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시모니] 편안히 잠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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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khscjswo] 쪽지 캡슐

2000-04-20 ㅣ No.2363

오늘은 편안히 잠들 수 있습니다..

 

지하 큰 십자가 방에서 ’한가족 만찬’이라는 이름으로 모였습니다..

 

고백성사와 함께 15분이라는 묵상의 시간이 주어졌지요..

 

15 분 동안 이런 일을 하겠노라고 생각을.. 결심을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기대와는 달리 조금은 산만한 시간 속에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여기 모인 모든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전 제 자신을 돌아보기가 너무나도 싫었습니다..

 

강요(?)에 의한 것인지.. 어떤 것인지.. 저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 열심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남을 위해 사는 제 자신을 보게 되었지요..

 

말이 좋아 남을 위해 사는 것이지.. 내가 아닌 내 주위의 누군가가 없으면 살기 어려워 하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지요..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이 남들에게 어떻게 비추이는지..

 

그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제 소견이 아닌..

 

제 주관이 아닌..

 

그런 모습으로 저는 살고 있습니다..

 

언제까지나 그렇게 살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이런 글을 올리는 순간에도 내가 이런 말을 하면 남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생각하니 소름이 끼칩니다...

 

사순 시기라고 기도라고 제대로 한 적이 없었고..

 

애써 하느님을 외면하고 있는 제 자신을 보게 되었습니다..

 

울고 싶었는데 눈물도 나지 않았습니다..

 

눈물정도는 참으면 충분히 참을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그 시간이 끝나고 저는 너무나 외로웠습니다..

 

저를 잡아줄 그 무슨 끈이라도 발견하고 싶었습니다..

 

아무나 붙잡고 이런 얘기들을 하고 싶었지만 제겐 그럴 용기가 없었습니다...

 

굳이 내가 이 곳에 몸담고 있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들을 위해서 아무것도 해줄수 없는 제 자신이 너무나 미웠습니다..

 

그들에게 아무런 말도..

 

아무런 도움도..

 

제가 있어야 그곳도 존재한다는 저의 필요성은 까맣게 잊은채..

 

그곳이 있어야 제가 존재한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제 자신에 대해 너무나 화가 나더군요..

 

고해성사도 보질 않았습니다..

 

준비도 안 한 상태였다고 스스로를 위안했지만..

 

볼 용기나 엄두가 나질 않았습니다...

 

또 한 편으로는 고해성사를 보면 내 생활에서 무엇이 달라질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마음을 안고 사랑하는 이들이랑 얘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제게 용기를 주었습니다..

 

굳이 도움이 되어서 그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있기에 도움이 된다는거..

 

그 말을 듣고 저는 제 자신에게 투정부리려고 했던 제 마음을 다스렸습니다...

 

바보같은 저를..

 

그들이 제게 무엇인가를 해주기 전에..

 

제가 그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곰곰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이제 자신있게 말 할 수 있습니다..

 

사랑합니다..

 

       

        사랑이란..

         

        오직 그대만을 사랑합니다..

         

        이세상이 변한다해도

         

        오직 그대만을 사랑합니다..

         

        모든걸 바쳐 그대에게 드리고 싶습니다.

         

        제 영혼까지도...

         

        미안하다는 말 같은 건 필요없는 사이가 되고 싶습니다..

         

        하루가 저물어 헤어지면 또 보고 싶고

         

        기쁠 때 같이 기쁘고, 슬플 때 같이 슬픔을 나눌 수 있는 사이...

         

        하나를 주어도 또 주고 싶으며, 받은 사람 또한 그 이상으로 주고 싶은 사이...

         

        그런 사이가 되고 싶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늘 곁에 있는 것을 마음으로 느낄 수 있고..

         

        같이 있으면 항상 서로에 대한 사랑의 희생을 아끼지 않는 사이..

         

        그대의 단점이 보이면 나의 장점으로 덮어주며..

         

        늘 힘이 되어주며...

         

        말 한마디라도 사랑이 돋아나는 대화를 하고 싶습니다....

         

        언제나 웃는 모습을 보여주며 어쩌다가 서로에게 화가 났어도..

         

        말은 필요없이 오직 눈빛만으로 서로에 대한 화를 풀 수 있는 사이..

         

        서로를 항상 배려하며..

         

        지치고 힘들 때 언제 어디서라도 나의 품을 빌려주어 실컷 울수 있도록 사랑의 보금 자리가 되어주는 사이...

         

        그대가 늘 신비롭고 같이 있으면 늘 즐거우며...

         

        순결하고...

         

        구속을 하려하지 않으며..

         

        서로에 대한 오해로 인해 헤어진다해도 언제나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마음 한 구석에 그대에 대한 신뢰의 방을 활짝 열어 놓을 수 있는 그런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저는 그대를 사랑합니다...

         

        이유는 그것 뿐입니다..

         

        오직 당신만을 사랑합니다...

         

        영원히.....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제 말을 알아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스스로 고백할 용기는 없습니다..

 

언젠가는 제 맘을 알아줄 날이 오겠죠..

 

시모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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