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4동성당 게시판

하상바오로의 집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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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효 [lucy-j] 쪽지 캡슐

2001-04-11 ㅣ No.1076

가락시장내에 있는 무료 급식소인 하상바오로의 집에 봉사를 다녀왔습니다.

일을 하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식사하려 오시는 분도 참 여러 모습을 하고 있더군요.

겉보기엔 젊고 건강해 보이는 분도 간혹 계셨고, 또 간혹 술에 취하신 분도 계셨습니다.

어떤 분은 보통의 남자분이 드시는 양의 두배가 넘는 식사를 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아마도 하루 한끼 밖에 드실 수 없는 형편이라 한끼라도 실컷 배불리 먹어 두려는 것 같았습니다. 어떤 분은 식사를 다 마치시고 봉사하는 저희들에게 고맙다고, 잘 먹었다고 연신 고개를 숙이는 분도 계셨습니다. 어떤 분은 수저를 든 손을 심하게 떨어서 반은 흘리면서 어렵게 식사를 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일을 하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봉사’라는 것이 남에게 베풀기만 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봉사’를 하면서 얻어지는게 있더군요. ’나는 오늘 이러이러하게 좋은 일을 했어.’하며 스스로 위안을 삼거나

으쓱해지는 그런 것이 아니라 어떤 깨달음 같은 것 말입니다.

 가끔씩 선행을 하면 하느님께서 내게 축복을 주실 거라는 막연한 기대 같은 걸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봉사’할 수 있도록 내게 건강을 주셨고, ’봉사’할 수 있도록 내 마음을 움직여 주셨으니 그게 바로 축복이겠죠. 또, 경제적 여건이 내가 돈을 벌어야 할 상황이라면 건강이 있어도 마음이 있어도 좋은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또 식구들중 오직 내 가족만을 위해 살기를 강요하는 어른이나 식구가 있다면 그런 일들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봉사’를 하면서 축복을 기대하는 것은 이미 받은 축복에 덤을 달라 조르는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 다니지는 못하더라도 기회가 주어지면 피하지 마세요.

이미 받은 축복에 감사하는 행위이니까요.

그리고 일용할 양식이 있다면 감사하세요. 하느님과 가정의 수입을 책임지는 남편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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