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동성당 게시판

아빠가 보내주신 사랑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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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경 [blue-lily] 쪽지 캡슐

2000-01-25 ㅣ No.2831

예수님 찬미

사랑하는 라파엘라에게

처음에 네가 꽃동네로 봉사활동 간다는 말을 엄마한테 들었을 때 정말로 반신반의 했었는데

거실에서 짐을 꾸리고 있는 네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대견스럽고 사랑스러운지 꼬옥 껴안아

주고 싶은 마음으로 이글을 쓴다.  꽃동네 봉사는 아빠도 방학만 되면 한다고 여러번 결심

했었지만 아직도 실천하지 못했는데 의경이는 벌써 두차례나 봉사를 하게되니 아빠가 부끄

럽고 한심하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여느 애들 같으면 재수 하느라 찌들대로 찌들어 방만한

자유스러움에 한껏 쏘다니면서 돈만 축내며 다니기 일쑤였을텐데 생각할수록 기특하기만

하구나. 의경이는 지난번 고모가 중환자실에 입원 하셨을 때의 광경이 떠오를지 모르겠다.

꽃동네는 정말로 사랑의 손길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이 있지 않니? 그러나 의경아 추호

라도 그들 앞에서 헤픈 동정심을 내비치든가 함부로 속단하여 선입견을 가지고 그들을 대

해서는 안된단다. 그들에게 꽃동네라는 공간은 우리 가정과 마찬가지로 응석도 부리고

짜증도 내고 할 수 있는 또다른 가정 인지도 모른다. 그들은 수용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절대로 아니고 그곳에서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정상적인 생활로 행복감을 느끼면서 살아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마음은 지난날 상처로 얼룩졌을지라도 그리고 신체적 장애

가 있어 거동이 불편할지라도, 우리들이 맛보는 모든것에 접촉하면서 보다더 인간다운

생활을 해야하는것이 너무도 당연하지 않겠니?

앞으로 의경이의 여러가지 생각과 행동에 이번의 경험이 큰도움리 되리라 확신한다.

다녀와서 아빠, 엄마한테 아름다운 얘기 많이 해 주렴. 이번에 편식하는 버릇이 고쳐

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편식=편견 이란다. 모든것이 마음먹기 달린것이란다.

꽃동네서의 마음으로 돌아가렴. 비록 며칠 동안이지만 나는 그냥 며칠 때우고 간다는 생각

은 금물이다. 한결 성숙한 의경이와 만날것을 기대하면서 이만 줄인다.

항상 기도하는 것 잊지 말거라.

 

                    2000.    1.     18.     새벽에 아빠가

 

저는 아빠가 초등학교 때부터 사랑의 편지를 써 주셨습니다. 아빠의 편지를 읽으면 항상

 

새로운 힘과 용기가 생겨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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