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게시판

어라!다리에 알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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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 [tonik2] 쪽지 캡슐

2003-05-01 ㅣ No.361

{o,,o} have a nice day? [^..^]

 

오금이 저린다......

산을 내려 오면서 오직 머리 속에서 맴돌던 말이고

어찌하면 낙오안하고 무사히 산행을 마칠까 고민되던

순간순간들이었다.

실로 12시간이라는 대 장정의 산행이었다.

평상시 운동이란 숨쉬기 운동밖에 할수 없었던 내 자신이 원망되던 날이었다.

 

토요일 늦은 11시 성당에 집결한 우리는 어림잡아 50명.....

관광차에 몸을 실은 우리는 다음날 산행을 위해 잠을 청해야만 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잠이 오질않아 억지로 잠을 청할라하는데......

그러면 그럴 수록 잠은 오질 않고 하염없는 걱정에

부질없는 잡념에 더욱더 힘이 들더라...

어차피 이참에 핑계는 쇠주라 .......병나발 불면서 잠을 청했는데......

잠에서 깨어보니 어딘지는 몰라도 산행 시작지점이라는 것은 어렴풋이

짐작이 가더라.

 

안내자의 안내를 받으면서 우리는 어두운 가운데 김밥 배식을 하였고 ....

꼭두새벽 찬공기를 마시며 김밥을 먹은 우리는 후레쉬를 들고 산행을

조별로 시작했다.

제 1조 출발  제 2조 출발.........드뎌 우리 5조 출발......

후레쉬 불빛에 맞춰 우리는 오르고 또 오르고 ......드디어 희방 폭폭앞에

다다르고 먼동이 터오는 폭폭앞에서 기념촬열을 감행했다..............

과연 사진은 잘 나올까?

이때만해도 우린 그 기나긴 여정의 끝은 모른채 그저 흥분의 감격을 맛보기에 정신을 팔고 말았다.

 

걷고 또걷고 한참을 걸어봐도

주위는 온통 다래나무 허리잘린 모습들뿐

똑같은 주위 풍경에 다소 지쳐갈 무렵

우린 깔딱고개에 이르고

이때부터 고행의 시작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을 가다보면.

아픈다리 억지로 부려보고

청년들 흉볼까봐 성한척 열심히 걸어보고

뒤쳐질까봐 평지에서 열심히 걸어보고

옆에서 계속 걱정하며 관심을 가져주는

빈첸시오 형의 배려에 몸둘바를 모르고

뒤따라오며 걱정하는 안드레아 회장의 마음을 읽으며

나는 어느새 나 자신과의 싸움에 돌입해 있었다.

 

왠 샥시들이 저렇게 잘도 가나?

 

출발 당시만 해도 난 자신이 있었다.

어찌됐던 중간은 가리라고

그러나 이젠 서서히 그것이 판단착오라는 생각에 젖어든다.

평시에 그렇게 약하게만 보이던 우리 청년들 자매들이 그렇게 깡있어보이고   결심이 굳어보이고......너무나 잘도 산을 타고 있었다.

 

척박한 환경에 적응하려 애쓰는 작은 풀포기, 꽃송이를 보면서

대자연의 심오함을 맛보았고

천지창조를 단행하신 하느님의 무한한

능력과 경지를 체험하면서 ......

나는 오로지 낙오하지 않고 완주를 할 생각에

그 심오한 현장에 머무를 수가 없었다.

 

매찬 바람에 몸을 숙인 장송들이나......

바닥에 납작 엎드린 풀포기를 보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나니......

오늘 산행은 내 인생에 더도 없는 귀중한 산 경험이 되리라.....

 

산에서 드리는 미사성제는 더없이 훌륭한 미사가 되었고

오히려 부족하고 어설픈 공간에서 정성되이 드리는 제사가

얼마나 훌륭한 제사가 되는지......

그저 영롱한 하느님의 섭리에 감사를 드릴 따름이라....

 

비로봉 가는길

나는 외로운 산길을 저만치 홀로 걸어가고 있었다.

가도가도 끝이없는 계단의 연속

내가 제일 싫어하는 계단이었다.

한발 한발 띄기가 얼마나 힘이들었던가......

다시한번 완주를 다짐하며 나는 무의식중 자기최면에 빠져 걷고 있었다.

어느순간

이 소백의 대자연은 한없이 연약한 나를 감싸주고 있었다.

혹이나 낙오를 할까봐....힘들어 할까봐

때로는 내리막길도 주고 오르막길도 주고 평지도 주면서......

 

비로봉 정상에서 중식을 해결한후 우리는 다시 하산을 준비해야했다.

더욱더 저려오는 종아리 오금때문에 나는 자꾸만 뒤로 쳐지는 것이었다.

아차 싶어 나는 다시 힘을 내고......나의 전용약인 진로두꺼비를

치료약으로 쓰기 시작했다.

내복에 외용에 시원하게 바르고 알싸하게 마시고

약이 들어가서 그런지 점점더 무뎌지는 다리를

나는 숫제 잊어버리고 산행의 고된 내리막길을 수월하게 내려오고 있었다.

 

그렇게 무사히 산행을 마친 우리는 단양고수동굴아래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했다.

 

돌아오는 차속에서 나는 생각했다....

아무생각이 없다....나는 참으로 세상을 구원할 수 있을까 하고 ......

신림동 성당의 모든 청년 형제 자매들은 이번 산행에서 얻은 교훈을 발판삼아

더욱더 사랑하고 서로를 존중할 줄아는 젊음 이었으면 좋겠다.

 

이글을

행사를 주관하시고 계획하신 이원희 신부님과 학사님

청년연합회 최종권 안드레아 회장을 포함한 간부들.

특히 먼 길을 따라와 주신 빈첸시오 사목분과장님,

뒤에서 말없이 돌봐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분들이

주님의 축복속에 더욱더 평화로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글을 마감합니다.

 

산행을 무사히 마쳐주시도록 보살펴주신 우리 주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기도를 드려봅니다.

 

산행을 마치고 .......청소년분과위원 이승호 안토니오 배

첨부파일: 소백산단체사진.jpg(126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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