관들을 불러 왕의 제후들과 각 지방 총독들과 각 민족 수령들에게 보내는 칙서를 받아 쓰게 하였다. 그리고 거기에 아하스에로스왕의 이름으로 서명하고 왕의 인장반지로 인봉한 다음 보발꾼을 시켜 전국 각 지방에 빌송하였다. 그 내용은 십 이월, 곧 아달월 십 삼일 하루 동안에 유다인은 젊은이, 늙은이, 어린이, 여자 할 것 없이 다 죽여 버리고 사유재산을 몰수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각 지방에 법령으로 선포될 이 문서의 사본을 모든 민족에게 공포하여 그 날에 대비하게 하였다. 보발꾼들은 왕명을 받고 급히 흩어져 갔다. 이 법령은 수사성에도 나붙어 온 수사성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한편 왕은 하만과 함께 잔치를 차려 먹고 있었다.



9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