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위동성당 게시판

오랫동안 잊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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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이 [ANN19] 쪽지 캡슐

2000-04-09 ㅣ No.887

정말 오랫동안 아프다는 게 뭔지 잊어버리고 있었다.

지금보다 조금 더 어렸을때는 달고 다니던게 감기였는데

대학생활이 좋긴 좋았는지 이제껏 크게 아파본 적이....거의 없는것 같다.

그러다가..오늘 새벽녘에 오한에 떨다 깨버렸다. 잊고 있었던 그 느낌..너무 추워서 자꾸 이불속으로 파고들게 되고 그럴수록 더 추워지는..온 몸이 누구한테 실컷 맞은 것처럼 쑤시고

머리가 무거워지는 느낌..그리고 괜히 눈물도 나고..(아프면 우는 버릇은 아직도 못고치고 있다.불쌍하게스리..)

그 어떤 주보다 이번주에는..성당엘 오고 싶었다. 정식으로 하느님께 감사드릴 일들이 너무 많아서 한참을 앉아서 미주알 고주알 얘기해드리고 싶었다. 절 많이 사랑해주셔서 제 이야기들을 잊지않아 주셔서 눈물이 날 지경이라고 얘기하고 싶었다(이럴때도 또 운다..난.이런..)

그리고..하느님 얼굴 뿐만 아니라 레지오 식구들이랑 우리 협조단원이랑 그 밖에 사랑스런 사람들을 못보게 되는 것도 가슴이 허전해지는 일이다.오며가며 가볍게 짓는 미소들만으로도

새로운 주를 시작하는데 큰 힘이 되었는데..말이다.

한가지 신기한 것은..예전엔 아프면 만사가 짜증스럽고 그냥 다 원망스럽고 마냥 난 너무 고통스러워..하면서 힘들어했는데 지금은 내가 겪는 모든일이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일일거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것이다.그동안 내가 내 몸을 너무 혹사시켰구나 하는 조금은 늦은 후회를 하며 가만히 나에게 휴식을 주라는 뜻인 것 같아서..

또 추워진다. 아프다면서 이 얘기 저 얘기 길게 늘어놓은 것 같다.

근데 이젠 정말 빠빠이 하고 이불속으로 들어가야 겠다.^^;

엇..추워..다들 다음주엔 꼭 봐요!아프지들 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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