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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기 20장 1절- 28장 2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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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숙 [sjs88] 쪽지 캡슐

2003-02-09 ㅣ No.302

소바르의 두 번째 충고

 

20 나암 사람 소바르가 말을 받았다.

    마음이 설레어, 대답하지 않고는

    답답하여 견디지 못하겠네.

    나더러 들으라고하는 꾸지람이

    사실은 나를 모욕하는 것,

    그러나 거기에 대답할 말들을 나는 속으로부터 알고 있네.

    그래, 자네는 도무지 몰랐더란 말인가?

 

    사람이 땅에 처음 나타나던 한 옛날부터

    악인의 웃음소리란 금방 멎는 것이요,

    위선자의 즐거움이란 찰나에 사라진다는 것을.

    하늘을 찌를 듯 우쭐하고

    그 머리가 구름에 닿을 듯하다가도

    짐승의 마른 똥같이 단번에 날아 가버려

    친지들조차 그의 행방을 모르게 된다는 것을.

    아무도 찾을 수 없이 꿈처럼 날아 가고

    밤의 환상처럼 사라진다는 것을.

    그를 살피던 눈에 다시는 뜨이지 않고

    몸담아 살던 곳에도 다시는 나타날 수 없는 몸,

    그에게 착취당한 자들에게는

    그의 자녀들이 보상해 주어야 하고

    그가 빼앗은 재물은 그의 후손들이 물어 주어야 하며

    그의 뼈 마디마다에서 넘치던 젊음도

    이제는그와 함께 땅에 잦아들고 만다네.

    악을 씹어 단맛을 즐기고

    혀 밑에서 살금살금 녹이면서

    아까와서 내뱉지 못하고

    입 속으로 우물거리고 있지만

    그러나 뱃속에서 그 음식은 썩어

    뱀의 독을 빨고

    독사의 혀에 물려 죽을 몸,

    올리브 기름이 흐르는 도랑,

    젖과 꿀이 흐르는 개천들을 볼 생각은 아예 말게나.

    애써 얻은 것을 먹지도 못하고 돌려 줘야 하며

    장사해서 얻은 재산으로 재미도 보지 못하리니

    빈민들을 억눌러 들볶고 남이 지은 것을 빼앗기나 하면서

    자기는 어찌 무사하리오?

    먹어도먹어도 배부르지 아니하고

    긁어 모은 재산에 얽매여 꼼짝없이 망한다네.

    남아 돌아 흥청대다가, 재난이 밀어 닥치면

    갑자기 옹색하게 되고 만다네.

    배를 채우려거든 채우게. 그러나

    진노의 불길이 떨어지고

    죽음의 화살이 쏟아져 내려,

    철무기를 피하면

    놋화살에 맞아  

    화살은 등을 뚫고

    시퍼런 창끝은 쓸개를 터뜨릴 터인데

    어찌 두렵지 않겠는가?

    앞에서 그믐밤 같은 어둠이 도사리고

    풀무질도 없이 타오르는 불길이 삼킬 듯 달려들어

    천막에 남은 식구들까지 모두 사를 것일세.

    하늘은 그의 죄악을 폭로하러 나서고

    땅은 그의 죄상을 증언하러 나서리니

    하느님의 진노가 터지는 날,

    그의집은 홍수에 쓸려가고 말 것일세.

    죄인이 하느님에게서 받을 분깃은 바로 이것,

    이것이 하느님에게 물려 받을 유산 아닌가?

 

 

욥의 답변

 

21 욥이 말을 받았다.

    내 호소를 좀 들어 다오.

    들어 주는 것만이 위로가 되겠네.

    좀 참아 다오, 나 말 좀 하리라.

    나의 말이 끝나거든 비웃게.

    내가 지금 사람에게 불평하고 있는가?

    내가 짜증을 부린다면, 까닭이 있지 않겠는가?

    나를 쳐다보게나.

    기가 막혀 열린 입이 닫히지 않을 것일세.

    나도 그 생각만 하면, 미칠 것 같네.

    몸에 소름이 다 끼치네.

 

    악한 자들이 오래 살며

    늙을수록 점점 더 건강하니 어찌 된 일인가?

    자식들이 든든히 자리를 잡고

    후손들이 잘 사는 것을 보며 흐뭇해 하지 않는가?

    그들의 집은 태평무사하여 두려워할 일이 없고

    하느님에게 매를 맞는 일도 없지 않는가?

    황소는 영락없이 새끼르 배게 하고

    암소는 유산하는 일이 없더군.

    개구장이들을 양새끼처럼 풀어 놓으면,

    그어린것들이 마구 뛰어 놀며

    소구를 두드리고 거문고를 뜯으며 노래하고

    피리소리를 들으며 흥겨워하지 않는가?

    일생 행복하게 지내다가

    고요히 지하로 내려 가더군.

    기껏 하느님게 한다는 소리가

    "우리 앞에서 비키시오.

    당신의 가르침 따위는 알고 싶지도 않소.

    전능하신 분이 다 무엇인데 그를 섬기며

    무슨 먹을 것이 있겠다고 그에게 빌랴!"

    자기의 행우늘 수중에 넣은 자들,

    그 악한 자들의 생각이 어찌 하느님의 생각과 같으랴.

    이러한 악인의 등불이 자주 꺼지던가?

    재난이 그에게 떨어지던가?

    하느님께서 진노하시어 벌을 내리시던가?

    그들은 바람에 날리는검불과 같으며

    삽시간에 폭풍에 쓸려 가는 지푸라기와 같다고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아비에게 줄 벌을 남겨 두셨다가

    그 자식들에게 내리신다"고 하지만

    그게 어디 될 말인가?

    본인이 받을 줄로 알아야지.

    제 파멸은 제 눈으로 보아야 하고

    전능하신 분께서 내리시는 사약은 본인이 먀셔야지.

    살 만큼 살고 죽은 뒤에

    집안이 어찌 된들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그러나 하늘 높은 곳에 있는 자들을 심판하시는 하느님,

    그분을 깨우쳐 드릴 사람이 어디에 있으랴?

    숨질 때까지 기운어 뻗쳐

    태평무사한 나날을 보내며

    뱃가죽에는 기름이 돌고

    뼈골이 싱싱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쓰라린 가슴을 안고 숨을 거두는 사람,

    행복이란 맛도 보지 못한 사람이 있지 아니한가?

    모두 티끌 위에 누우면

    하나같이 구더기가 득실거릴 터인데.

 

    자네들 속을 나는 잘 알고 있네.

    나를 때려 잡을 것처럼 무슨 꿍꿍이속인가?

    "양반들이 살던 집이 어디 있으며

    불의한 자들의 천막이 어디 있느냐?"고한다마는

    견문이 넓은 사람에게 물어 보지도 못하였는가?

    말귀도 알아 듣지 못하였는가?

    재난이 밀어 닥치는 날, 악인은 난을 피하고

    하느님께서 분노를 터뜨리시는 날,

    그는 살아 남는다고하지 않던가?

    장본인 앞이세 그의 과거를 폭로할 사람이 있던가?

    그가 한 일의 배상을 받아 낼 사람이 과연 있던가?

    무덤으로 실려 가면

    무덤지기가 있어 지켜 주며

    언덕의 흙을 따뜻이 덮어 주고

    조객은 줄을 지어 뒤를 따를 것일세.

    그런데, 자네들은 어쩌자고 바람 같은 말로

    나를 위로하려고 하는가?

    자네들의말대답이란 속임수에 지나지 않네.

 

 

엘리바즈의 세 번째 충고

 

22 데만 사람 엘리바즈가 말을 받았다.

    하느님께서 장사의힘을 빌어야 하겠다는 말인가?

    슬기로운 사람의 덕이라도 입으셔야겠다는 말인가?

    자네가 올바르게 산다고 하여 그것이

    전능하신 분께 무슨 대단한 일이 되겠는가?

    자네가 흠없이 산다고 하여 그것이

    하느님께 무슨 유익이 되겠는가?

    하느님께서, 당신을 공경하였다고 해서

    자네를 꾸짖으시고 재판에 붙이시는 것인가?

    자네가 저지른 죄는 너무나도 많아

    이루 다 셀 수 없지 않은가?

    한 피 받은 동기의 재산을 마구 빼앗고

    헐벗은 이의 옷을 벗기며

    기진맥진한 사람에게 물 한 모금 주지 아니하고

    굶어 죽는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지 않더니,

    주먹이 세다고 하여 땅을 차지하고는

    세도가 있다고 하여 그 차지한 땅에서 거들먹거리면서

    과부를 알몸으로  쫓아 내고

    고아들의 팔을 꺾더니,

    그러고도 어찌 올가미를 벗어나며

    갑자기 덮치는 무서운 일을 피할 수 있겠는가?

    어둠이 밀려 오면 앞이 캄캄해지고

    홍수에 휘말리는 것도 그 때문이 아닌가?

    하느님게서는 하늘 높이 계시어

    아득히 높은 별들을 내려다 보고 계시는 분,

    그런데, 자네는 감히 비웃는구나.

    "하느님이 안다면 무엇을 알랴.

    어둠에 싸여 있으면서 무슨 심판을 하랴!

    구름에 기리워 아무 것도 보지 못하며

    하늘 가를 서성거리고 있으면서.........."

    악인들이 가던 그 옛길,

    자네는 아직도 그 길을 걸으려는가?

    그들은 때도 아닌데 덜미르 잡히고

    삶의 터전을 강물에 떠내려 보냈다네.

    그들은 하느님께, "썩 비키시오.

    전능하신 분이 우리를 어찌하겠다는 거요?"하며 빈정거렸고

    하느님을 제쳐 놓고 일을 꾸몄는데도

    하느님께서는 그 악한들의 집을 좋은 것으로 채워 주셨단 말일세.

    그러나 의인은 그들이 망하는 것을 보고 기뻐하며

    순진한 사람은 그들을 비웃게 될 것일세.

    "그들의 재산을 말끔히 없어지고

    쓰다 남은 것은 불에 타 버리는구나."

 

    그러니, 이제 하느님과 화해하고 가까와지게나.

    그리하면 정녕 복이 돌아 오리니,

    그의 입에서 나오는 가르침을 받고

    그의 말씀을 속 깊이 새겨 두게.

    겸손하게 전능하신 분께 돌아 오고

    장막에서 온갖 거짓을 몰아 내게.

    금을 땅에 내버리고

    오빌의 정금을 냇가의 돌틈에 버린다면,

    전능하신 분께서 금처럼 귀중하게 보이고

    순은처럼 빛나 보일 것일세.

    전능하신 분께서 자네의 즐거움이 되어

    하느님께 얼굴을 쳐들게 될 것일세.

    그에게 빌면 정녕 들어 주시리니

    자네는 서원한 대로 바칠 수 있게 될 것일세.

    마음먹은 일은 무엇이든지 다 이루어지고

    앞길은 환하게 빛날 것일세.

    하느님께서는 거만한 자를 누르시고

    겸손한 자를 도와 주신다네.

    그는 무죄한 사람을 풀어 놓으시는 분,

    그러니 자네도 손만 깨끗하다면 풀려 날 것이 아닌가?

 

 

욥의 답변

 

23 욥이 말을 받는다.

    오늘 또 이 억울한 마음 털어 놓지 않을 수 없고

    그의 육중한 손에 눌려 신음소리조차 내지 못하겠구나.

    그가 어디 계신지 알기만 하면,

    당장에 찾아 가서

    나의 정당함을 진술하겠네.

    반증할 말도 궁하지는 않으련만.

    그가 무슨 말로 답변하실지를 꼭 알아야겠기에

    그 하시는 말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들어야겠네.

    그가 온 힘을  기울여 나를  논박하실까?

    아니, 나의 말을 듣기만 하시겠지.

    그러면 나의 옳았음을 아시게 될 것이고

    나는 나대로 승소할 수 있을 것일세.

    그런데, 앞으로 가 보아도 계시지 않고

    뒤를 돌아 보아도 보이지 않는구나.

    왼쪽으로 가서 찾아도 눈에 뜨이지 아니하고

    오른쪽으로 눈을 돌려도 보이지 않는구나.

    그런데도 그는 나의 걸음을 낱낱이 아시다니.

    털고 또 털어도 나는 순금처럼 깨끗하리라.

    나의 발은 그의 발길을 따라

    그가 가시는 길을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았네.

    그의 입술엣 흘러 나온 계명은 저버린 일이 없으며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마음 깊숙이 간직해 두었네.

    그러나 그가 결정하시면 아무도 돌이킬 수 없고

    그가 계획하시면 기어이이루어지고야 마는 것,

    그의 모든 계획이 다 시행되었듯이

    나에게 내리신 형도 집행하시겠지.

    그러나 어찌 그의 앞에 나서는 것이 두렵지 않겠는가?

    생각만 해도 떨리는구나.
    하느님 앞에서 가슴이 철렁 내려 앉고

    전능하신 분 앞에서는 간담이 서늘해지는구나.

    차라리 온통 어둠에 싸여,

    나의 얼굴이여, 흑암 속에 묻혀라.

24 전능하신 분께서 어찌하여 재판날을 밝히시지 않는가?

    그와 가까운 자에게 어찌하여 그 날을 감추시는가?

    악한 자들은 지계표를 멋대로 옮기고

    남으 양떼를 몰아ㅏ가 제 것인 양 길러도 좋고

    고아들의 나귀를 끌어 가고

    과부의 소를 저당잡아도 되는가.

    가난한 사람들을 길에서 밀쳐 내니

    흙에 묻혀 사는 천더기들은 아예 숨어야 하는가.

    들나귀처럼 일거리를 찾아 나가는 모습을 보게.

    행여나 자식들에게 줄 양식이라도 있을까 하여

    광야에서 먹이를 찾아 헤매는 저 모양을 보게.

    악당들의 밭에서 무엇을 좀 거두어 보고

    악인으 포도밭에서 남은 것을 줍는 가련한 신세,

    걸칠 옷도 없이 알몸으로 밤을 세우고

    덮을 것도 없이 오들오들 떨어야 하는 몸,

    산에서 쏟아지는 폭우에 흠뻑 젖었어도

    숨을 곳도 없어 바위에나 매달리는 불쌍한 저 모습을 보게.

 

    아비 없는 자식을 젖가슴에서 떼어 내고

    빈민의 젖먹이를 저당잡아도 괜찮은가,

    걸칠 옷도 없이 알몸으로 나돌이를 해야 하고

    빈 창자를 움켜 잡고 남의 곡식단을 날라야 하는 신세,

    악인들의 돌담 사이에서 기름을 짜며

    포도 짜는 술틀을 밟으면서 목은 타오르고

    죽어 가는 자의 신음소리와

    얻어 맞아 숨이 넘어갈 듯 외치는 소리가 도시마다 사무치는데

    하느님은 그들의 호소를 들은 체도 아니하시네.

 

    악인은 떳떳한 생활을 꺼려하여

    밝은 기를 알아 보려고도 하지 않고

    그 길을 따라 살려고도 않는 자들,

    해만 지면 살인자가 활개를 치며

    빈민과 가난한 자들을 죽이려 찾아 다니고

    밤만 되면 도둑이 판을 치는 세상,

    남의 아내를 넘보는 눈은 어둠을 기다리며

    "아무도 나를 보지 못한다"고 하며 얼굴을 기리는 무리,

    어둠을 타서 남의 집을 뚫고 들어 가며

    낮이면 틀어 박히는, 모든 빛을 외면한 족속,

    한밤중이 그들에게는 아침인가

    짙은 어둠 속에서 온갖 무서운 일을 자행하는 무리.

    그렇지 않은가?

    내가 거짓말장이요 허풍이나 떠는 자임을

    증명할 사람 있거든 나서게.

 

 

빌닷의 세 번째 충고

 

25 수아 사람 빌닷이 말을 받았다.

    그가 다스리시는데 어찌 두렵지 않겠는가!

    그는 하늘 높은 곳에서 평화를 펴시는 분,

    그의 군대는 이루 헤아릴 수 없으니

    그의 복병의 공격을 누가 피하겠는가?

    하느님 앞에서 그 누가 죄없다 하겠는가?

    여인에게서 난 사람이 어찌 순결할 수 있겠는가?

    그의 눈에는 달빛도 비치라고 할 수 없고

    버결들도 맑다고 할 수 없는데

    하물며 구더기 같은 인새이랴.

    벌레 같은 사람이랴!

26 저 땅 밑에서 그림자처럼 흐느적이는 자들,

    바다와 그 속에 갇혀 있는 자들이 어짜 떨지 않으랴!

    그의 앞에서는 저승도 벌거숭이,

    죽음의 나라도 그대로 드러나네.

    북녘에 있는 당신의 거처를 공허 위에 세우시고

    땅덩어리를 허공에 달아 놓으신 이,

    뭉게구름으로 물을 싸 두셨는데

    그 물의 무게에 그름이 터지는 일도 없네.

    그름을 밑에 깔아

    당신의 보좌를 가리우시고

    물의 표면에 둥근 금을 그으시어

    빛이 끝나고 어둠이 시작되는 곳을 표시하셨네.

    하느님께서 꾸짖으시면

    하늘을 받친 기둥들이 놀라 흔들거리니

    그의 힘은 바다를 잠잠케 하셨고

    그의 슬기는 라합을 쳐부쉈네.

    그의 콧김으로 하늘은 개고

    레비아단은 도망치다가 그의 손에 찔려 죽었네.

    그러나, 이런 것은 거닐으시는 그의 옷자락 소리,

    들리는 듯 마는 듯하는 그의 음성,

    그런데, 그의 벽력 같은 소리를 누가 알아 들을 것인가?

 

 

욥의 대답

 

    욥이 말을 받았다.

    자네는 맥빠진 사라믈 잘도 돕고

    힘없이 늘어진 팔을 잘도 잡아 주는군.

    어리석은 자를 끼우쳐 주고

    묘한 길을 잘도 가르쳐 주는군.

    자네가 하는 말은 누구에게서 들은 말인가?

    자네가 내쉬는 숨결은 도대체 누구의 숨결인가?

27 욥이 계속해서 탄식하며 읊조렸다.

    나의 옳음을 마다시는 살아 계신 하느님의 이름으로,

    나에게 고통을 주시는 전능하신 분의 이름으로 말한다.

    나의 입김이 끊기지 않고

    하느님의 숨결이 나의 코에 붙어 있는 한,

    나의 입술은 맹세코 거짓말을 않으리라.

    나의 혀는 허풍을 떨지 않으리라.

    내가 머리를 숙이고, 자네들이 옳다고 할 줄 아는가?

    어림도 없는 일,

    나 숨기기까지 결토 굽히지 않겠네.

    나에게는 잘못이 하나도 없네.

    내가 죄없다는 주장을 굽힐 성싶은가?

    이 날 이 때까지 마음에 꺼림칙한 날은 하루도 없었네.

 

    나의 원수여, 불의한 사람처럼 망하여라.

    나의 적수여, 악당들처럼 망하여라.

    불경스런 자는 하느님께서 끊어 버려,

    그 목숨을 거두시는데

    무슨 희망이 남아 있으랴?

    재앙이 그 위에 떨어질 때

    하느님께서 그의 부르짖음을 들으시랴?

    전증하신 분껫 그의 즐거움이 되시며

    그가 무슨 일을 당하든지 과연 하느님을 부를 것인가?

    나 자네에게 하느님의 힘을 가르쳐 주고

    전능하신 분의 속뜻을 열어 보여 주리라.

    이런 일은 자네도 얼마든지 보아 온 일,

    그리고도 어찌 그렇게 헛소리만 한단 말인가?

 

 

소바르의 마지막 답변

 

    불의한 자가 하느님에게서 물려받을 분깃을 모르는가?

    포악한 자가 전능하신 분에게서 이러 받을 유산을 모르는가?

    자식이 많으면 칼에 맞아 죽는 자식이 많고

    먹을 것이 없어 헤매는 어린것들이 많아질 뿐,

    살아 남은 식구래야 제대로 묻히지도 못하고

    미망인들은 울 수도 없는 신세,

    티끌처럼 은전을 쌓아 올리고

    흙더미처럼 옷을 쌓아 두어도

    그가 쌓아 둔 것을 의인이 입고

    그의 돈은 죄없는 이가 차지할 것일세.

    아무리 알뜰하게 집을 지어도 고작 거미줄이요,

    아무리 살뜰하게 세워도 고작 파수꾼의 초막이라,

    흐뭇하게 여기며 드는 잠자리도 그것으로 마지막이요,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알거지라네.

    홍수처럼 몰아치는 공포와

    밤에 일어나는 폭풍에 쓸려 갈 몸,

    불어 오는 열풍에 번쩍 들려

    섰던 자리에서 날려 갈 신세,

    하느님께서 사정없이 쏘아 대시는데

    누가 그의 손에서 빠져 나갈 수 있으랴?

    사람들이 손뼉치며 모여 오고 휘파람을 불며 몰려 오니

    귀구멍을 찾지 않을 수 없으리라.

(24)그런 사람들은 삽시간에 물에 떠내려 갈 것일세.

    유산으로 물려 받은 토지에는천벌이 내려

    그 포도원에 발길조차 돌리지 않게 될 것일세.

    눈 녹은 물이 깡마른 더위에 말라 버리듯,

    죄지은 자들은 죽음의 목구멍으로 들어 가고 말겠지.

    제 고장 장터마저 그를 기억하지 못하고

    그의 명성을 아는 자가 모두 없어지리니

    거짓은 나무처럼 쪼개지고 만다네.

    돌계집을 학대하고

    과부를 못살게 구는 자들,

    하느님께서 이런 포악한 자들을 당신의 힘으로 휘어 잡으시리니

    한번 일어나시면, 그들의 생명은 안개같이 사라지리라.

    배를 퉁기며 살도록 내버려 두셔도

    실상은 그의 걸음을 낱낱이 헤아리신다네.

    물거품 같은 영화는 지나가서 자취도 없게 되고

    짠나물처럼 쓰러져 뽑히고

    이삭처럼 잘려 버릴 것일세.

 

28 은을 캐어내는 광산이 있고

금을 제련하는 제련소가 있지 않는가?

쇠는 땅에서 파내고

구리는 광석에서 녹여 내지 않는가?

사람은 흑암에 종지부를 찍고

깜깜하고 음침한 데서 광석을 캐내기 위하여

땅 속 깊은 곳을 샅샅이 파헤치며

인가에서 멀리, 인기척도 없는 곳에 가서

갱을 뚫고 들어 가네.

혼자서 대롱대롱 매달리며 극성이구나.

양식을 내는 땅이건만

벌집 쑤셔 놓듯이 뒤범벅을 만들며

땅 속 바위에서

빛나는 사파이어,

번쩍이는 금가루도 파낸다네.

거기에 이르는 길은 독수리도 모르며

매의 눈초리도 발견하지 못하고

야수의왕자도 밟아 본 적이 없네.

그러나 사람은 단단한 돌산을 기어이 부수고

산들을 뿌리째 파헤치며

바위를 뚫고 물기를 터

갖가지 보화를 하나도 놓치지 않을 양,

눈에 등불을 켜고

물줄기를 더듬어 샘을 찾아 내며

숨은 것들을 활짝 드러내고야 만다네.

그러나 지혜는 찾을 길 없고

슬기는 만날 길이 없구나.

만물이 숨을 쉬는 이 땅 위에서

그 길을 찾을 생각일랑 아예 말아라.

물 속의 용이 외친다.

"이 속에는 없다."

바다도 부르짖는다.

"나에게도 없다."

순금을 얼마나 주면 얻을  수 있을까!

은을 얼마나 달아 주면 살 수 있을까!

오빌의 금 따위는 내놓지도 못하고

값진 루비나 사피이어도 그 곁에 둘 수 없네.

정금이나 유리도 함께 진열할 수 없으며

순금의 세공품을 바꿀 수도 없네.

산호나 수정 따위는 말도 안 되는데

지혜를 제쳐 놓고 진주를 캐겠는가?

에디오피아의 토파즈도 가지런히 놓일 수 없으니

금이 아무리 순수하기로서니 어찌 비길 수 있으랴!

그런 지혜를 어디에 가서 찾겠는가?

그런 슬기를 어디에 가서 만나겠는가?

숨쉬는 동물의 눈에는 도무지 보이지 아니하고

하늘을 나는 새에게조차 숨겨져 있는데

파멸과 죽음도 말하네.

"그런 것이 있다는 것을 풍문으로 들었을 뿐이다."

그러니 하느님밖에 누가 그 있는곳을 알며

그 곳으로 가는 길을 찾아 내겠는가?

땅 끝까지 미치는 그의 눈길을 피하여

하늘 아래 무엇을숨길 수 있으랴!

바람을 저울로 달아 내보내시며

물을 됫박으로 되어 쏟으시고

비가 쏟아져 내릴  홈을 파시며

천두이 스쳐 갈 기를 내셨을 때,

하느님께서는 지혜를 살픽시고 헤아리셨네.

슬기를 세우시고 서험하셨네.

그리고사람에게 이르셨네.

"주를 두려워하는 것이 곧 지혜요

악을 싫어하는 것이 곧 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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