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성당 게시판

성가대는 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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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령 [avis] 쪽지 캡슐

2000-11-06 ㅣ No.2007

"아냐  아냐"

 

"걸들을 중심으로 연락해라"

 

"집들이 해야지? 아후 우리의 흔적을 남겨보도록하자. (침대 위의 오바이트)"

 

숭고하고 경건 찬란한 나의 우상이었던 성. 가. 대

 

하여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들어선 그곳!

 

그런데 앗뿔싸 그곳은 .............

 

물론 연습은 열씨미 한다.

 

그런데 오고가는 대화! 그것은 여자를 주눅들게 하는 묘한 조폭의 느낌의 그것이 흐르곤

 

하더란 말이다.

 

성가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람은 많지도 않다. 한 사람을 중심으로 한 그의 똘마니들

 

(흠-! 걱정된다. 나 이글 올리고 클날텐데)

 

주로 남자들이 많은 말을 하고 여자들은 그 놀림감으로 전락? 된다.

 

예쁜, 보기만 해도 풋풋한 자매를 깻잎머리로 매도  하는가 하면 흠.......그런데 더 엽기

 

적인건 그걸 깻잎머리도, 그걸 즐기는 거더란 말이다.

 

난 이쯤에서 생각해본다.

 

우리도 남자를 놀려야 한다!!!!!

 

그러나 여섯시만 되면 그 장난끼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무슨 군사처럼 우린 일어나

 

성호경을 긋고 기도를 한다.

 

쬐금 멋있다.

 

마구 방만한 모습속에도 정도가 있는 것이다.

 

너무 경건은 사람을 숨을 쉴수 없게 되는 거니까. 어쩜 하느님은 경건한 모습보단

 

장난꾸러기의 모습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단 어처구니 있는 ? 생각을 하면서 또 관찰에

 

몰입한다.

 

우리의 캡틴 그녀에게는 정렬의 냄새가 난다. 얇은 팔로 마구잡이로 지휘를 해대면 팔

 

이 아파 쩔쩔 매면서도 또 한다.

 

아마 그녀는 늙어서 심각한 팔 관절의 신경통을 호소할  듯 싶다.

 

그리고 그녀는 꿋꿋하다. 마구 놀려대는 남정네들의 소리에도 개의치 않고 견뎌 성가대를

 

이끄는 그녈 보면 캡틴답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녀가 그럴 수있는덴  바로 남자의 프락치가 한 명 숨어있다는 걸

 

발견한다. 자세히 그 부분을 살펴보자 그 남자에겐 사귀는 여자가 있는데 그녀가 사실상

 

실세인것이다.

 

그녀가 온전히 지휘에 몰입할 수 있도록 거드는 숨은 천사 세력 그는 아이러니 하게도

 

성가대 난폭자와 혈연을 함께 하고 있는 그의 동생인것이다. 그리고 난폭자의 제수씨가

 

거들고 있는 ........

 

웃 무섭기까지

 

다시 지휘자인 우리캡틴을 살펴보면 그녀는 노래를 잘한다. 무척-

 

 그런데 이상한 것은 평소

 

대화목소리는 아니라는거다

 

 

왜 이런 모순들이 공존하며 재미있는지는 더 관찰해 볼만한 일이다.

 

글구 얼마전에 성가대장으로 뽑힌 일명 신바람 대장. 그는 불법 선거를 했더랬다.

 

금전적인면으로 사람들을 유혹했고 사람들은 흠- 저녁한끼로 넉넉하게 그에게 표를 던져

 

주곤 저녁을 얻어먹었더랬다.

 

그는 김현주와 송혜교를 좋아하는 인물로써 전라도 사투리를 자주 쓰곤하는데

 

완연한 조폭의 형태를 갖추기에 이른다.

 

 

성가를 할때면 우린 무척 조심스럽다. 왜 그렇게 어려운지 사실 악보는 그리 어렵지 않은데

 

늘 어려움을 느낀다.

 

그리고 라틴어로 된 성가를 보면 마구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든다. 도대체 그라챠스는

 

무슨뜻이고 아지무스는 무슨 뜻이며 알 수도 없는 가사를 읽어 댈라 치면 감정이 안산다.

 

내가 모르는 찬양을 하늘은 원하는 것인가?

 

차라리 해석을 해주고 이건 이런 찬양이다 라고 통역을 해주면 감정이 살텐데

 

우리 성가대는 착하게도 하라면 하는 우직하게 기냥 부른다. 악보에 적힌대로 그리고

 

소리를 모아 예브고 곱게 그도 그럴 것이 나 역시 미사때 성가에 감동 받았듯이 미사의

 

기름을 위해서........

 

그런데 성가대의 아름다움은 뭐니뭐니 해도 묵묵히 침묵으로 봉사를 하는 다수의 개미대원

 

을 들 수있다.

 

튀지는 않지만 진정 소리를 모을 줄 아는 개미 대원들

 

사실 앞서 바람막이 역할과 우리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난폭자는 오히려 더 쓸쓸해 보일때

 

가 많다.

 

 

 

성가실의 풍경

 

 

 

사람 없는 성가실은 참으로 아름답다.

 

조그만 쪽창으로 햇빛이 곱게 들어와 공간을 이루는데 자주 그곳에 누워 휴식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굳은 먼지가 쌓인 쪽창을 어제는 열어 보았다. 유리창 청소를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신바람 대장을 꼬셔봐야겠다.

 

하기사 우리의 연습시간이 해가 질녘에서 한밤으로 이어지는대야 유리창은 낯선 문이겠으나

 

꼭 한 번은 유리를 맑게 닦아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낡은 검정 피아노! 난 그곳에 앉아 피아노를 쳐볼 시기를 번번히 놓친다.

 

반주자는 늘 먼저 와 있는다.

 

그리고 조바심나게 연습을 해댄다.

 

마치 큰 연주회를 준비하는 연주자 같다.

 

그런데 한 번도 안틀린다. 다만 숨가파 보인다.

 

그리고 칠판을 중심으로 옆에 기도문이 붙여있다. 그 기도문엔 성가 대원의 자세에 대한

 

기도문이 쓰여있다. 연습시 꼭 한번은 올려드리는 기도문이다. 몇몇 볼팬으로 수정된 기도

 

문에서 대원들의 정성이 읽혀진다.

 

성가실은 밖을 통하지 않고 성전으로 올라갈 수 있는 구조의 곳에 위치하고 있다.

 

성가실에서 성전으로 갈려면 짧은 복도와 두번의 계단을 올라야 한다.

 

짧은 복도에는 죽은 이들의 영전을 모시는 공간과 연결되어있다.

 

개인적으로 그곳에서 울리는 내 목소리를 난 좋아한다. 빛은 없지만 내 소리의 입자들이

 

제일 감정을 잘 타는 장소이다.

 

내 친구의 어머니를 이곳에서 보냈던 기억이 있다. 어둡고 차가운 공간과 성가실은

 

이웃이다.

 

죽음과 삶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배운다.

 

외부에서 성가실로 들어오려면 두개의 문을 거쳐야 한다. 난 성가실에서 밖으로 나가기

 

위해

 

여는 첫째 문을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양쪽으로 밀치는 문인데 안이건 밖이건 따로 미시오

 

당기시오 주문 없이 열릴 수 있는 문이다.

 

그 작은 문을 보면 그리스도와의 관계속 자유로움이 묵상되어지곤 한다.

 

내가 그 안에 그가 내 안에 살아서 경계없이 드나 드는 자유로운 관계.

 

난 성당이 좋다.

 

그리고 노래가 좋다.

 

누군가 처음 내게 이상적인  찬양의 상에 대한 물음을 한 것을 기억한다.

 

난 그냥 좋아요 라고 대답한 기억이 있다.

 

하느님에게 거칠게 말걸든 상냥하게 말걸든 그건 다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늘 좋을 수만 있겠는가? 거칠면 거칠대로 피폐하면 피폐한대로 말거는 것 그것이

 

난 찬양이라고 생각한다. 대상이 아름다움인데야 안 좋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성가대는 원칙은 있어야지 싶다. 전체를 위해

 

그래서 오늘도 우린 갈등을 숨기고

 

소리를 모은다.

 

 

한가지 걱정은 예수님 생일준비에 쓰여질 소리들이 너무 가난하다는 거다.

 

성가대 많이 들어왔음 좋겠다. 우리의 그리스도 가난하고 처절하게 돌아가신 그 분

 

그렇지만 우리에겐 큰 선물이 아닌가? 우린 그분을 축복하고 찬양해야 할 책임이 있다.

 

성가대에 들어오라 앨토가 턱없이 모자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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