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성당 장년게시판

고기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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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성 [anselmous] 쪽지 캡슐

2000-06-14 ㅣ No.1077

요즘 이야기의 압권은 역시 뭐니뭐니 해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인 것 같습니다. 두 정상이 첫대면하는 그 순간 사실 저는 사무실을 잠시 나와 휴게실 TV 앞에 있었습니다. 역사적인 순간을 실시간으로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통일에 대한 특별한 개념을 갖고 있지 않던 사람이지만 정말 코끝이 찡하고 눈 앞이 핑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요즘 달라진 것을 한가지 느낄 수 있습니다. 북한에 대한 언론의 내용이 많이 현실적이 되었다 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보아왔던 ’남북의 창’을 통한 내용보다 놀랄 정도로 북한에 관련한 좋은 이미지의 프로그램이나 기사들이 제공되고 있습니다. 북한사람을 빨갱이, 괴뢰군으로 표현하며 자라왔던 우리같은 사람들은 일순 당황하고, 그동안 우리 역시 철저히 속았구나 라고 느낄 정도입니다. 놀라긴 북한사람들이 더 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안타까운 것은 진작에 양쪽이 이렇게 했다면 지금의 감격스런 순간은 보다 훨씬 앞당길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점입니다.

 

고맙게도 파격적인 환영의 표현을 아끼지 않았던 김정일 위원장과의 상봉 모습을 우리나라의 선배격인 독일의 경우와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70년 3월 동,서독 정상이 동독 땅에서 첫 대면을 했습니다. 당시 서독 수상인 빌리 브란트가 ’날씨가 참 좋습니다’ 하고 건네자 동독 각료회의 의장인 스토푸는 ’회담하고 날씨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하고 사무적으로 퉁명스럽게 받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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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들은 17년 뒤 통일을 이뤄냈습니다 !!!

 

P.S : 이경희씨가 고기만 먹구 안보이는 사람 야단치는 바람에 고기값 하는라고 쓴 글입니다. (그런데 국가보안법에 걸릴만한 거 없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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