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동성당 게시판

친구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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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수 [kangcarolus] 쪽지 캡슐

2000-03-06 ㅣ No.776

안녕하십니까? 금호동 성당의 친구들!

 

2000년 대희년을 맞이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두 달이 후딱 지나가고, 이제 이틀만 있으면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이군요.

사순절은 말뜻 그대로 40일 동안 지내는 절기(시기)란 의미인데, 그것은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예수 부활 대축제를 준비하는 기간이지요.

그래서 이 사순절이 되면 우리들은 이미 받은 세례를 다시 생각하고 참회를 통해서 빠스카의 신비 체험을 준비합니다.

그런데 이 준비라는 것이, 즉 세례를 다시 생각하고 참회를 한다는 것이 도대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참 막연할 때가 많습니다.

게다가 매년 찾아 오는 사순절이기에 그냥 타성에 젖어서 지내기가 일쑤이지요.

 

그래서 본당에서는 여러분들이 구체적으로 사순절을 준비할 수 있도록 예전에 없던 매일 십자가의 길 기도를 준비하였습니다.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우리 청년들 중에서 아직 한 번도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쳐본 적이 없는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십자가의 길은 우리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빌라도 법정에서 사형 언도를 받으시고 심한 모욕을 받으시며 골고타로 오르시고 마침내 십자가 상에서 돌아가시고 묻히신 길을 우리도 함께 걸으며 그분의 수난에 동참하는 기도입니다.

그리고 그분의 수난에 동참한다는 것은 곧 그분의 부활의 영광에도 참여함을 의미하지요.

그런데 많은 청년들이 그분의 수난은 모르는체 부활절이 다가오면 부활 달걀을 준비하고 부활을 기쁘다고 노래합니다.

 

본당에서 준비한 십자가의 길 기도는 화요일에서 금요일까지는 저녁 730분 미사 후에 있고, 토요일과 주일은 저녁 6시 미사 후에 있습니다.

그러니 청년들은 주일 저녁 미사를 나오면 계속 이어지는 십자가의 길 기도에 참례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저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평일에도 시간을 쪼개서 저녁 미사에 참례하고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면 좋겠습니다.

 

특별히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은 우리들의 신앙에 있어서 더욱 중요한 날입니다.

머리에 재를 얹으며 우리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기억하라는 이 말씀 안에서 우리의 근원이 어디에 있고 또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지를 묵상하는 것입니다.

근원을 안다는 것, 뿌리를 알고 그것에서 양식을 얻는다는 것, 이것만큼 소중한 작업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뿌리가 없이 줄기와 잎이 있을 수 없고 열매는 더욱 생각할 수조차 없는 것인데 우리들은 자꾸 열매에만 집착을 하지는 않습니까?

 

그리고 또 한 가지 사순절을 보내면서 하나씩 결심을 하시기 바랍니다.

담배나 술을 끊는다거나, 커피를 안마신다거나, 매일 천원씩 저금을 한다거나, 환경를 망가뜨리는 제품을 쓰지 않는다거나, TV 보는 시간을 줄인다거나, 책을 10권 읽는다거나, 등등 여러분 자신을 이 사순절에 주님께 봉헌할 수 있는 그 무엇을 찾아서 결심하고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나서 맞이하는 부활절이 어떤 것인지도 체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체험을 금호동 게시판에 올려서 이웃들과 나누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금호동 성당의 친구들이여!

우리 함께 공동체의 마음으로 주님의 수난에 참여하고, 그럼으로써 앞에서 말했듯이 우리가 세례 받을 때를 기억하고 참회하는 이 사순절을 보냅시다.

 

끝으로,  국악 미사의 봉헌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베리따스 성가대와 풍물패 길동무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매주 수화로 주님의 기도를 바치는 거듭나기에도, 매월 세째주에 기타 반주를 하는 까리따스 클래식기타반에도, 전례를 준비하는 밀알 전례단에도, 항상 열심히 기도와 봉사활동을 하는 예쁜 청년 레지오에도, 주님의 말씀을 더욱 열심히 들으려고 노력하는 로고스 성서모임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물론 우리 어린이 청소년들을 주님께로 나아가게 하려고 혼신의 힘을 다 쏟는 주일학교 교사들에게도 감사드리며,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길 기도드립니다.

 

부활절까지 1000개의 글이 올려지길 기다리며, 그날 주님께 감사와 기쁨의 선물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재의 수요일을 이틀 앞두고,                         강 가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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