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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줄타기 곡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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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 [sjjbernardo] 쪽지 캡슐

2000-01-29 ㅣ No.710

"외줄타기 곡예사"

 

  외줄타기 곡예사가 있었습니다.

  이 마을 저 마을 떠돌아다니며 묘기를 보이던 곡예사는 점점 더 어려운 기술을 개발해야 했습니다. 때문에 외줄의 높이는 점점 높아져 갔고 하지만 곡예사는 한 번도 줄에서 떨어진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곡예사는 나이아가라 폭포 위에서 줄타기 시범을 보여달아라는 제의를 받았습니다.

  흔쾌히 그 제의를 수락한 곡예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외줄에 올랐섰습니다.

  그가 조심스럽게 한 발을 내딛자 사람들은 일제히 숨을 죽였습니다. 잘못하여 발이 어긋나면 곡예사는 천길만길 물 속으로 빠질 수도 있는 위험한 순간이었던 것입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어, 곡예사는 마침내 반대편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그 때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던 곡예사가 소리쳤습니다.

  "여러분, 저는 외줄을 타고 폭포를 건넜습니다. 여러분은 제가 다시 건너편으로 갈 수 있으리라 믿으십니까?"

  그러자 사람들은 믿는다는 뜻으로 다시 한 번 박수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곡예사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하더니 다시 물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저를 믿어주셔서. 그렇다면 여러분 중 저와 같이 저편으로 건너갈 수 있는 분은 제 어깨에 타십시오."

  그러나 이번에는 아무도 나서지 않았습니다. 서로의 얼굴을 살피며 눈치를 보는 사람들 가운데 누군가 손을 들고 나섰습니다. 그것은 뜻밖에도 작은 사내아이였습니다. 곡예사는 소년에게 살짝 미소를 보냈습니다.

  이윽고 소년을 어깨에 태운 곡예사가 외줄을 건너가기 시작했습니다. 흔들흔들 줄이 흔드릴 때마다 사람들의 가슴은 걱정스러움으로 타들어갔습니다. 그렇지만 소년의 얼굴엔 두려움의 기색이라곤 전혀 없었습니다.

  줄타기는 다시금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곡예사가 소년을 내려놓자 사람들이 앞다투어 소년의 용기를 칭찬해 주었습니다.

  "너 무섭지 않았니? 떨어지면 어쩌려고 그랬어?"

  소년은 방글방글 웃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안 떨어질 줄 알았어요. 왜냐하면 전 저의 아빠를 믿거든요."

(외환노보 99,4월호 가운데에서)

 

우리가 지녀야 할 참된 믿음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우리의 생명을 예수님께 모두 맡기고, 예수님의 어깨에 타고 예수님과 함께 세상에 놓여진 외줄을 타고 가는 것이 아닐까요?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가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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