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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기 16장 1절- 19장 2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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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숙 [sjs88] 쪽지 캡슐

2003-02-09 ㅣ No.301

욥의 답변 ; 불의한 인간과 의로운 하느님

 

16 욥이 말을 받았다.

    그런 소리는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었네.

    자네들이 한다는 위로는 기껏해야 괴로음을 줄 뿐,

    그 헛된 말은 끝도 없는가?

    자네들은  도대체 무슨 속셈으로 그런 말을 하는가?

    자네들이 내 처지에 있다면

    나도 분명히 자네들과 같은 말을 했을 것일세.

    기가 막혀머리를 저으면서

    근사한 말을 늘어놓았을 테지.

    입에 침이 마르도록

    격려하는 말을 했을 테지.

 

    아무리 말을 해보아도, 이 괴로움 멎지 않고

    입을 다물어 보아도, 이 아픔 가시지 않는구가.

    하느님께서 나를 만신창이로 만드셨는데

    모두들 떼지어 달려들다니.

    그가 증인으로 내 앞에 서시는데

    이 야윈 모습마저 나에게 불리한 증거가 되는구나.

    찢어 죽일 듯이 화가 나서

    이를 갈며 달려드시는데,

    나의 원수들은 눈을 흘기며

    입을 벌리고 달려드네.

    욕설을  퍼부으며 뺨을 후려치고

    한 무리가 되어 달려드네.

    하느님께서는 나를 악당에게 넘기시고

    마침내 악인의 손에 내맡기셨구나.

    평안을 누리던 나를 박살내시려고

    덜미를 잡고 마구 치시는구나.

    나를 과녁으로 삼아 세우시고

    사방에서 쏘아 대시는구나.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나의 창자를 터뜨리시고

    쓸개를 땅에 마구 쏟으시다니...........

    갈기갈기 찢고 또 찢으려고

    군인처럼 달려드시네.

    맨살에 삼베옷을 걸친 이 몸,

    나의 위세는 땅에 떨어지고 말았구나.

    눈물로 범벅이 된 이 얼굴,

    절망의 그림자가 아른거리는 이 눈썹,

    이 손은 폭행을 모르고

    나의 기도는 순수하련만.........

    땅이여, 나의 피를 덮지 말아 다오.

    나의 부르짖는 소리가 쉴 곳은 마련하지 말려무나.

    보아라, 지금 나의 증인은 하늘에 있다!

    나의 보증인은 저 높은 데 있다.

    내가 하느님께 눈물을 쏟을 때

    나의 마음을 대변할 자여,

    이웃과 이웃의 시비를 가리듯이

    사람과 하느님 사이를 판가름하여 다오.

    그래 봐야, 몇 해 되지 않아

    나는 가 버리리라.

    다시 돌아 오지 못할 그 길로!

17 나 숨이 꺼져서 수명은 다하고

    황천길만 남았는데

    조롱꾼이 밀려 와 진정거리니

    그 소리에 눈앞에 캄캄해지는구나.

 

    나의 보증을 서 줄 이 당신밖에 없사옵니다.

    나의 손을 잡아 줄 이 또 어디 있겠읍니까?

    그들의 마음을 아둔하게 만드시어

    내 앞에서 우쭐기리지 못하게 하여 주소서.

 

    제 자식은 못 멱어 눈이 멀어 가는데

    분깃을 받아 가라고 친구들을 청한다더라고

    사람들은 나를 두고 쑥덕공론이요

    내 얼굴에 침을 뱉네.

    슬픔에 절어 흐려진 나의 눈,

    그림자처럼 흐느적이는 나의 물골이여,

    정직한 사람은 너를 보고 놀라며

    순진한 사람은 그 불경스러움을 향하여 격분하겠구나.

    그러나 의인은 가던 길을 꿋꿋이 가고

    손이 깨끗한 이는 차츰 힘이 솟아 나는 법,

    더 할 말이 있거든, 어서들 와서 말해 보게.

    자네들 가운데 과연 슬기를 깨친 자 있을는지.

    나의 생애는 끝났고

    나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으며

    실낱 같은 희망마저 끊기었네.

    밤은 낮으로 바귀고

    빛이 어둠을 밀어 낸다지만,

    저승에 집터를 마련하고

    어둠 속에 자리를 까는 일밖에

    나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구덩이를 향하여 "아버지"라고 부르고

    구더기를 향하여 "어버니," "누이"라 부를 몸인데

    희망이 어디 있으며

    기쁨이 어디 있겠는가?

    어차피 나와 함께 저승으로 내려 갈 수 없는 희망이요

    나와 함께 땅 속에 들어 갈 수 없는 기쁨이 아닌가.

 

 

빌닷의 두 번째 충고

 

18 수아 사람 빌닷이 말을 받았다.

    당신들은 언제까지 입을 다물고 있을 참이오?

    잘 생각하여 말 좀 해 줍시다.

 

    자네에게 우리가 짐승으로 보이는가?

    자네 눈에는 우리가 부정한 동물로 보이는가?

    자네야말로 홧김에 제 몸을 뜯는 짐승이 아닌가?

    자네는 땅을 허허벌판으로 만들고

    바위를 제 자리에서 밀어 내기라도 할 셈인가?

 

    악인의 빛은 결국 꺼지고

    그의 불꽃은 밫을 잃고 마는 것,

    그의 장막 안 빛은 사라지고

    그를 비추던 등잔불은 꺼지고마는 것,

    그의 힘찬 발걸음은 주춤거리다가

    마침내 자기 꾀에 걸려 넘어지고 마네.

    제 발로 올가미에 걸려 들고

    스스로 함정에 걸어 들어 가

    발목이 올가미에 걸려

    노끈에 온 몸이 묶일 운명이라.

    땅에 묻힌 그물이 그를 기다리고 있으며

    길목에 숨겨진 올가미가 그를 노리고 있네.

    갑자기 사면에서 두려움이 몰아쳐

    도망칠 틈도 없이 그를 덮쳐 누르네.

    정력이 소멸되어

    파멸의 손이 이미 옆구리를 건드리고 있는 몸,

    살갗은 병으로 시들고

    죽을 병이 사지를 파멱는 몸,

    마음놓고 안식하뎐 장막에서 붙잡혀

    죽음의 대왕 앞으로 끌려 나오니,

    의인이 그의 장막에서 살려고

    그 집에 유황을 뿌리네.

    밑으로 뻗은 그의 뿌리는 마르고

    위로 뻗은 그의가지는시들며

    땅 위에는 그를 아는 자 하나 없고

    오가는 행인 중 그 누구도 그의 이름을 모르게 되리니

    환환 데서 아두운 데로 밀려 나

    땅에서 아주 쫓겨 나리라.

    겨레 가운데 그이 핏즐은 하나도 없고

    긔 옛집에 살아 남은 후손도 없으리니

    뒷집 사람이 그의 마지막을 보고 놀라고

    앞집 사람도 두려워 떨리라.

 

    악인의 집은 이렇듯이 비참하고

    하느님을 모르는 자의 거처는 이렇게 되고 마는 법일세.

 

 

욥의 답변

 

19 욥이 말을 받았다.

    자네들은 언제까지나 나를 괴롭히려는가?

    언제까지 나를 말로 윽박지르려는가?

    이렇듯이 거듭거듭 모욕하고 들볶으면서

    미안하지도 않은가?

    내가 정말 무슨 실수라도 했단 말인가?

    그 허물이 아직도 가시지 않았다는 말인가?

    자네들은 참으로 기세등등하여

    나의 잘못을 들춰 내려고 하지만,

    모르겠는가?

    나를 이렇게 억누르는 이가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나를 덮어 씌운 것이 그의 그믈이라는 것을!

    억울하다고 소리쳐도 아무 대답이 없고

    호소해 보아도 시비를 가릴 법이 없네.

    넘을 수 없는 담을  쌓아 내 앞을 막은 이도 그요,

    어둠으로 나의 앞길을 가리는 이도 그가 아니신가?

    나에게서 명예를 빼앗은 이도 그요,

    면류관을 벗긴 이도 그가 아니신가?

    나는 그에게 사방으로 얻어 맞아

    이제는 영영 가 버릴 몸,

    그가 나무뿌리를 뽑듯이 나의 희망을 뽑아 버리셨네.

    나를 적수로 여기시는 것이 아닐까?

    그가 군대를 몰고 와서 진격로를 닦고

    나의 천막을 포위하셨네.

    동기들마져 떠나 가고

    친지들마저 외면하는 이 신세,

    친척과 벗들은 모르는 체하고

    나의 집 식객마여 나를 잊었네.

    계집종들도 나를 낯선 사람으로 대접하니

    내가 그들에게 뜨내기로 보이더란 말인가?

    종들을 불러 보아야 대답도 하지 않으니

    이 입으로 애걸해야 할 판일세.

    아내마저 나의 입김을 싫어하고

    나의 냄새에 친형젲차 코를 막네.

    젖비린내나는 것들에게도 하잘 것 없는 존재로 보여

    몸을 이르키려고만 해도 놀려 댄다네.

    흉허물없던 벗들도 싫어하고

    내가 아끼던 사람마저 발길을 끊더군.

    뼈에 가죽만 남아

    잇몸으로 겨우 연명하는 이 신세,

    벗들이여, 불쌍하고 가련하지 아니한가?

    하느님의 손이 나를 치셨는데

    어찌하여 자네들마저 하느님처럼 나를 구박하는가?

    그만큼 헐뜯었으면 직성이 풀릴 만도 하지 않은가?

 

    아, 누가 있어 나의 말을 기록해 두랴?

    누가 있어 구리판에 새겨 두랴?

    쇠나 놋정으로 바위에 새겨

    길이길이 보존해 주랴?

    나는 믿는다, 나의 변호인이 살아 있음을!

    나의 후견인이 마침내 땅 위에 나타나리라.

    나의 살갗이 뭉그러져

    이 살이 질크러진 후에라도

    나는 하느님을 뵙고야 말리라.

    나는 기어이 이 두 눈으로 뵙고야 말리라.

    내 쪽을 돌아 서신 그를 뵙고야 말리라.

    그러나 젖먹던 힘마저 다 빠지고 말았구나,

 

    자네들은 어떻게든지 나를 몰아 세울 작정이군.

    결국 문제는 나에게 있다는 것이겠지.

    그러나 칼에 맞지 않기 위하여 조심해야 할 것은

    오히려 자네들일지도 모르네.

    칼에 맞을 죄가 어디에 따로 있다던가?

    시비곡직을 가리는 재판이 끝내 없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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