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본당/단체용)

기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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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건기 [jamesbae] 쪽지 캡슐

2002-03-10 ㅣ No.248

╋ 찬미 예수님

 

사순시기 동안 모든 형제 자매님들의 보이지 않는 거룩한 희생과 봉사를 기억합니다.

저는 모든 형제 자매님들께 제가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것을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서울대교구 송파동성당 마태오구역에는 김윤진(바울로)라는 형제가 있습니다.

 

그는 약 3년 전까지는 대한체육회 산하 펜싱협회 사무국장을 하던 분이었고 왕년에는 펜싱선수로서 맹활약을 하였습니다.

 

김 바울로 형제의 잘못이라고는 선천적으로 정직한 것과 모든 일에 완벽했던 성격뿐이었습니다. 그런 성격 탓으로 업무과로로 인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것이다라는 것 밖에는 별다른 원인이 없는데, 어느날부터 왼쪽 발목이 이상하다는 징후를 발견하고 이 병원 저 병원을 다니면서 이상 증세를 호소했지만 별다른 병명을 발견하지 못하다가 최종적으로 서울대학 병원에서 루게릭 병이란 진단을 받았습니다.

 

루게릭 병이라는 것은 감각과 정신은 정상이지만 온몸의 근육 위축으로 발병 뒤 3년 이내 환자의 50%가 호흡곤란으로 사망에 이르는 병이랍니다. 이 병은 척수신경이나 대뇌피질이 퇴화해 이것에 연관된 근육이 서서히 위축되기 때문에 결국 걷거나 움직이지 못하고 남의 도움이 없이는 음식조차 먹을 수 없을  정도로 힘을 못쓰게 되는 불치병이라고 하며 아직도 이 병의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희귀병이라고 합니다.

 

이 병의 증세로 최초로 사망한 미국 메이저리그의 유명한 투수 루게릭의 이름을 붙여서 별칭으로 루게릭 병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만 원인도 밝혀지지 않은 이 병의 정식 병명은 근위축성 측삭경화증(일명 루게릭병)이라고 부르고 있답니다.

 

또 우리 나라에도 다녀 갔었던 영국의 유명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Stephen W. Hawking, 1942- )  박사가 이상한 병에 걸려 온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던 것을 아마 TV에서 보셨을텐데 바로 그가 걸렸다는 이 병이 루게릭 병이었습니다.

 

 

제가 김윤진(바울로) 형제를 처음 만나게 된 것은 2001년 초여름이었습니다.

 

세례성사를 받고 싶지만 거동이 불편하므로 본당 교리반으로 갈 수 없는 형편이란 것을 들었습니다.

 

이미 본당의 교리반과는 진도가 많이 차이가 났지만 본당 예비신자들과 함께 세례성사를 받도록 준비를 하였습니다.

 

본당 교리반과 진도를 맞추기 위해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할 수 있는 핵심 교리를 요약하여 교재를 별도로 준비하고 구역장과 몇 명의 형제 자매들이 동참 하는 [함께 하는 여정]팀을 가동하면서 같이 공부를 하여 2001년 10월 14일에 세례성사를 받게 하였습니다.

 

마침 그 때 저의 성당 마태오 구역은 남성 구역장이 새로 임명(보임)이 되었고, 저는 욕심을 내어서 남성 반장 체제를 구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 함께 동참하던 형제들이 매주 빠지지 않고 나올 수 있도록 하였고, 또 김윤진(바울로) 형제가 세례성사를 받고 난 다음에도 계속해서 김윤진(바울로) 형제 집에서 만나 기도와 묵상을 하면서 신앙대담을 하는 기회를 만들어 지금까지 소공동체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같이 동참하던 한 형제는 대부가 되어주었고, 남성 7개반 모두 반장으로 정해져 봉사를 하게 되었으며, 매주 김윤진(바울로)를 휠체어에 태워 미사 봉헌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일을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또한 김바울로 형제에게 항상 굳센 마음을 지니도록 격려하는 말과 또 우리에게 스스럼 없는 부탁을 할 수 있도록 격의없는 사이가 되게 하려고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화장실에도 혼자는 갈 수 없는 형편이고, 앉았다가 눕는 것조차 혼자서 할 수가 없습니다. 한 시라도 옆에서 누가 지켜주고 있어야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입장입니다. 김바울로 형제의 부인 장영주(헬레나)자매가 미장원 경영으로 그동안 가계를 유지해 왔는데 그마저 최근에는 건물이 개축공사를 하게 되므로써 문을 닫게 되어 심각한 경제난까지 겹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매주 찾아가는 저희는 점점 더 심하게 퇴화가 되어가는 김바울로의 모습을 보면서 너무나 서글픈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처음에 저희가 만났을 때는 하반신만 못쓰고 있었는데, 이제는 왼쪽 팔과 목젓 부분을 못쓰게 되어 목뼈가 쳐저서 내려 앉아 자꾸 잔기침을 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자연히 말의 어투도 어눌해 지고 두 다리와 왼쪽 팔은 몸에 붙어 있으되 아무런 역할도 못하고 있는 지경입니다.

 

물리치료라도 자주 했더라면 뼈라도 이상하게 굳지 않았을텐데, 발목 뼈는 거의 일자로 굳어 가고, 관절부분도 이상하게 굳어 가고 있습니다.

 

저희는 일 주일에 두 번 가서 만나고 도와준다 하드라도 따뜻한 위로의 말과 용기를 잃지 않도록 하는 것과, 항상 주님께 의탁하면서 기도할 수 있도록 돕는 것 뿐이지만 점점 마비되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과 가족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는 처지를 비관하면서 나약해지려고 하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물론 물질적인 도움도 필요하겠지만 더더욱 필요한 것은 그가 반밖에 안 남은 물이 아니라 아직도 반컵이나 남은 물을 생각할 수 있도록 많은 형제 자매님들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김윤진(바울로) 형제는 저의 송파동성당 마태오구역 남성 구역장과 일곱 명의 남성 반장들이 하나되도록 주님을 만나게 해 준 분입니다. 그러므로 저희 송파동성당 마태오 구역의 소공동체가 한결같이 일치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한 분입니다.

 

묵주 기도든지 주모경이든지 미사, 영성체도 좋습니다.

많은 형제 자매들이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 그 형제도 분명히 일어설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을 저희는 갖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서울대교구 송파동성당 마태오구역 7반장 배건기(야고보) 엎드려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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