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동성당 게시판

내가 생각하는 텔미썸딩의 범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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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용 [20autumn] 쪽지 캡슐

1999-11-24 ㅣ No.354

 얼마전 텔미썸딩을 보았다.(영화 예매 사이트(maxmovie라는 곳..)의 event에 당첨되어 공짜로 보았음. 참고로 맥스무비 URL은 http://www.maxmovie.com임.)

  영화 제작 시기에 워낙 그 과정을 공개 하지 않아서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데다가 흥행보증수표 한석규에 청순미의 대명사 심은하가 주연을 맡고 영화 ’접속’을 만든 장윤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니.. 본인도 영화 관람 전에 적지 않은 기대를 하였다. 단순히 봐서 한석규라는 배우는 적어도 나에게 실망을 안겨준 적은 없었기에.. 또 표도 공짜로 얻었고.

 

 그 영화 내용의 대강은 이렇다. 연쇄 토막 엽기 살인사건을 맡게된 조반장(한석규 분)이 수사를 진행하게 되면서 피살자들 모두와 관련된 채수연(심은하 분)이라는 한 여인을 알게되고 나중에는 그녀를 마음속으로 좋아하게 된다.(하지만 본 영화에서는 ’쉬리’에서의 이방희와의 관계처럼 확실한 애정 전선이 그려지지 않는다. 거의 부각되지 않는다.) 토막난 시신들은 생전에 채수연을 거쳐갔던 연인들이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며 시신중 비어있는 토막 한 부위가 발견되는 장소에 있는 사람이 그 다음의 범행 대상이었다.예견된 살인 이라는 뜻이다.(예를 들어 시신 토막이 들어 있는 쓰레기 봉투를 발견했는데..그 시신에 머리가 없다 하면 그 다음에 죽게 되는 사람의 거처(그중에서도 냉장고, 냉동실 안에서)에서 그 머리가 발견되는 것이었다. 무섭다..

 

 이 영화의 장르가 하드 고어인지라 그 이름 값을 피바다로 물든 스크린, 그리고 시신의 난도 장면 등으로 톡톡히 치러낸다. 특히 이 영화에서는 검은 쓰레기 봉투를 조심해야 한다. 불룩하고 검은 쓰레기 봉투 속에는 토막난 시신이 핏물속에서 출렁이고 있다. 터뜨리면 안된다. 다친다. 봉투를 터뜨림과 동시에 오바이트가 터질지도 모른다.(우~웩~) 본인은 이 영화를 보고난 후 골목 모퉁이, 집앞 등에서 종종 발견되는 불룩한 검은 쓰레기 봉투만 보면 영화속의 그 장면이 떠올라서 고생하고(?) 있다.

 

 영화 ’텔미썸딩’은 섬뜩한 장면 연출과 특수 효과를 통해 관객들을 몸서리치게 만든다. 끔찍스런 장면 장면이 우리의 뇌리를 자극한다. 하드고어라는 영화의 이름값을 하고 싶었다면 성공한 셈이다. 특히 영상미를 특기로 삼는 장윤현표 영상에 잔인할 정도로 희고 아름다운 심은하의 모습이 충돌하여 영상은 빛이난다. 한석규와 심은하의 연기도 수준 이상이다. 심은하의 연기력이 매우 향상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스토리 전개에 그리 충실하지 못한채 충격적인 장면 뽑아내기에 급급하였다. 헐리우드판 특수효과를 따라 잡아보려고 하다보니 스토리 전개의 줄을 흐릿하게 만들어 버렸고 그 덕에 관중들은 머리를 싸매고 고생한다.

"도대체 누가 범인이야.."

영화가 끝난 후에도 삼삼오오 짝을 지어온 일행들은 서로 밝혀내지 못한 범인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관객들은 영화 관람 후 검은 쓰레기봉투 기피증을 공통적으로 가지게 될지도 모른다. 염정아가 왜 심은하를 죽이려고 했는지, 그럼 범인은 염정아였는지 아니면 심은하였는지..여간 햇갈리는게 아니다.

 

 사실 본인도 이 영화를 관람 후 극장을 나서면서 툴툴거렸던 인파들 중의 한 사람이었다. "기대 이상이다~"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솔직히 나는 스릴러나 하드고어 같은 장르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므로 충격적인 장면 연출은 내 구미를 당기기에 부족했었으며, 관객들이 영화의 전반적인 스토리를 주욱 꿸 수 없는 것 부터 시작해서 범인이 누구냐는 단순한 질문에까지 명료하게 해답을 주지 않는 불친절함(?) 때문이었다..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이.. 머릿속이 지저분해진 느낌이라고나 할까? 물론 관객들에게 범인이 누구인지 쉽게 밝히지 않고 질질 끌면서 반전을 거듭하는 과정은 재미있다. 하지만 결론이 안난다면, 도대체 그 눔의 범인이 누군지조차 밝히지 못한다면 나같은 사람은 ’두시간 동안 내가 대체 뭘봤나..’하는 회의 아닌 회의가 든다. 사람 죽이는 장면이랑 토막난 시신만 깜짝깜짝 놀래면서 보다 나온거 같고..그러다보면 영화 본 사람들끼리 논쟁을 벌이는 일로 자연스레 이어질 수 밖에 없다.(나는 영화 관련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텔미썸딩과 관련된 내용을 사람들과 나누었다.) 그 과정을 통해서 비로소 본인은 [Tell me something]에서의 범인을 Tell you that things할 수 있게 되었고 이제야 스토리가 좀 정리가 되고 뒤늦게 그 영화에 재미를 느꼈다.

 

 자, 보시라. 그렇다면 범인은 과연 누구인가?

 채수연의 아버지는 유명한 화가였으며 채수연이 어릴때부터 채수연을 딸이 아닌 여자로 대해고 마구 겁탈하였다. 풋풋한 사춘기 소녀인 채수연을 강간 후 전라를 화폭에 멋지게 담아내고, 도망가지 못하게끔 창문에는 철창을 심은채 가둬두고 살았다.(그 내용을 생각하니 같은 여자로서 치가 떨린다..) 그렇게 자란 채수연의 정서는 도저히 정상일 수 없었고 많은 뭇 남성들을 거치며 정착하질 못했다. 그런 그 남성들이 하나하나 엽기적으로 죽어가고 그 사건을 같이 맡고 있던 오형사(장항선 분)가 범인이 누구인지 알게 되는 과정에서 끔찍한 죽음을 맞았으며 사건은 점점 확대 되어갔다. 결국 조반장(한석규 분)은 그 사건 담당 수사팀에서 빠지게 되고 미궁속으로 빠져든 채 채수연에 대한 연민의 정은 더해간다. 그러던 중 채수연은 평소 자신을 보호해주던 의사 레지던트 과정을 밟고 있는 친구(염정아 분)와 타워레코드에서 만나기로 한 사실을 조반장의 휴대폰에 메세지로 남기고 조반장은 그녀를 살리기 위해 타워레코드로 차를 돌려 질주 한다. 채수연의 목에 칼을 들이대는 그녀의 친구..결국 그녀의 친구는 조반장이 채수연의 신변 보호를 위해 휴대하라고 준 권총 한 발에 의해 숨진다. 쓰러진 채 눈을 감지 못하고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한 채수연의 친구..(이름이 기억이 잘 안난다.) 결국 그 엽기적인 연쇄 살인 사건은 그것으로 막을 내리고 채수연은 조반장과의 프랑스 행을 권하나 조반장은 거절했고 채수연은 "거절해 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남긴채 비행기에 오른다.

 조반장은 피살자중 채수연에게 유난히 집착하던 한 남자가 그녀의 방 곳곳에 심어놓은 카메라로 찍은 비디오를 틀면서 그녀의 모습을 보고 그리워한다. 책상앞에 조용히 앉는 모습, 커피를 얌전히 마시는 모습..그러다가 그녀가 어떤 금장 단추를 꺼내어 서랍속에 넣어두는 모습을 보고선 움찔한다. 그 단추..! 다시 돌려서 그 장면을 틀어본다. 조반장이 가지고 있는 단추와 같은 단추이다. 그 단추는 엽기 연쇄 살인 사건을 처음 맡을 때 변사채로 발견된 어린 아이의 옷에서 뜯어낸 단추였다.

 

  채수연은 자신과 아버지와의 과거를 알고 있는 연인들을 차례 차례 토막내여 죽여갔고 그 토막 시신앞에 있는 심은하를 보게 된 한 어린 아이를 창문 밖으로 밀어내다가 그 아이를 죽이면서 그 토막 살인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었다. 결국 그녀를 보호해주는 친구가 억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서 그 엽기 토막 살인 사건은 귀결되었고 그녀는 프랑스로 떠난 것이었다. 그리고 조반장은 그녀가 이미 떠난 후에 그 비디오를 보다가 그녀가 범인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비행기 안에 오른 채수연은 옆좌석에 앉은 남자에게 "프랑스행은 처음이예요."라는 말과 함께 미소를 건낸다... 그 아름다운 미소속에 담긴 그녀의 실체를 생각하면 머리칼이 바짝 선다.

 

 이 영화를 본 사람들과의 토론을 통해 비로소 그 스토리를 찾을 수 있었던 "텔미썸딩"

 즐거운 영화였다. 이런 영화 처음보는 나에게는 상당히 새로웠다.

 

 만!약! 범인이 채수연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분들 있으십니까? 그렇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의견을 들어보고 싶군요.(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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