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일반 게시판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인쇄

배수연 [95angel] 쪽지 캡슐

2000-10-19 ㅣ No.913

언젠가 이런 글을 꼭 남기고 싶었는데.. 마지막 인사(?)는 왠지 오랫동안 기억되어질 수 있는 멋진 글이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서야 아무 계산없이 글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답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배수연 안젤라라고 하구요.. 음.. 어떻게 제 소개를 해야할까요-. 지난 시간 저는 신천동에서 주일학교 학생으로 보낸 시절이 있는가 하면.. 오로지 교사를 해야한다는 일념으로 대학입시를 준비했던 재수시절도 있었고, 마침내 꿈을 이뤄 약 5년간 초등부 주일학교에서 교사를 하기도 했었지요.. 혹 기억하시나요..? 예전에 본당 게시판의 1000회 게시자라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그 모든 기억들을 뒤로 하고 어느새 신천동과는 다소 요원한 생활을 하고 있네요.. ^^

 

제가 살고 있는 곳은 새로 마련된 송파동 성당 지역이구요.. 대부분 적을 두고 있던 본당에서 새 본당으로 분리되어 나가더라도 쉽게 떠나지 못하고 계속 머무는 젊은이들이 많은데, 이상하게도 전 예전부터 새로 마련될 성전에 대한 기대가 많았어요.. 혹자는 이를 가리켜 송파동 성당 초등부 주일학교의 초대 교감을 노리는 것이 아니냐라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요..^^ (사실 뭐, 제가 말은 이렇게 합니다만 아직 송파동 신자들을 위한 4시 미사를 봉헌해본 적은 한번도 없답니당..^^;) 초대 신부님은 어떤 분이실까.. 이제는 성당에 택시타고 가지 않아도 되고.. 개인적으로는 제가 활동하고 있는 초등부 10지구 협의회의 센터가 새 성전안에 마련된다는 사실에 설레이기도 하고.....

 

그런데 이렇듯 제가 가진 새성전에 대한 모든 기대를 표현하기 이전에 그동안 신천동에서 자라왔고 배우고 얻었던 모든 것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꼭 하고 싶었어요.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그냥 꼭이요.. 그러고보면 서론이 너무 길었지요..? ^^ ..예비자 교리에 나오기 전부터 하교하던 길에 꼭 들렸던 성모상 앞이며, 주일학교 시절의 그 풋풋한 첫 사랑의 기억과 가장 든든한 상담자였던 선생님들.. 그리고 가르치는 이였으나 동시에 아이들과 선후배, 동료 교사들로부터 너무나 많은 것들을 배웠던 교사시절.. 이제는 어느새 고1들이 되어버린 첫 제자들과.. 언제나 큰 사랑으로 품어주셨던 신부님들과 수녀님들.. 이제는 신천동을 떠났어도, 보호막 없는 곳에 발을 내디딘 사회인이 되었어도.. 이 안에서 배워온 것들로 제 생활을 영위해나갈 때 말로는 다 설명 못할 힘을 느낀답니다. 이 교회 안에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켜주신 하느님과 위에서 말씀드린 조력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마지막 인사를 하기에 앞서 지키지 못한 약속 하나와 제가 주일학교를 떠나면서 어린이들에게 했던 인사말들이 떠오르네요... 주일학교 교사가 되고 싶다던 한 제자에게, 네가 자라서 주일학교 교사가 될 때까지 선생님도 꼭 교사로 남아있겠다던 그 약속과.. 선생님은 우리 친구들이 자라나는 모습을 더이상 볼 수 없겠지만 언제나 하느님 안에서 밝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기도하겠다던 말들.. 이젠 더이상 신천동 본당 신자는 아니어도 이 마음과 다짐만은 늘 기억하겠습니다..

 

 

신천동 성당 교우 여러분들,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언제나 하느님 안에서 기쁜 삶 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무슨 미스코리아 왕관 넘겨주는 사람 같지않아요..? ^^;)



70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