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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거리 제발 안떨어지게 해주세요'-수선화의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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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일거리 제발 안떨어지게 해주세요’ * 10명이 하루에 5-10시간씩 일해서 20일간 번 돈이 3십7만원. 이 부업 월급 배분을 놓고 어느 날 옥신각신 했다. “나는 따로 할래요” “그냥 하자” “제발 나도 계속 일하게 해주세요” “하루종일 일해서 2천원 버느니 차라리 한끼 굶겠다.” “산더미처럼 쌓인 것만 봐도 머리가 아프다.” “ 이런 일도 못하면 어떻허냐” 사람마다 능력이 다르니 하는 말이 다 달랐다. 미국에 수출하는 흑인용 머리두건을 포장하는 단순한 일인데도, 이것도 못하는 사람, 겨우 집어넣는 일만 할 수 있는 사람, 숫자를 헤아릴 수 있는 사람, 손이 재빠른 사람, 각자 능력이 다르니, 받는 월급 배분하기가 힘들었다. 능력있는 사람은 별도로 자기몫 만큼 따로하고 싶어하고, 능력없는 사람은 그저 부쳐만 달라는 것이다. 이 작은 공간에서도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장단점이 나타난다. 우리를 느리다고, 정확하지 않다고, 주민등록증이 없다고 아무데서도 일자리를 주지 않는다. 매일 어깨에 하얀자루, 검정자루를 둘러메고 일거리를 갖다주시는 대일섬유 아저씨, 어느 누구보다 고맙다. -- 종이 하나도 접지 못하며, 일을 오히려 방해만 하는데도 참가하고 싶어한다. 이것도 못하면 인간의 대열에서 탈락하는 것 같은 소외된 기분이 들어서일까. 아이구 허리야를 자주 말하는 정희는, “나는 아무것도 못하는데 이런 일이라도 하게 되니 재미있고 참 좋아요. 하루가 지루하지도 않고요. 이 부업, 계속해서 나도 꼭 하게 해주세요” 60이 넘은 영자아주머니는 ‘이것봐요, 나도 할 수 있어요” 라며 자랑을 했다. ’나도 소중한 사람이라는 뜻 일 것이다. --- 이달 정희 월급은 4만원이었으나, 기분은 40만원 쯤 된 것 같았다. 10만원을 받은 사람은 능력껏 못받았다는 표정이고, 5만원, 3만원, 5천원, 적게 받은 사람일 수록 별 불만이 없었다. 자기의 능력을 믿는 사람일 수록 불만이 많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