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십리성당 게시판

내 사랑 답십리 본당 알렐루야 부활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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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하 [domini0727] 쪽지 캡슐

2005-03-27 ㅣ No.3365

해마다 맞이하는 부활이지만 우리 내외에겐 그 어느 때보다도 기쁜 부활이었다.

나만의 느낌일수도 있겠지만. 혹시나 우리본당의 다른 이들도 그렇게 느낀다면 

아마도 그 어느해 보다도 금년 사순시기를 힘들게 보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아내는 구역 고리기도, 구역 성체조배, 성령기도회 성체조배 등을 다니느라 집에 붙어 있는 날이 별로 없었고 밥은 이틀치, 국은 3일치 한꺼번에 해놓아서 나를 질리게 했지만(그것도 금요일 1끼는 무조건 금식까지 하라고 시키지) 어쨌든 나에겐 힘든 수난시기였다.

 

한편 아내는 영하 6도, 거기다 강바람까지 불어서 체감온도가 영하 12도의 추위를 뚫고 한강고수부지를 걸어서 새남터까지 성지순례를 했고, 매주 십자가의 길에, 또 이른 아침 또는 밤 늦게도 구역성체조배가 있으면 달려갔고, 어제는 계란을 2판이나 사서 삶아 구역장댁에 가더니 또 그걸 예쁘게 보이게 하느라고 애를 쓰고....

 

그러나 우리 내외의 본당공동체 참여는 생각해 보니 너무나 하찮은 것이었음을 어젯밤 망부활미사,오늘낮 부활대축일 미사를 통해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최고의 감동은 100여명이 넘는 입교 예비자였다.

그중의 한 분은 내가 모셔온 분이긴 하지만 매번 40명, 50명 수준이었던 입교예비자가 이번엔 본당 앞좌석이 가득할 정도로 많이 오셨으니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내겐 큰 감동이었다.

 

두번째 큰 감동은 합창단의 그 웅장하고 멋진 코러스였다.

얼마전 가톨릭 자유게시판에 우리본당 문명영 사무장님께서 "성가대 지휘자를 찾습니다" 하고 광고를 하셨기에 금년 부활절엔 좋은 합창 듣기 틀렸구나 낙심했는데 이거야말로 마치 횡재를 한 기분이었다. 소프라노 쏠로를 맡은 분의 그 맑은 목소리, 테너쏠로를 맡은 그 젊고 힘찬 목소리. 거기다 30여명의 앙상블! 그야말로 완전히 압권이었다.

 

오늘 부활절 낮 미사에 나는 예비자 입교 때문에 일찍 성당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합창단이 있는 2층에서 미사를 드리려고 늦게 올라갔는데 그 청년성가대 지휘자님의 정열적인 지휘솜씨는 완전히 푸로급이어서 문화원사무국장인 내 눈도 그 방면에 있어서는 보통 눈은 아닌데 내 눈에는 그분이 아마도 동대문구에서는 성당, 교회를 막론하고 최상급 지휘자임이 분명해 보였다.

 

어제밤 망부활미사는 8시에 시작해서 무려 3시간 20분이 지난 늦은 밤 11시 20분에 끝났는데도 크게 지루함을 느끼지 않았던 1등 공로가 바로 합창단이었다.

 

그 다음 감동은 꼬마복사들. 천방지축으로 뛰어다니며 쿵쾅거리고 다닐 때는 꿀밤을 한대씩 먹여주고 싶더니만 어제 오늘 보니까 우리 본당 담벼락에 붙은 천사상이 내려와 앉은 것처럼 예쁘고 귀엽기만 하니 그 또한 내겐 감동이 아닐 수 없었다.

 

그 외에도 구역장님들 반장님들, 전례위원들 많은 분들이 뒤에서 알게 모르게 힘든 일들을 도맡아 하셨기에 나같은 무지랭이 신자도 가슴에 깊은 감동을 느끼며 기쁜 부활을 맞이할 수 있었던게 아닐까 싶어 이 지면을 빌어서 수고하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성3일을 우리와 함께 보내주신 안식년의 박기주 신부님 특별히 감사 드리구요. 님께서 "열정이 대단하신 신부"라고 말씀해 주신 우리 본당 원 라이문도 신부님 제발 말씀 좀 천천히 해주시면 저희들도 좋겠습니다. 저희가 숨이 차다니까요.ㅎㅎㅎ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실려고 그러시는 그 열정을 저희들이 어찌 모르겠습니까만요.

 

그래도 저는 잘 알아 듣습니다.

어젯밤 강론에서

"죽음을 이긴 부활은 현실이며 미래이며, 또한 우리들의 희망이며 꿈이어야 합니다. 부활은 결코 한번만 있는 1회성이 아닙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통해서 이웃을 사랑하고 서로 나눌 때, 다시말해 생활을 통해서 사랑을 나눌 때 부활은 매일매일 계속되는 것입니다. 미움보다는 용서와 사랑, 화해와 같은 주님의 은총을 청하십시요."하신 그 좋은 말씀도 우리들 가슴에 새겼습니다.

 

아내는 몇해만에 한복을 꺼내 곱게 다려서 입고 부활절 미사에 참석했습니다.

 

내 사랑 답십리본당에 알렐루야 부활의 서광이 비추이는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 매일 매일 부활하기를 바라면서 수고하신 신부님, 수녀님, 그리고 모두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기쁜 부활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알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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