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성당 장년게시판

연중 제18주일 화요일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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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광 [paschal] 쪽지 캡슐

2000-08-07 ㅣ No.1778

오늘은 성 도미니코 사제 기념일입니다. 교회가 한 때 많은 것을 가진 적이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불변의 진리 중에 하나가 교회가 강력한 힘과 부를 갖게되면 반드시 부패한다는 사실입니다. 성 도미니코 사제가 살던 시대에는 교회가 막강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할 정도의 힘을 가졌습니다.

사제와 수도자들을 타락했고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민중들을 탄압하고 행패를 부렸습니다. 이제 교회에는 아무런 희망이 없어 보였습니다. 이때 등장한 인물이 프란치스코와 도미니코 사제였습니다. 이 두 사람은 예수님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고자 탁발생활을 했습니다. 탁발이란 벌어먹는 것이 아니라 구걸해서 먹는 일종의 거렁뱅이 생활입니다.  두 성인들이 구걸해먹었던 것은 자신들이 게을러서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실 것입니다. 그럼 왜 두 성인들은 탁발생활을 했던 것일까요? 그것은 하느님을 한 없이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가난하고 욕심없는 삶을 통해서 하느님과 예수님에 대한 사랑을 불태웠고 실천했던 것입니다. 우리의 욕 중에 '빌어먹어라'는 것이 있습니다. 가난하고 복없이 살라는 일종의 저주의 말입니다.

그런 가난하고 복없어 보이는 삶을 통해서 사제와 수도자가 어떤 삶을 살아야하는지를 제시해 주신 분이 도미니코 성인이었습니다. 자신이 세속적인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음으로써 하느님의 사랑을 듬뿍 담을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해주신 성인을 통해서 그동안 세속적인 가치를 추구해왔던 제 자신의 사제생활을 반성해 보았습니다.  

신학교 오솔길의 한 모퉁이에 있는 평신도가 바라는 사제상을 묵상해보면서 오늘의 강론을 마칩니다.

 

평신도가 바라는 사제상

 

1. 침묵 속에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는 사제.

2. 기도하는 사제.

3. 힘없고 약한 자를 돌보며, 그들의 고통을 나누며, 사회정의를 위하여 열심히 일하는 사제.

4. 검소하며, 물질에 신경을 안 쓰며, 공금에 명확한 사제.

5. 청소년과 친하게 대화를 나누며 교리교육에 힘쓰는 사제.

6. 겸손하며, 남의 말에 귀 기울이며, 그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사제.

7. 웃어른에게 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말이나 행동에 예의를 차릴 줄 아는 사제.

8. 본당 내 각종 단체를 만들고, 사리에 맞지 않는 독선을 피우지 않으며, 평신도와 함께 본당을 이끌어 나가는 사제.

9. 교구장 및 장상에게 순명하며, 동료 사제들과 원만한 사제.

10. 신도들에게 알맞은 강론을 성실히 하는 사제.

11. 고백성사나 성사집행을 경건하고 예절답게 하는 사제

12. 고백성사를 성심껏 주는 사제.

13. 데리고 있는 친척이나 친한 교우에게만 매여, 그 사람들의 말만 듣고 움직이지 않는 사제.

14. 후배 사제 양성에 마음쓰며 생활하는 사제.

15. 죽기까지 사제 성직에 충실한 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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