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벗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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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자 [lea75] 쪽지 캡슐

2000-11-24 ㅣ No.4465

 

          나우누리에서 퍼온 글입니다.

           

           

           

          전날 집에서 게임을하느라 밤을새구 새벽에 잠이든지라 아침부터

           

          나는 졸리고 짜증이 났다..

           

           

           

          친구네 집에 가는 지하철에 올랐을 때 그날따라 사람들은 어찌 그리도 많은지

           

          손잡이를 잡고 서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혼잡함에 익숙하게 되자 드디어

           

          xx역에 다달았고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기 시작했다(/^0^)/

           

           

           

          운좋게 나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고

           

          의자에 앉자마자 졸음 때문에 고개는 자꾸 바닥을 향했다.

           

           

           

          얼마 후면 내려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생리적 현상으로

           

          입가에 물기(?)를 묻히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으로 졸음을 참을까도 했지만 어느새 나는 모든

           

          의지를 져버리고 있었다.

           

           

           

          자리에 꾸벅꾸벅 조는 채로 세 정거장 정도가 지났을까?

           

           

           

          어찌나 큰 목소리였던지

           

          내 잠을 단숨에 빼앗아간 아저씨의 외침

           

           

           

          "여러분, 잠깐만 제 말을 들어주십시오!"

           

           

           

          세수를 며칠동안 못했는지 단정치 못한 외양의 어느 아저씨가

           

          통로 중앙에 서서 외치고 있는 것이였다.

           

           

           

          그 때문에 나같이 잠에서 깨어나 짜증난 얼굴,

           

          호기심에 가득찬 얼굴 등 각양각색의 시선이 모아졌다.

           

           

           

          아저씨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제겐 네살짜리 딸아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는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누워있습니다.

           

          언제 죽을지 모를 불치병을 앓고 있습니다."

           

           

           

           

           

          그남자가 거기까지 말하자 승객들은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로군,

           

          얼마나 돈이 아쉬웠으면 딸까지 팔며 저럴까?’

           

           

           

          하는 표정이였다. 나도 같은생각을 하고있었고...

           

           

           

          더 이상 들을 필요가 없겠다 생각한 나는 고개를 숙여 다시

           

          잠을 청했고 대부분의 승객들도 무관심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저는 이전에 어느 책에선가 많은 사람이 함께 기도해주면

           

          어려운 일도 이루어진다는 구절을 읽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딸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부탁하고 다니는 중입니다.

           

          지하철에 타 계신 여러분들도 부디 제 딸이 살아날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딸의 이름은 송희 입니다."

           

           

           

          그러더니 그는 정중하게 고개숙여 인사를 한뒤

           

          다음칸으로 건너가는게 아닌가.

           

           

           

          그때 나는 보았다. 하나 둘 조용히 눈을 감는 승객들을..

           

           


 

           

기도가 무엇인지 모르거나, 단한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도 없을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신앙을 가진 사람들은 수없이 기도를 합니다.

그 수많은 기도안에 나를 배제하고 이웃을 위해 기도한적이 얼마나 있을까요?

 

날씨는 이제 겨울의 모습을 점차 띄어갑니다.

이 차디찬 겨울은 마음으로도 휑함을 주어 서글프게도 하지만 풍요롭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송곳이 되어 찔러옵니다.

요즘 우리주변에 정말 어려운 분들이 참 많습니다.

병으로 아파하는 사람들, 회사가 부도나 거리로 나앉는 사람들....

 

날 위한 기도가 아닌 힘든 우리 벗들을 위한 기도로 시작하고 마치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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