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여름이 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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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진 [bellini] 쪽지 캡슐

1999-08-23 ㅣ No.467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저는 백석동의 뽈리나입니다. 지난 번에 보내드린 논문은 잘 받으셨는지요? 할아버지께 답장 받았다고, 지도 교수님께까지 자랑을 하였답니다. 미국에 다녀오셔서 이글을 읽으시겠죠? 잘 다녀오셨나요. 장시간 비행기 타신게 힘드셨을 터인데.... 아침 저녁으로 이제는 제법 선선합니다. 오늘이 처서라고 합니다. 저는 왠지 여름이 다 가면 한 해가 다 간거 같은 느낌입니다. 저는 7월 초에 2주정도 사촌언니가 살고 있는 런던에 다녀왔습니다. 미술관과 성당만 구경한 시간이었는데, weterminster cathedral이 정말 아름다왔습니다.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진 곳인데, 그곳에서 미사를 2번이나 드렸습니다. 그리고, 제 논문에 나온 많은 그림들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저를 위해 마련해주신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런던에 다녀와서는 본당 청년들과 함께 동강에 다녀왔는데, 벌레들이 너무 많아서 자연과 도무지 하나될 수 없는 저의 모습이 일상의 사소한 것들 때문에 예수님께 집중하지 못하는 제 마음과 다를바 없다고 여겨졌습니다. 저는 본당에서 청년성서모임 대표봉사자인데, 사람들이 공부 마치고, 연수를 가지 않으려해서 마음고생을 좀 했습니다. 요사이는 그룹원들 모집하랴, 봉사자 정하랴 마음이 바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일회적인 경험이 아니라, 항상 말씀을 벗삼아 꿋꿋하게 살아갔으면 하는데... 9월 5일 만남의 잔치에 할아버지도 오실 꺼라고 하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홍신부님께요. 참. 저희 본당이 9월 12일에 드디어 축성을 합니다. 저희 동네에는 자주 오셔서 잘 아시요? 옛날에는 몇 백년씩 성당을 지었다고 합니다. 정말 아름다운 성전을 위하여 하나하나 신경쓰시는 주임 신부님 뵈면 고개가 숙여집니다. 오래 기다린 만큼 많이 기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할아버지, 환절기에 건강 조심하시구요.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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