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실화]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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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권 [redsky] 쪽지 캡슐

2000-05-13 ㅣ No.2490

저희 학교 교양과목 시간에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이였습니다.

 

한 남자분이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있었습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때는 1989년 제주도에서 서울로 가는 비행기안이였습니다.

 

비행기 제일 앞 좌석에 나란히 그 둘은 앉아 있었지요.

 

비행기 앞 좌석은 바로 옆에 스튜어디스의 자리가 보이는 곳이죠...

 

스튜어디스에게 어떤 얘기를 하던 중 둘은 서먹하게나마 인사를 하게 되었고,

 

그냥 그렇게 얼굴을 익히게 되었지요...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고등학생인 남자는 서울의 사촌누나 집으로 여름방학차 놀러 왔었습니다.

 

어느날 누나와 함께 백화점으로 갔다가 옆 사람과 부딪치게 되어서,

 

물건을 떨어뜨렸는데, 그 사람을 쳐다보니 바로 비행기를 같이 타고 왔던...

 

그 여자였습니다. 둘은 서로를 알아 보았지요.

 

셋이서 같이 커피숍으로 가서 얘기를 하고, 어느정도 친숙해지면서..

 

서로의 연락처를 이번에는 주고 받았지요...

 

그는 서울에서 지내는 나머지 3주동안 그녀한테서..서울안내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서로에게 꽤.. 친숙하게 되었지요.

 

방학이 끝나고도 서로간에 편지를 주고 받으며,

 

전화를 할 수 있는 그런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삼년의 시간이 흘러서... 학력고사를 치고

 

그녀와 그는 15일동안 같이 남해에서 시작해 동해안 일대를 같이 둘러보는 여행을 하게 되었지요.

 

그는 그녀와의 시간이 그렇게 소중하게 여겨질수가 없었습니다.

 

서로에게는 너무나 귀한 시간...이였다고 생각합니다.

 

둘은 대학교로 진학을 하게 되었는데 각기 다른 학교에 진학하였습니다.

 

주말이면 둘이서 반드시 만나자고 약속했는데,

 

그녀는 서울, 그는 대구에서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둘은 그 중간인 대전에서 항상 주말을 보내고는 했지요.

 

둘이서 주말이면 항상 대전시내를 둘러 다녔고, 각기 다른 추억을 만들고는 했지요.

 

시간이 지나서 그 남자는 군대를 가게 되었습니다...

 

군대를 다녀온 그 순간까지도 그녀는 그를 기다리고 있었고,

 

8년이라는 시간동안 번번한 고백 한 번 못한 그에게

 

그애는 아무런 핀잔없이 묵묵히 기다려 주었습니다.

 

그녀와 그는 동갑이였기에 복학하여 학교를 다니던 그와는 대조적으로

 

그녀는 이미 학교를 졸업한 뒤였죠.

 

또, 그녀의 집안은 소위 잘사는 편에 속한 집이였고,

 

그 당시 그녀의 집에서는 한참 혼사 얘기가 오고 갔던 모양입니다.

 

그녀는 ’신경쓰지 말아’라고 했지만,

 

그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남자로서의 자립감, 직장, 그 스스로에 대한 불만으로 인해서 그런 감정을 추스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때 그녀는 혼사얘기를 뒤로 미루고,

 

삼촌의 추천으로인해 영국bbc에 인턴사원 형식으로 유학을 떠나게 됩니다.

 

어설픈 인사 한 마디 못 붙인채,

 

그는 그녀를 그렇게 영국으로 보내었습니다.

 

그녀가 갔다오면 한 명의 어엿한 남자가 되어 있을 거라 자위하면서 말이죠.

 

2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작년 9월 정도의 얘기이죠.

 

그는 그녀 집에서의 전화를 통해서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얘기를 듣게 됩니다.

 

그녀가...

 

 

영국에서 교통사고로 숨졌다는 겁니다...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삶이 갈갈이 찢겨지는 것만 같았고...

 

그녀에 대한 소심했던 마음에 대한 후회로 미칠 것만 같았습니다.

 

그는 학교를 잠시 휴학하게 되었고

얼마동안 그는 아무데도 나가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3달 정도가 지나갔습니다. 작년 12월 31일의 얘기입니다..

 

그 일로부터 어느정도 안정을 찾은 뒤인 그때는

 

그녀와 그가 만난지 4000일이 되는 날이였습니다.

 

밀레니엄을 맞이하는 종소리와 함께 전화벨 소리가 울렸습니다.

 

전화기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그녀의... 목소리였습니다..

 

   "나.. 절대 힘들지 않아.

    비록 어떤 힘든 일이 있더라도 함께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해.

    행복한 밀레니엄 맞이하고, 정말 사랑해..."

 

라고...

 

당시, 영국에서는 ’밀레니엄 콜’이라는 하나의 서비스가 있었던 모양인데,

 

그녀가 죽기전에 녹음시켜 놓았던 거였습니다...

 

 

정말... 눈물이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나왔습니다...

 

’이럴 수도 있구나’하고 말이죠..

 

 

그녀의 이름은 이미소였고..

 

그 남자는 바로 여러분 앞에서 이야기하는 저...입니다..." 라고...

 

그 남자분은 울먹이면서 얘기를 마쳤습니다..

 

 

 

푼글이구여..넘 슬퍼서리...ㅠ.ㅠ

 

여러분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하지 못하고 있다면, 얼른 고백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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