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의길
그대의 그릇은 오직 하나인데
여기 담을 것이 허다하오.
고통과
기쁨이 친구요
희생과 사랑이 한 자매요
침묵과 영광이 맏이와 막내인데
그대는 무엇을 담으려 하겠소.
기쁨을 택했소? 그의 옛 친구인
고통이란 아픔은어쩔셈이오
사랑을따겠소? 그녀의 동생인
희생이란 온갖 어려움은어쩔 셈이오.
영광을 담겠소? 그의 맏 형인
침묵이란 묵묵한 십자가는 어쩔셈이오
하나만따려다
이어진 넝쿨 모두 흩으리오.
우선 그릇에남아 있는
그대의 찌꺼기를 비워야겠소.
담을 자리가넓어졌소?
이제는한번에 모두 담을
지혜의벗이 필요한데
그대! 그를 만나기 위해
먼 순례의길을 향해
찾아 나서지 않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