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어디로 가느냐? / 하석(2008. 12. 10)
2년 전 꿈속에서
헤 메이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 저녁 무렵
어느 길거리에, 나 홀로
이것저것 무심히 바라보며 서다 가다한다.
낯설지 않은 거리 풍경들이다.
그러나 지금 내가 서있는 곳이 어디인지,
어디쯤에 내가 서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많이 다녔던 잘 아는 길과 거리임이 틀림없다.
그런데도 어디가 어디인지 통 생각이 나질 않는다.
내가, 왜 지금 이곳에 나와 있지?
내가 지금 어디 가려고 길을 나선 것일까?
이상하다, 내가 갈 길도 영 생각이 나질 않는다.
어두워졌다, 집으로 가야 할 텐데
집이 어디에 있는지도 생각이 나질 않는다.
아니, 내가 누구이며, 뭐 하는 사람이지?
내가 누구며, 내가 어떻게 살아 왔는지도 생각이 나질 않는다.
또 가족들이 누구이며 어디에 있는지도 떠오르지 않는다.
잘 알고 있는 거리 같은데도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 길을 모르고 있다.“
내가 어떤 존재인지
내가 서있는 자리가 어떤 곳 인지
내가 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
내가 아직도 아지 못함을 보여준 꿈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