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이어쓰기

욥기 32장 1절 - 33장 3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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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숙 [sjs88] 쪽지 캡슐

2003-02-10 ㅣ No.304

엘리후의 충고

 

32 이렇듯이 욥이 자기의 무죄를 주장하자 세 친구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그런데 람족 출신인 부스 사람 바라켈의 아들 엘리후가 옵을 대단히 못마땅하게 생각하였다. 하느님보다도 옳은 체하는 것이 괘씸하기 그지없었다. 그는 욥의 세 친구에게도 솟아 오르는 의분을 참을 수 없었다. 그에게 답변다운 답변을 하지 못함으로써 결국 잘못이 하느님에게 있는 것이 되어 버렸으므로 못마땅하였던 것이다. 그러아 그들이 자기보다 나이가 많았기 때무네 그들이 욥과 말을 주고 받는 동안 참고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엘리후는세 친구가 답변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의분을 느꼈다. 그리하여 부스 사람 바라켈의 아들 엘리후는 입을 열어 말하기 시작하였다.

    어르신네들에 비하면

    저는 한낱 풋나기입니다.

    제가 무엇을 안다고 아뢰랴 싶어

    황송하여 망설였읍니다.

    나이가지굿이 들어야 할 말이 있고

    연치가 들어야 지혜를 안다고 생각했었읍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슬기란 사람 속에 있는 얼이요,

    전능하신 분의 입김에서 풍겨 오는 것이더군요.

    나이가 많다고 지혜로와지는 것도 아니었읍니다.

    그러니 제 말을 들어 보십시오.

    저도소견을 펴 보이겠읍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어르신네들이 말씀하시는 동안 기다렸읍니다.

    그럴듯한 말을 골라서 토로하시는

    그 슬기로운 의견에 귀를 기울였읍니다.

    어르신네들의 소견을 귀담아 들었읍니다.

    그런데 아무도 욥을 논박하지 못하시고

    그의 말을 꺾지 못하시더군요.

    "이제야 우리도 지혜를 깨쳤다.

    그를 쓸어 가는 일은 사람이 할 일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하실 일이다."

    이렇게 말씀하지 마십시오.

    욥이 아직 저에게 말을 걸어 온 것은 아닙니다마는

    저는 그런 식으로 논박하지는 않겠읍니다.

 

    아, 저렇게도 어리둥절 말문이 막히다니,

    아주 유구무언이시군.

    저렇게도 어안이 벙벙하여 말을 못하고 서 있는데

    어찌 더 이상 기다리고 있으랴!

    이제 나도 할 말을 해야지.

    나의 소시늘 피력해야지.

    내 입은 말로 차 있어 터질 듯하고

    뱃속에선 태풍이 이는 것 같구나.

    가슴 속에 술이 부글부글 끓는 것이까?

    새 술부대가 금방 터지기라도 할 듯하구나.

    속이 후련하게 말해 버려야지.

    입을 열어 속을 털어 놓아야지.

    누구의 편이나 들고

    누구에게 아첨이나 할 것인가?

    나는 애당초 아첨 같은 것과는 인연이 멀다.

    그랬다가는 나를 만드신 분이 당장 나으 말문을 막으시리라.

 

 

33 욥, 이제 내 말을 들어 보시오.

    한 마디도 놓치지 말고 귀를 기울이시오.

    이제 내가 말하겠소.

    입 속에서 혀가 굴려 내는 말을.

    그 말은 나의 마음에서 우러나는 소리,

    나의 입술은 솔직하게 소신을 토로할 것이오.

    나도하느님의 콧김으로 생겨난 몸,

    전능하신 분의 입김을 받아 숨쉬게 된 몸이오.

    할 말이 있거든 대답해 보시오.

    나와서 변론을 펴 보시오.

    나라고 하느님 앞에서 당신과 무엇이 다르겠소?

    나도 먼지로 빚어 만드신 것,

    그러니 내기 무슨 소리를 하든지 겁내지 마시오.

    내가 당신을 너무 심하게 다루리라고 염려하지도 마시오.

    내 귀가 당신의 말을 어찌 한 마디인들 놓쳤겠소.

    당신이 하는 말을 나는 다 들었소.

    "나는 순결하여 죄가 없다.

    깨끗하여 거리낄 것이 없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나를 몰아 세울 구실이나 칮으시고

    나를 원수로 여기신다.

    나의 발에 차꼬를 채우시고

    나의걸음을 낱낱이 감시하신다."

    이런 당신의 말을 나는 도저히 옳게 받아 들일 수 없소.

    똑똑히 일러 드리리다.

    하느님은 사람과 비길 수 없는 분이오.

    그런데, 당신의 말에 한 마디 답변도 않으신다고 해서

    어떻해 하느님을 비난할 수 있겠소?

    사람이 모를 뿐,

    하느님께서 말씀하시는 길은 이런 길도 저런 길오 있다오.

    깊은 잠이 덮어 씌워

    모두들 자리에 쓰러져 곯아 떨어지는 밤에

    하느님께서는 꿈에 말씀하시고 나타나 말씀하시지 않소?

    사람들의 귀를 열어 주시고

    깜짝 놀라게도 하시어

    악한 일에서 손을떼고

    건방진 생각을 버리게도 하신다오.

    그리하여 목숨을 무덤 어귀에서 건져 내시고

    생명을 저승길에서 돌려 세우시지요.

    병상에서 신음하는괴로움,

    뼈 마디마디 쑤셔 대는 아픔이

    그의징계가 되는 수도 있다오.

    음식이 전혀 입에 당기지 않아

    진수성찬도 입에 쓰기만 하고

    뼈들은 앙상하게 가죽으로 덮여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몰골,

    그 인간의 넋은 무덤의 문턱에 다다랐고

    그의 생명은 죽음의 문턱을 막 넘어서려는데,

    수많은 하늘의 천사 중 하나가 나타나 일깨워 준다면,

    마음을 바로잡으라고 일러 준다면 다 되는 일,

    이렇듯이 자비를 베푸시어,

    "살려 주어라.

    무덤으로 들어 가지 않게 하여라.

    나 이미 속전을 받았다"하고

    말씀해 주신다면

    그의 근육은 절믄이처럼 팽팽해지고

    혈기왕성하던 한창때로 돌아 갈 것이오.

    하느님께 빌기만 하면 은총을 받아

    기뻐 소리치며 하느님의 얼굴을 뵙게 되지 않겠소?

    하느님께서 그의 무죄를 선포해 주시지 않겠소?

    이렇게 되면 그는 사람들 앞에서 노래할 것이오.

    "나는 죄를 지었다.

    나는 부정을 저질렀다. 그러네,

    그는 나의  죄를 벌하시지 않았다.

    무덤 어귀에서 나의 목숨을 살려 내시어

    나의 생명이 다시 빛을 보게 되었다."

    아,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을 모두 이런 일.

    두변이고 세 번이고 사람을 이렇게 돌보아 주신다오.

    사람의 목숨을 무덤에서 살려 내시고

    빛을 받아 생기를 되찾게 하여 주신다오.

 

    욥, 이제 정신을 차리고 내 말을 들으시오.

    내가 말하겠소. 진정하시오.

    대답할 말이 있으면 어서 말해 보시오.

    당신이 무죄하다면야 즐겨 인정해 주겠소.

    그렇지 못하거든 내 말을 들으시오

    내가 일러 주는 지혜를 조용히 들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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