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일반 게시판

앞자리를 왜 비워 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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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옥 [mqwert] 쪽지 캡슐

2002-03-11 ㅣ No.160

지난 금요일저녁 8시부터

사순특강이 시작되었습니다

첫번째 강의는 프란치스코회관의 조바오로 수사님이 해주셨는데

주제는 ..그리스도의 수난과 나의 협력...이었습니다

그날 따라 강의 도중 나가야할 사정이 있어서

맨 뒷자리에 엉거주춤 앉아 있는데

하필이면 수사님은

앉는 자리 얘기로 강의를 시작하셨습니다

..여기 천주교 성당이 맞는군요

..???

..앞자리 세줄이 비어 있거든요..

..!@#$%??

..개신교 교회는 서로 앞자리에 앉으려 하고요

  절에 강의를 가보니 거기도 앞자리는 비어 있더군요

 그래서 왜 천주교는 앞자리 세줄을 비워놓나 ?? 묵상을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삼위일체의 하느님을 믿는

 겸손한 천주교인들이 앞자리 세줄을

 성부,성자 성령님께 양보하는 것이라 결론 내렸습니다

..(역시, 수사님다운 결론이시다...... 끄떡끄떡)

 그러나 한편으론

 강사들의 침이 튀는 영역을 피하는 것이란 것도 알았습니다

..(ㅎㅎㅎ)

..그래도 앞쪽으로 안 오시는군요..

 

 이때 몇몇분은 앞자리로 옮겨 앉았습니다

 강의 도중에 도망갈 궁리를 하던 나는 더욱 뒤숭숭해지며

 어쩜 내 맘을 읽으신 것 같아

 에구, 참.. 하느님도..

 별 시시콜콜한 것까지도 다 참견하시네..라고 투덜거렸습니다

 

그날, 좌불안석..집중을 하지 못하던 내 귓가에

 그래도 들려오던 말씀이 있었습니다

 양과 염소의 비유로서

 양과 염소는 둘 다 약한 동물이지만

 선한 양은 항상 무리져서 있음으로 보호를 받고

 약함에도 불구하고 따로 떨어져 있기를 좋아하는 염소는

 늑대의 공격을 받기 쉽다고 하셨습니다

 부족하고 약한 우리들은

 아무리 더운 날씨에도 서로 어깨를 부비며 함께 모여있는 양처럼

 공동체에 속해 있을 때 안전하리라는 말씀은

 가끔, 교회의 단체생활을 하면서 죄를 짓느니

 나홀로 신앙을 키우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라는 유혹을

 물리칠 수 있는 힘을 주셨습니다

 하느님이 보시기에

 좀더 당신의 제단 가까이 다가오는

 무리진 선한 양들이 얼마나 사랑스러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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