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일반 게시판

그 흔한 사랑(--"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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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openarms] 쪽지 캡슐

2000-01-24 ㅣ No.138

그 흔한 사랑이지만..

너무 흔한 사랑, 그래도...

 

어느 작은 어촌에 늙은 엄마와 고 3인 딸이 살고 있었습니다.

엄마는 나면서부터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중복장애인입니다.

해녀인 엄마는 물질로 남매들을 키워냈습니다.

맏이와 둘째는 대처에 나가 대학에 다니고 있습니다.

이제 오빠들의 뒤를 이어 막내도 엄마를 떠나 대학에

진학 할 차례입니다.

막내는 혼자 남으실 엄마가 걱정입니다.

어떤 교육도 받아보질 못한 엄마는 글도 모르고 수화도 모릅니다.

그런 엄마가 이 시골에 혼자 계실 일이 걱정입니다.

 

그래서 막내는 엄마에게 글을 가리치기로 했습니다.

엄마 앞에 ’돈’이라는 글자를 그려 보입니다.

’전화’라는 글자를 써주고 ’전화’를 그려 보여 줍니다.

엄마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막내는 또 ’사랑’이라는 글자를 썼습니다.

막내는 잠시 생각하다가 하트 모양을 그렸습니다....지웁니다.

막내는 잠시 생각하다가 자기 가슴을 가리키고 엄마 가슴을

가리킵니다.

엄마는 물끄러미 그저 막내를 바라봅니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같습니다.

막내는 다시 엄마를 끌어안고 엄마의 가슴에 안기고 맙니다.

막내의 눈에 안타까운 눈물이 고입니다.

결국 막내는 사랑이라는 단어의 뜻을 이해시키는 데는

실패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주름 많은 엄마 얼굴은 미소로 더 잘게 주름집니다.

사랑이라는 단어를 이해해서가 아니라 사랑하는 딸을 안고

있으니까...

 

무슨 영화의 한장면이 아닙니다.

몇 달전 본 다큐멘터리 입니다.

 

 

 

 

후니 다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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