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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기 1장 1절 - 5장 27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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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숙 [sjs88] 쪽지 캡슐

2003-02-06 ㅣ No.297

     욥     기

 

사탄이 욥을 시험하다

 

 1 우스라는 곳에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욥이었다. 그는 완전하고 진실하며 하느님을 두려워하고 악한 일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 사람이었다. 그의슬하에는 아들 일곱과 딸 셋이있었다. 그에게는 양이 칠천 마리, 낙타가 삼천 마리, 겨릿소가 오백 쌍, 암나귀가 오백 마리나 있었고 종들도 매우 많았다. 그는동방에서 으뜸가는 사람이었다. 그의 아들들은 번갈아 가며 자기 집에서 잔치를 차리고세 누이도 불러다가 함께 먹고 마셨다. 이런 잔치가 한 차례 돌아 가고 나면 욥은 그들을 불러다가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게 하고 아침 일찌기 그들 하나하나의 몫으로 번제를 드렸다. 아들들이 속으로 죄를 짓고 하느님께 욕을 돌렸을지도 모를 일이었으므로 그렇게 했던 것이다. 욥이 하는 일은 언제나 이러하였다.

   하루는 하늘의 영들이 야훼 앞에 모여 왔다. 사탄이 그들 가운데 끼어 있는 것을 보시고 야훼께서 사탄에게 물으셨다.   "너는 어디 갔다 오느냐?"   사탄이 대답하였다.   "땅 위를 이리저리 돌아 다니다가 왔읍니다."    야훼께서 사탄에게,    "그래, 너는 내 종 욥을 눈여겨 보았느냐?  그만큼 온전하고 진실하며 하느님을 두려워하고 악한 일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 사람은 땅 위에 다시 없다"하고 말씀하시자, 사탄이 야훼께 아뢰었다.    "욥이 어찌 까닭없이 하느님을 두려워하겠읍니까?  당신께서 친히 그와 그의 집과 그의 소유를 울타리로 감싸 주시지 않으셨읍니까?  그가 손으로하는 모든 일을 축복해 주셨고 그의 가축을 땅 위에 번성하게 해 주시지 않으셨읍니까? 이제 손을 들어 그의 모든 소유를 쳐 보십시오. 그는 반드시 당신께 면전에서 욕을 할 것입니다."   야훼께서 사탄에게 이르셨다.    "좋다! 이제 내가 그의 소유를 모두 네 손에 붙인다. 그러나 그의 몸에만은 손을 대지 말아라."   이에 사탄은 야훼 앞에서 물러나왔다.

   하루는 욥의 아들과 딸들이 맏형의 집에 모여서 잔치를 벌이고 있었는데, 한 심부름꾼이 욥에게 뛰어 와서 고하였다.    "소는 밭을 갈고 나귀는 그 근처에서 풀을 뜯고 있었는데 스바 사람들이 달려들어 모두 약탈해 갔읍니다. 그리고 그들은 일꾼들을 모조리 칼로 쳐죽였는데 저만 가까스로 살아 남아서 이렇게 말씀드리러 왔읍니다."    그가 채 말을 마치기도 전에 또 한 사람이 와서 고하였다.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져 양떼와 일꾼들을 모두 살라 버렸읍니다. 저만 가까슬 살아 남아서 이렇게 말씀드리러 왔읍니다."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또 한 사람이 와서 고하는 것이었다.   "갈대아 사람 세 무리가 달려들어 낙타떼를 모두 약탈해 가고 일꾼들을 칼로 쳐죽였읍니다. 저만 가까스로 살아 남아서 이렇게 말씀드리러 왔읍니다."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또 한 사람이 와서 고하였다.   "주인님의 자녀분들이 맏형님의 집에 모여서 먹거 마시는데 광야에서 모진 바람이 불어 와 그 집 네 모퉁이를 쳐서 무너뜨렸읍니다. 젊은이들은 모두 깔려 죽었고 저만 가까스로 살아 남아서 이렇게 말씀드리러 왔읍니다."

   그제야 욥은 일어나 겉옷을 찢고 머리를 깎았다. 그리고는 땅에 엎드려 입을 열었다.

            "벌거벗고 세상에태어난 몸

            알몸으로 돌아 가리라.

            야훼께서 주셨던 것, 야훼께서 도로 가져가시니다만 야훼의 이름을 찬양할지라."

   이렇게 욥은 이 모든 일을 당하여 죄를 짓지 않았고 하느님을 비난 하지도 않았다.

 2 또다시 하늘의 영들이 야훼 앞에 모이는 날이 왔다. 사탄ㅇ 그들 가운데 끼어 있는 것을 보시고 야훼께서 사탄에게 물으셨다.    "너는 어디 갔다 오느냐?"  사탄이 대답하였다.   "땅 위를 이리저리 돌아 다니다가 왔읍니다."   야훼께서 사탄에게,   "너는 내 종 욥을 눈여겨 보았느냐? 그만큼 온전하고 진실하며 하느님을 두려워하고악한 일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 사람은 땅 위에 다시 없다. 그는 여전하지 않느냐? 네가 나를 충동하여 그를 없애려고 했지만 다 헛일이었다."   그러자 사탄이 대답하여 아뢰었다.   "가죽으로 가죽을 바꿉니다. 사람이란 제 목숨 하나 건지기 위해 내놓지 못할 것이 없는 법입니다. 이제 손을 들어 그의 뼈와 살을 쳐 보십시오. 제가 보장합니다. 그는 반드시 당신께 면전에서 욕을할 것입니다."   야훼께서 사탄에게 이르셨다.   "좋다! 이제 내가 그를 네 손에 붙인다. 그러나 그의 목숨만은 건드리지 말아라."  사탄은 야훼 앞에서 물러나오는 길로 곧 욥을 쳐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 심한 부스럼이 나게 하였다. 욥은 잿더미에앉아서 토기조각으로 몸을 긁었다. 그의 아내가 그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아직도 요지부동이군요? 하느님을 욕하고 죽으시오."   그러나 욥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당신조차 미련한 여인처럼 말하다니!  우리가 하느님에게서 좋은 것을 받았는데 나쁜 것이라고 하여 어찌 거절할 수 있단 말이오?"   이렇게 욥은 이 모든 일을 당하여 입술로 죄를 짓지 않았다.

 

 

욥의 세 친구

 

   욥이 이같은 재난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세 친구가 각기 제 고장을 떠나 그를 찾아 왔다. 그들은 데만 사람 엘리바즈와 수아 사람 빌닷과 나암 사람 소바르였다. 그들은 함께 문병와서 그를 위로해 주기로 서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멀리서  바라보니, 그의 몰골이 알아 볼 수 없게 되었으므로 그들은 목을 놓아 울며 겉옷을 찢고 하늘에 먼지를 날려 머리에 뒤집어 썼다. 그들은 이렛동안 주야로 땅에 앉아 그를 바라다 볼 뿐 입을 열 수조차 없었다. 그의 고통당하는 모습이 너무나 처참했기 때문이었다.

 

 

자기의 생일을 저주하는 욥

 

 3 마침내 욥이 먼저 입을 열어 자기의 생일을 저주하며 부르짖었다.

            내가 태어난 날이여, 차라리 살져 버려라.

            사내아이를 배었다고 하던 그 밤도 사라져 버려라.

            그날이여, 어둠에 뒤덮여

            위에서 하느님이 찾지도 않고

            아예 동트지도 말아라.

            칠흑같은 어둠이 그 날을 차지하여

            그름으로 덮고  해는 그 빛을 잃게 하여

            그 날을 공포 속에 몰아 넣어라.

            그 밤은 흑암에 빠져

            한 해의 나날에 끼이지도 말고

            다달의 계수에도 들지 말아라.

            아 - 아무도 잉태할 수 없어

            환성을 잃은 밤이 되어라.

            나를 저주하는 자들아

            레비아단을 끼울 수 있는 자들아

            그 밤을 저주하여라.

            그 밤엔 새벽 별들도 빛을 잃고

            기다리는 빛도 나타나지 말고

            새벽 햇살도 아예 퍼지지 말아라.

            나의 모태가 그 문을 닫지 않아

            내 눈이 마침내 고난을 보게 되었구나.

 

 

 

            내가 어찌하여 모태에서 죽지 아니하였으며

            나오면서 숨지지 아니하였는가?

            어찌하여 나를 받을 무릎이 있었고

            어찌하여 내가 빨 젖이 있었던가?

            나 지금 누워서 안식을 누릴 터인데,

            잠들어 쉬고 있을 터인데,

            저 허물어진 성터에 궁궐을 세웠던

            지상의 왕들과 고관들과 나란히!

            황금을 자랑하고 은으로 집을 채웠던

            성주들과 나란히!

            나는 어짜하여 낙태되어묻힌 핏덩이가 되지 못하였는가?

            빛도 보지 못한 벌거숭이가 되지 못하였는가?

            그곳은 악당들이 설치지 못하고

            삶에 지친 자들도 쉴 수 있는 곳,

            포로들도 함께 안식을 누릴 수 있고

            노예를 부리는 자들의 욕설도 들리지 않는 곳,

            낮은 자와 높은 자들의 욕설도 들리지 않는 곳,

            낮은 자와 높은 자의 구별이없거

            종들이 주인의 손아귀에서 풀려 나는 곳,

 

 

            그런데, 어찌하여 고달픈 자에게 빛을 주시고

            괴롱 ㄴ자에게생명을 주시는가?

            죽고 싶지만 죽을 수조차 없어

            보물을 찾듯 파헤치다가

            묘지의 돌만 보여도 반갑고

            무덤이라도 만나면 기뻐 소리친다!

            빠져 나갈 길은 앞뒤로 막히고

            하느님께 영락없이 갇힌 몸,

            나 이제 한숨이나 삼키고

            흐느낌이나 마시리니

            두여워하여 떨던 것이 들이닥쳤고

            무서워하던 것이 마침내 오고야 말았다.

            평화, 평안, 안식은 간 곳이 없고

            두려움만이 끝없이 밀려 오는구나.

 

 

엘리바즈의  첫번째 충고

 

 4 데만 사람 엘리바즈가 말을 받았다.

            누가 자네에게 말을 건네려 한다면,

            자네는 귀찮게 여기겠지,

            그렇다고 입을 다묵고만 있을 수 없는 일일세,

            여보게, 자네는  많은 사람을 지도하였고

            손에 맥이 풀린 사람에게 용기를 주었었네.

            자네의 말은 쓰러지는사람을 일으켰고

            흔들리는 무릎에 힘을 주었었지.

            그런데, 자네가 이 지경을 당하자 기가 꺾이고

            매를 좀 맞았다고 이렇듯 허둥대다니, 될 말인가?

            자신만만하던 자네의 경건은 어찌 되었고

            자네의 희망이던 그 흠없는 생활은 어찌 되었는가?

            곰곰이 생각해 보게.

            죄없이 망한 이가 어디 있으며

            마음을 바로 쓰고 비명에죽은 이가어디 있는가?

            내가 보니, 땅을 갈아 악을 심고

            불행의 씨를 뿌리는 자는 모두 그 심은 대로 거두더군.

            하느님의 입김에 모두들 사라져 가고

            그의 콧김에 날려 없어졌네.

            사자의 비명, 맹수의 울부짖음,

            젊은 사자는 이빨이 부러지고

            먹이를 찾던 수사자가 기진하니

            어미를 따르던 새끼 사자들은 흩어졌네.

            그러네, 은은히 들려 오는 한 소리 있어

            가늘게 나의 귓전을 울렸네.

            사람들은 깊은 잠에 빠져

            밤의 환상으로 가슴을 설렐 때,

            몸소리치는 두려움이 나를 덮쳐

            뼈마디가 온통 떨리고 있는데

            그의 입김이 나의 얼굴을 스치자

            온 몸에 소름이 끼쳤네.

            나의 눈잎에 누가 우뚝 서는데

            그의 모습은 알아 볼 수 없고

            만물이 죽은 둣이 고요한 가운데

            나, 한 소리를 들었다네.

            "죽을 인생이 어떻게 하느님 앞에서 울바를 수 있으랴?

            그 누가 자기를 지으신 이 앞에서 깨끗할 수 있으랴?

            그의 종들 가은데도 믿을 만한 자 없는데

            하물며 땅 위에 컬 ㄹ잡은 토담에사는 사람들이랴!

            하루살이처럼 쉽게 사리지니

            하루도 넘기지 못하고 티끌이 되어

            기억에서 영원히 사라지리라.

            그 천막들이 줄을 거두면

            모두들 하릴없이 죽어 가리라."

 

 

5            자, 부르짖어 보게, 그 누가 대답하는가?

             하늘에 있는 거룩산 이들 가운데 누구에게

          자네는 자네의 얼구를 돌리려는가?

          어리석은 자는 투덜거리다가 망하고

          철없는 자는 화를 내다가 죽는다네.

          나도 어리석은 자도 자가 뿌리를 뻗어 가는 것을 보기는 했지만

          그의 집은 삽시간에 망하고 말았네.

          그의 아들들이 도움받을 곳이 없어

          성문에서 몰매를 맞아도 살려 줄 사람조차 없었네.

          그들이 거둔 것은 굶주린 자가 먹어 치우고

          하느님께서 그들의 이빨에서 빼앗아 내시니

          목마른 자들이 그의 재산을 삼켜 버렸네.

          땅에서 불행이 솟아난 일 없고

          흙에서 재앙이 돋아나는 일도 없으니

          재난은 사람이 스스로 빚어 내는 것,

          불이 불티를 높이 날리는 것과 같다네.

 

 

        내가 만일 자네라면

        나는 하느님을 찾겠네. 그리고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겠네.

        측량할 수 없이 큰일을 하시고

        헤아릴 수 없이 놀라운 일을 하시는 이,

        땅에 비를 내리시고

        들에 물을 쏟으시는 이,

        낮은 자를 높이시고 억눌린 자에게 기쁨을 주시는 이,

        교활한 자의 꾀르 ㄹ부수시고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하게 하시는 이,

        그가 슬기롭다는 자들을 그들의 계교로 잡아

        그 간교한 꾀를 깨뜨리시면

        그들은 대낮에도 어둠에 싸여

        한낮을 밤중인 양 더듬거린다네.

        그가 그들의 입에서 고아를 빼내시고

        그손아귀에서 가난한 자를 건져 주시니,

        천대받는 자가 다시 희망하게되고

        불의한 자는 스스로 입을 막지 않을 수 없네.

        여보게, 하느님께 매를 맞는 일이야 즐거운 일 아닌가!

        그러니 전능하신 분의 교훈을  물리치지 말게.

        찌르고 나서 싸매 주시며

        때리고 나서 낫게 해 주시는 이,

        그가 여서 가지 곤경에서 자네를 건져 주시리니

        일곱 가지 일에서도 재난이 자네를 건드리지 못할 것이세.

        흉년이 들어도 죽음에서 건져 주시고

        싸움이 벌어져도 칼끝에서 건져 주실 것일세.

        쏟아지는 저주도 막아 주시리니

        달려드는 귀신도 무섭지 않겠지.

        약탈과 기근을 웃어 넘길 수 있으며

        들짐승도 두렵지 않을 것일세.

        자네는 들귀신들과 휴전하고

        야수들과 평화를 누리겠지.

        자네의 장막에는 다시 평화가 깃들이고

        목장을 찾을 때 아무 것도 잘못되지 않았음을 알게 될 것일세.

        자녀들이 마구 불어나

        후손들이 푸성귀처럼 번지는 것을 보게 되겠고

        자네는 무덤에 이르도록 건장하리니

        곡식이 영글어 타작마당에 이름과 같을 것일세.

        여보게, 바로 이것이 우리가 찾아낸 것 아닌가!

        아무렴, 그러니 자네도 이 말을 귀담아 들어 두고

        아무쪼록 마음에 새겨 두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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