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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기 13장 1절- 15장 35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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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숙 [sjs88] 쪽지 캡슐

2003-02-08 ㅣ No.300

13 여보게, 나도 모든 것을 눈으로 보았고

    귀로 들어 아는 만큼 안다네.

    자네들이 아는 만큼은 나도 알고 있으니

    자네들 만큼은 모르려니 생각하지 말게.

    내가 참으로 통사정을 나누고 싶은 이는 전능하신 분,

    자네들은 고작 거짓말이나 꾸며 내는 사람들,

    모두들 하나같이 돌팔이 의사......

    입을 좀 다물게.

    그러는 편이 현명할 것일세.

    나의 항변을 좀 들어 보게.

    나의 변론을 귀담아 들어 보게.

    그런 허튼 소리를 하느님을  휘해서 한다는 것인가?

    그런 알맹이 없는 말을 그를 위해서 한다는 것인가?

    자네들은 그에게 아첨이라도 하고

    그를 변호라도 하려는 것인가?

    그가 자네들 속을 들추어 내신다면 자신 있는가?

    사람에게 하듯이 하느님까지 미혹시키려는가?

    그에게 아첨이나 하려는 엉큼한 생각을 품었다가는

    호되게 꾸중이나 들을 것일세.

    그의 영광을 오히려 자네들은 두려워하게 되고

    그가 무서워 부들부들 떨게 될 것일세.

    자네들의 좌우명은 티끌 위에 쓴 격언이요

    자네들의 답변은 흙벽돌이 쓴 답변일세.

    잠밤해 주게나,내가 말 좀 하겠네.

 

    어떤 일이든 오려거든 오너라.

    나 이를 악물고

    목숨을 내걸고 맞서리라.

    어차피 그의 손에 죽을 몸,

    아무 바랄 것도 없지만

    나의 걸어 온 발자취를 그의 앞에 낱낱이 밝히리라.

 

    이렇게 그의 앞에 나설 수 있음이

    곧 나의 구원이리늕도 모르는 일,

    위선자는 감히 그의 앞에 설 수도 없다네.

    그러니 나의 말을 산중히 들어 주게.

    내가 진술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게.

    나 이제 재판관을 마음 준비가 다 되어 있네.

    무죄로 풀려 날 줄도 알고 있네.

    그러나 만일 그 누가 나타나 나의 죄를 입증한다면

    나는 말없이 사라져 버릴 것일세.

 

 

욥의 기도

 

    하느님, 두 가지 부탁만 들어 주소서.

    그리하시면, 저도 당신 앞에서 숨지 않겠읍니다.

    당신의 주먹을 거두어 주소서.

    당신의 진노를 거두시어 두려워 떨지 않게 하여 주소서.

    그리고 어서 말씀하소서.

    서슴없이 답변하겠읍니다.

    아니면 내가 말씀드리겠아오니 대답하여 주소서.

    나에게 죄가 있다면, 어찌하여 알려 주시지 아니하십니까?

    어찌하여 나에게서 얼굴을 돌리시고

    이 몸을 원수로 여기십니까?

    어찌하여 당신은 이 낙엽 같은 것을 놀라게 하시고

    이 마른 검불 같은 것을 닦달하십니까?

    어찌하여 나에게 괴로움이 될 일들을 기록해 두시고

    젊어서 저지른 잘못을 이제 유산으로 물려 주십니까?

    당신께서 나의 발에 차꼬를 채우시고

    나의 걸음을 낱낱이 세시며

    발바닥에는 표를 새기시다니.......

    사람이 술부대가 삭아 떨어지듯

    옷이 좀먹어 떨어지듯 떨어집니다.

14 사람이이란 결국 여인에게서 태어난 것,

    그의 수명은 하루살이와 같은데도

    괴로움으로만 가득차 있읍니다.

    꽃처럼 피어났다가는 스러지고

    그림자처럼 덧없이 자나갑니다.

    그런 사람에게서 살피실 일이 무엇이며

    법전네서 잘잘못을 가릴 일이 무엇입니까?

    그 누가 부정한 데서 정한 것을 나오게 할 수 있겠읍니까?

    아무 것도 없사옵니다.

    사람이 며칠이나 살며 몇 달이나 움직일지는

    다잇ㄴ께서 결정하시는 일이 아닙니까?

    넘어갈 수 없는 생의 마감날을 그어 주신 것도 당신이십니다.

    그러니, 이제 그에게서 눈을 돌리시고

    품꾼같이 보낸 하루나마

    편히 좀 쉬게 내버려 두소서.

    나무는 그래도 희망이 있읍니다.

    찍혀도 다시 피어나

    움이 거듭거듭 돋아 납니다.

    뿌리가 땅 속에서 늙고

    줄기가 흙 속에서 죽었다가도

    물기만 맡으면  움이 다시 돋아

    어린 마무처럼 가지를 뻗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제 아무리 대장부라도

    죽으면 별수 없고

    숨만 지면 그만입니다.

    늪에소도 물이 마르고

     강줄기라도 말라 버릴 수 있듯이

    사람은 누우면 일어나지 못합니다.

    하늘이 사라지는 한이 있어도 눈을 뜨지 못하고

    한번 든 잠은 깨어 일어나지 못합니다.

 

 

    이 몸을 저승에 숨겨 두시지 않으시겠읍니가?

    당신의 진노가 멎기까지

    감추어 두시지 않으시겠읍니까?

    때를 정해 도셨닥 다시 기억해 주시지 않으시겠읍니까?

    그러나 사람은 제 아무리 대장부일지라도

    죽었닥 다시 살 수 없는 일,

    만일에 그렇다면, 나도 이 길고 긴 고역의 나날이 지나

    밝은 날이 오기를 기다릴 수 있으련만.......

    당신께서 불러만 주신다면 나는 대답하겠읍니다.

    당신께서는 손수 지으신 것이 대견스럽지도 않으십니까?

    나의 죄를 자루에 넣어 붕하시고

    나의 죄악을 모두 지워 주실 수 없으십니까?

 

 

    그러나,산이 무너져 내리고

    튼 바위가 제 자리에서 밀려 나듯이,

    반석이 물결에 닳고

    땅의 티끌이 폭우에 씻기듯이,

    그렇게 당신은 사람의 희망을 끊으십니다.

    끝없이 억누르시는 당신의 힘,

    벗어날 길이 없어 사람은 갑니다.

    자손들이 영광을 누려도 알지 못하고

    비천하개 되어도 상관하지 못합니다.

    다만 몸은 아픔으로 절었고

    마음은 슬픔에 잠겼읍니다.

 

 

엘리바즈의 충고

 

15 데만 사람 엘리바즈가 말을 받았다.

    지혜롭다는 사람이 허풍이나 떨고

    그 속에 얼풍이나 차 있어서야 될 말인가?

    쓸데없는 말이나 늘어놓고

    횡설수설한다고 변명이 되겠는가?

    자네는 신앙심 같은 것은 아예 부숴 버릴 작정인가?

    하느님 앞에서 반성하는 일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그런 말들은 자네의 비뚤어진 마음에서 나오는 것,

    자네 혀는 용케도 그럴듯한 말을 골라 내는군!

    자네를  정죄한 것은 자네 입이지, 내가 아니라네.

    자네 입술이 자네의 죄를 증거하고 있지 않는가?

 

    세상에 태어난 첫사람이 자네란 말인가?

    산들이 솟기도 전에 생겨나기라도 하였단 말인가?

    하느님의 회의를 엿듣기라도 하였단 말인가?

    지혜를 독점이라도 하였단 말인가?

    우리가 모르는 무엇을 자네가 안다는 말인가?

    그 무엇을 자네는 깨닫고, 우리는 깨닫지 못했단 말인가>

    우리 가운데는 머리가 희끗희끗하게 나이가 들어

    자네 어르신네보다도 연만하신 이가 있지 않은가?

    하느님의 위로 기지고는 안 되겠단 말인가?

    어찌하여 이렇게 진정하지 못하는가?

    어찌하여 이렇게 눈을 치뜨고 극성인가?

    어찌하여 하느님과 맞서 화를 내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거렇게 지껄여 대는가?

    죽을 인생이 어찌 깨끗할 수 있겠는가?

    여인에게서 난 사람이 어찌 죄없을 수 있겠는가?

    하늘에 있는 거룩한 자들 중에도

    하느님께 신뢰받을 만한 자 없고

    하늘마저도 당신 보시기에 깨끗하지 못한데,

    하물며 구역질나도록 썩고

    악을 물마시듯 하는 사람이랴!

    나 자네에게 이를 말이 있네, 좀 들어 보게.

    내기 이 눈으로 본 것을 들려 주겠네.

    현자들도 같은 말을 했다네.

    이것은 그들의 선조 때부터 공개된 사실이라네.

    땅은 온통 그들의 차지,

    낯선 사람은 얼씬도 못했네.

    악한 자의 일생은 괴로움의 연속이요

    폭력배의 수명은 하루살이라,

    위험신호가 귓가에서 맴돌아도

    괜찮겠지 하다가 졸지에 맞아 죽어 가는구나.

    흑암엣 헤어나기를 바랄 수 없고

    칼에 맞을 운명을 끝내 벗어나지 못하네.

    어디 가면 먹을 것이 있을까 찾아 헤매면서도

    속으로는 갈 데까지 다 간 줄 뻔히 아는 신세.

    죽을 날이 생각나서 부들부들  떨고

    불안과 초조가 폭군처럼 덮치자 어쩔 줄을 모르는구나.

    하느님과 맞서 주먹을 휘두르고

    전능하신 분 앞에서 으스대고도 어찌 그렇지 않으랴?

    목을 세우고, 무거운 방패를 들고

    감히 하느님께 달려들다니....

    얼굴에는 개기름이 흐르고

    뱃가죽이 두꺼워진 것들,

    폐허가 된 도시들을 차지하고

    임자 없는 집에 자리를 잡는다마는

    그것도 결국은 무너지게 마련이라,

    그의 재산은 불어나지도, 오래 붙어 있지도 않아

    땅에 뿌리를 전혀 뻗지 못하네.

    어둠에서 벗어날 길이 없고

    새싹은 불길에 타 버리며

    꿏은 바람에 불려 가는구나.

 

 

    터무니없는 것을 믿지 말게.

    잡히는 것은 오직 바람일 뿐,

    때도 아닌데 종려나무가 시들어

    그 이파리에 물기가 다시 오르지 못하듯이,

    익지도 않은 포도송이가 마구 떨어지고

    올리브꽃이 무더기로 지듯이,

    위선자의 무리는 그 씨가 마르고

    뇌물을 좋아하는 자의 천막은 타 버린다네.

    불행의 씨를 배었으니 낳을 것은 재난뿐,

    뱃속에 든 것이란 다만 허황된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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