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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 묵상-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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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석 [skyman518] 쪽지 캡슐

2006-12-07 ㅣ No.2514

12월7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하늘나라에 들어간다>

(마태7,21.24-27)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 그러므로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는 이는 모두 자기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슬기로운 사람과 같을 것이다.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들이쳤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반석 위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지 않는 자는 모두 자기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과 같다.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휘몰아치자 무너져 버렸다.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나의 외할아버지는 대단한 한량이셨습니다. 총각 때, 어느 양반집 뒤뜰에 감이 참으로 탐스럽게 달려 있는 것을 보시고 집에 계신 할머니가 생각나서 올라가 홍시를 따셨답니다. 안채의 뒷문이 열리고 “누가 감을 따느냐?”고 안주인 마님이 힐난하는 말을 듣자 “집에 계신 할머니 생각이 나서 홍시 하나를 좀 땄기로서니 아녀자가 큰소리를 낸다.”고 오히려 야단을 치니 그 안주인 마님이 하인을 시켜 뉘댁 도령인지 알아보라고 해서 사위를 삼았다는 재미있는 일화입니다.  내가 어려서 외할아버지께서 옛날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었습니다. 그중에서 박문수 암행어사가 선조 임금님에게 암행어사의 제수를 받을 때 “세상에 다니면서 탐관오리도 적발하고, 잘못 사는 사람들도 찾아내야 하지만 효자, 효부도 찾아서 보고하시오.” 그래서 박 어사는 효부 효자도 찾아다녔다고 하는데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아주 뜨거운 여름날 어사가 어느 마을을 지나게 되었는데 시원한 대청마루에서 글 읽는 소리가 아주 낭랑하게 들려서 땀도 식힐 겸 그 서당을 찾아들어갔습니다. 모두들 정성을 다해 글공부를 하고 있는데 한 아이가 뜨거운 뙤약볕에서 무릎을 꿇고 비지땀을 흘리면서 책을 읽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아이를 바라보니 여섯 살쯤 먹은 아이인데 저렇게 벌을 세우다니 훈장님이 괘씸한 생각이 들어서 여쭈니 훈장님 왈 “그 아이는 막무가내로 내가 시킨 것이 아니니 직접 물어보십시오.”하고 그냥 웃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사가 연유를 물으니 “제가 서당에 와서 공부할 때면 저희 아버지 어머니는 논매고 밭 매시면서 비지땀을 흘리고 고생하시는데 제가 어떻게 시원한 대청에서 편히 공부할 수 있겠습니까?” 어사는 그 꼬마 아이의 말을 듣고 그만 감탄했습니다. 그러나 그 아이의 부모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생각되어서 "얘야 네가 이러고 공부하는 것을 부모님이 아시면 마음이 아프실 것이다. 부모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는 것이 더 효자란다.” 그랬더니 그 아이가  대청으로 올라와 공부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사는 그 아이가 효자라고 생각하여 치부(기록)하였답니다.
 

  며칠 후에 어사는 참 이상한 광경을 목격하는데 어떤 어린애가 막대기를 들고 수염이 난 노인을 때리려고 쫓아가고, 노인은 매를 맞지 않으려고 도망가는데 그 어린애는 또한 여섯 살쯤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구경만 하고 있는데 어사가 이를 궁금히 여겨 연유를 물으니 노인이 숨을 헐떡이면서 하는 말이 “저놈은 제 자식이랍니다. 환갑을 한참 지나서 겨우 생남을 하였는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게 너무 귀엽고 예뻐서 걸음마를 아장아장 배울 때 내외가 앉아서 엄마 좀 때려봐라 그러면 엄마를 때리고 아버지를 좀 때려봐라 그러면 아버지를 때려서 지금은 그게 버릇이 되어가지고 막대기로 때려도 그게 너무 귀엽고 예뻐서 뭐라고 하지도 못하고 이제는 도망 다니기도 숨이차고 힘들답니다.” 그래서 어사는 그 노인에게 ‘자식교육을 바르게 시켜야 한다.’고 얘기도 하고, 아이한테는 ‘낳고 길러준 부모님에게 그런 행동은 잘 못 된 것이라.’고 단단히 훈계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시 동네를 지나다가  도랑물에 놓여있는 징검다리 돌판 위에 어떤 어린아이가 손을 비비는데 피가 철철 흐르는 것이 보였습니다. 왜 손바닥을 갈고 있는지 걱정되어 그 아이 얼굴을 들어올려 보니 마침 아버지를 막대기로 쫓아가며 때리던 그 아이인 것입니다. 깜짝 놀라 사연을 물으니 아이가 하는 말이 " 손으로 부모님 다리도 주물러 드려야 하고, 어깨도 주물러 드려야할 손으로 부모님께 매질을 하였으니 갈아버리고 싶습니다.” 엉엉 울면서 대답하는 아이를 보고 어사는 큰 감동을 받았아서 “부모님이 네가 그렇게 상처를 내면 좋아하시겠느냐? 효경에 너의 손톱 발톱, 피부가 모두 부모에게 받은 것이니 감히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라고 하면서 <오여 신체발부 수지부모 하니 불감훼상이 효지 시야라.(吾汝 身體髮膚 受之父母하니 不敢毁傷이 孝之始也라.)> 그러니 그렇게 네 몸을 다치면 안 된다.” 그랬더니 아이는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어사는 두 사람을 효자로 기록하고 왕께 보고하였지요.  왕은 가만히 듣고 있더니 “둘 다 불효자로다. 어떻게 부모의 마음을 알지 못하고 제멋대로 행동한 사람을 효자라고 할 수 없다. 다만 뉘우치고 효성스러운 마음으로 돌아 온 것을 칭찬할 만하다.” 하시고 상을 내리셨답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천국에 가는 것이 아니라고 잘라 말씀하시며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주님의 말씀만 믿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은 우리의 교만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살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하여야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효성은 효성이 될 수 없는 것과 같이  아무리 주님을 불러도 주님의 뜻을 따라 실행하지 않으면 결국 하느님과 외면한 길로 흘러갈 수밖에 없습니다.  뿌리가 없는 믿음은 아무 소용이 없고 공중누각(空中樓閣)이며 하상누각(河上樓閣)입니다. 우리의 믿음은 주님께 뿌리를 두고 있어야 하며, 아버지의 뜻을 실행으로 적극 옮기는 삶이어야 합니다.


  저희를 항상 당신의 사랑스럽고 효성스러운 자녀로 불러주시는 주님, 저희가 당신의 그 크신 사랑 안에 살지 못하고 철부지처럼 언제나 당신을 아프게 하였나이다. 매일 저희의 어리석음으로 당신을 다시 십자가에 못 박으면서 염치도 좋게 다시 당신 앞에서 일을 저질렀나이다. 자비와 사랑의 주님 저희에게 성령을 보내주시어 저희가 정말 신실한 믿음으로 당신께 나아가게 하소서. 자비와 용서의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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