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신앙의 대화] 5***

인쇄

김춘열 [c.y.kim] 쪽지 캡슐

1999-12-27 ㅣ No.2776

† 찬 미 예 수 님 !

 

맹 물

 

지금 생각해도 원남에서 물 한잔이 그렇게도 값지고 맛있었다.

산속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걷다가 물 한 모금 마시면 그토록

피로한 몸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 같고 기운이 다시 샘 솟는

듯 했다.

 

맹물은 맛은 없지만 언제나 어디서나 한 달을 두고 몇 년을

두고 마셔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반면에 설탕물을 마셔 보면

처음엔 잘 마시겠는데 몇 번 마시면 오각질이 나고 영 마실

수가 없다.

 

순수해서 맹물이 그토록 우리에게 좋은 것인지는 알 수 없으되

분명한 것은 우리가 죽는 날 까지 계속 마셔도 싫증이 나지

않는 것이다.

 

<신앙의 대화>

 

신앙이란 맹물과 같은 것이 아니겠는가 !  세상 문명이 나에게

주는 잠시 동안의 달콤한 것들이 많지만 얼마 지나면 싫증이 난다.

죽는 날까지 싫증나지 않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

 

신앙은 맛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제일 맛있고 제일 우리에겐

귀중한 것이다. 모든 묽은 음식의 원초적인 것이 맹물이고

모든 음식의 기초다. 신앙은 영원하며 싫증나지 않고 귀중하며

삶의 마지막까지 우리와 떨어질 수 없는 것임을 상기 해야겠다.

 

--<최기산 지음> [등잔불] 중에서--

 

사랑합니다 !

 



58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