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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83회신]로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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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 [sjjbernardo] 쪽지 캡슐

2001-06-22 ㅣ No.6994

 

첫번째 상영작으로 대만영화 '로빙화'를 추천합니다. 너무나도 감동적이고 가슴 쓰라린 영화입니다. 꼭 같이 보았으면 하는 영화입니다. 아래의 내용을 읽어보시고 보기를 원하시는 분은 '추천'을 꼭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로빙화

 

좋은 그림, '참교육이란 어떤 것일까'에 대한 의문

 

ㄱ. 감    독 : 양립국 (제작년도:1993)

ㄴ. 주    연 : 황곤현, 이숙정, 우한

ㄷ. 시대배경 : 20세기 후반 대만

ㄹ. 상영시간 : 103분

 

영화 줄거리

 

영화가 시작되면 화면 가득 차밭과 노란 꽃이 보입니다. 그리고 귀여운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여러분이 보시는 꽃이 바로 로빙화! 한때 잠깐 피었다가 시들어버리죠. 농부들이 차나무 밑에 두면 거름이 되어서 차나무를 잘 자라게 만들죠. 죽어서도 좋은 향기를 전해주는 꽃이에요." 홀아버지 밑에서도 티없이 자라는 소년 아명이는 그림 그리기를 무척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아명의 소원은 강 건너 보이는 앞산의 풍경을 여러 색깔로 담아보는 것, 앞산은 아침이면 물안개가 피어올라 하얗게 빛나고 황혼녘이면 노을에 물들어 주홍빛으로 변합니다. 하지만 그저 바라볼 뿐, 아명은 종이와 크레파스를 살 돈이 없어 그려볼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명이 다니는 초등학교에 미술 선생님 한 분이 새로 부임해 오십니다. 새로 오신 곽 선생님이란 분은 단번에 아명에게 천재적인 소질이 있음을 아시고 여러모로 용기를 북돋워주십니다. 미술시간, 아이들의 그림을 둘러보던 곽 선생님은 아명에게 다가와 묻습니다. "왜 태양이 파란색이지?" "그래야 아버지가 쓰러지지 않아요!" 며칠 전 아명의 아버지는 차밭에서 일하시다 태양열 때문에 쓰러지신 적이 있어 아명은 빨간색 대신 푸른색으로 태양을 메꿔 버린 것입니다. 틀에 박힌 그림이 아니라 마음속에서 우러나온 솔직한 표현과 상상력을 잘 보여 주는 부분입니다. '달을 먹는 개'라는 상상화 외에도 아버지의 차농사를 망치는 괘씸한 차벌레들의 모습을 과장해 그린 그림이나 팔려가는 돼지, 네 발을 묶어놓고 멍멍이를 그리는 모습 등 둘레사물과 느낌들을 천진난만하게 표현하는 아명의 모습은 절로 웃음을 안겨줍니다. 꼴찌에다 말썽꾸러기지만 그리고 싶은 것을 자유자재로 그릴 수 있는 아명. 엄마를 대신하여 헌신적으로 동생을 돌보는 누나 아매, 그리고 인간적인 곽 선생님의 등장으로 아명의 천재성이 드러나는 듯하지만 곧 현실적인 이유로 빛을 잃게 됩니다. 전국미술대회에 출전할 학교 대표로 이장아들인 임지홍이 뽑히자 고아명은 "부잣집 애들은 무엇이든 다 잘하는 것 같아요"라며 학교를 뛰쳐나와 곽 선생님이 사주신 크레파스를 강에다 집어 던집니다. 그러는 사이 아명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미처 피어나기도 전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납니다. 한편 이 일을 계기로 곽 선생님은 학교를 그만두는 일까지 벌어집니다. 불합리한 학교측 태도에 치를 떨며 아명의 그림을 챙겨 들고 마을을 떠나던 날 곽 선생님은 아명의 그림 한점을 세계 미술대회에 출품, 결국 대상을 받게 됩니다. 예기치 않은 수상소식에 마을은 갑자기 천재소년 고아명의 찬사로 술렁이고 누나 아매는 속울음을 삼키며 동생 대신 연단 위에 올라가 소감을 말합니다. "동생이 그린 그림을 모두 이상하게 여겼지만 전 참 예뻤어요. 지금은 모두 동생을 천재라 하지만 상을 받기 전 곽 선생님만 인정해주셨습니다. 동생은 앞산 풍경을 큰 도화지 위에 많은 색깔로 그려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했는데, 이젠 그의 그림을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무덤 앞에서 흐느끼며 그림을 태우는 아버지와 누나, 뒤에서 이들을 지켜보는 마을 사람들과 곽 선생님, 또 아명의 영혼인양 강가를 나는 하얀 새 한 마리, 그리고 물안개 위로 울려 퍼지는 노래의 여운.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한 폭의 수채화같은 영화 <로빙화>. 아명의 엉뚱하고 개구진 행동 때문에 줄곧 웃음이 나오는 대목이 있는가 하면 어두운 교육 현실 속에 가려져있는 참교육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되새기게 하는 영화입니다.

 

 

함께 나눌 이야기

 

아명과 아명의 누나 아매는 그림 그리는 일 외에도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했던 어린이입니다. 영화의 처음과 끝에 나오는 '로빙화'라는 노래는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주는 곡이기도 합니다. 영화를 본 후 '로빙화'에는 어떤 전설이 담겨 있는지 정리해보세요.

  고아명의 그림과 임지홍의 그림을 두고 선생님들간에도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의 그림은 근본적으로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는지 이야기해 보세요. 또 잘 그린 그림이란 어떤 기준을 두고 말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 나누어보세요.

 

-윤희윤의 영화 읽기 중에서-

 

 

주님 안에 사랑 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가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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