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검정성당 자유 게시판

덕분에 가족캠프 잘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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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ody] 쪽지 캡슐

2000-08-15 ㅣ No.1196

 

"더운 것 밖에 생각나는 것이 없습니다."  가족캠프를 마치고 소감을 묻는 자리에서 어느 형제분께서 하신 말씀이다. 여름 날씨가 더운 것은 당연한데도 이번 여름 캠프가 더 더욱 더웠다고 느껴지는 것은 날씨 탓이기 보다 우리의 생활체질이 변해서 인지 모른다. 더운 여름에 나무 그늘 아래서 부채질하며 여름을 보내던 시절은 다 어디가고 창문닫고 에어컨으로 여름을 살다보니 어느덧 체질이 바뀌어 더위를 자연의 일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짜증부터 보이는 것이 아닐까?

 

캠프를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캠프 가서 괜히 고생하기보다 가족과 함께 더 재미있게 보냈으면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참가하고 나니  느낌이 달랐다. 첫날 저녁 열린음악회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곳에 안왔으면 누가 누군지 누가 어떤 숨은 실력을 갖고 있는지 10년 성당을 다녀도 몰랐을텐데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성화를 통한 종교이해의 시간도 나에게는 무척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런 기회를 좀처럼 일반사회에서나 교회 내에서 갖기 어렵고 수시로 접하는 성화를 대할 때마다 상징적이고 여러 의미가 압축되어 있는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어렵게만 생각했었다. 특히 한국교회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성모님의 여러 이콘들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이 참 다행이었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기쁨은 역시 좋았다.

 

난세에서 영웅은 더 잘 만들어진다는데 급조한 피구와 족구시합에서 또 여러명의 영웅이 탄생되었다. 비록 더운 오후 그늘도 없는 운동장에서 진행되었지만 아무도 덥다는 생각 없이 경기와 응원을 하며 모두들 한마음이 되어 영웅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신부님의 강론말씀에서 이웃과의 사귐, 섬김, 나눔의 자리가 되어야 한다는데 이번 가족캠프는 세검정본당 신자들을 성가정성당에 걸맞게 함께 어울리고 모두가 한가족임을 느끼게 해주는 좋은 기회였다. 너무나도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너무 많은 분들이 진행에 참여하여 봉사를 하고 계신데도 나는 아무런 기여도 못했구나 하는 죄스러움만 제외한다면 너무나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 모든 분들게 감사를 드리고 싶어 서둘러 글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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