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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3.16 아름다운 쉼터(내 탓이요(로버트 풀검, ‘지구에서 웃으면서 살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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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4rang2] 쪽지 캡슐

2011-03-16 ㅣ No.627

내 탓이요(로버트 풀검, ‘지구에서 웃으면서 살 수 있는 87가지 방법’ 중에서)

우리 집에는 식구 다섯 명과 큰 사슴 인형 한 마리가 산다. 우리는 속죄양 시스템을 도입했다. 모두 하루씩 맡아 그날은 집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 사람 탓으로 돌리는 것이다. 토요일에 일어난 일은 가정부 탓이다. 문제 될 것은 없다. 가정부는 토요일에 출근하지 않으니까. 사슴 인형 존은 화요일이고 식구 모두 정해진 요일이 있다. 이렇게 하기 시작한 것은 사슴 인형 때문이다. 슬픈 눈을 가진 인형은 오랫동안 집에서 굴러다녔다. 그것을 열아홉 살 된 조카가 불쌍히 여겨 존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식구로 삼았다.

어느 날 아침 나는 우유를 찾았다. 그런데 누가 우유를 다 먹고 사 놓지 않았다. 화를 내는데 조카가 사슴 인형을 들고 와 말했다.

“존이 그랬어요. 미안하대요.”

사슴 표정을 보니 진짜 미안해하는 것처럼 보였다. 우리는 웃었다. 그 뒤 모두 무슨 일만 있으면 사슴 탓으로 돌렸다. 그러다 조카가 존한테 그러는 것을 불공평하다고 토로했다. 존이 받는 부담이 무거워 우울해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부담을 나누었다.

오늘은 모두 내 탓이다. 나는 종일 집에 없었다. 그러나 집에 와서 “정말 미안해.” 하면 식구들은 한바탕 웃고 “용서할게.”라고 한다. 나는 내가 무슨 일을 잘못했는지 얘기를 들은 뒤 뉘우친다. 날마다 사소한 잘못을 지적하고 뉘우치는 과정에서 우리는 많이 웃을 뿐 아니라, 죄와 비난을 날려 버린다. 잘못을 발견하는 일이 생기 있는 가족 놀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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