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여러분은 사랑하는 애인을 큐피트의 화살로 콕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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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근 [sylver] 쪽지 캡슐

1999-12-06 ㅣ No.1257

前 청.협 회장 실버입니다.

 

언젠가 부터 세상을

"나를 중심으로하는 많은 관계"

 로 정의하고 살아 왔습니다.

 

초등부 교사를 하며 ......

어린이가 가장 큰 나의 선생이란걸 알았습니다.

그들이 네게 알려준것이 아직도 마음에 담겨 있으니까요

"아무이유 없이 사랑하라"는....

 

중.고등부 학생들의 캠프에 참여하면서

내 어린 시절을 반성 했습니다.

그들의 모습에서

그들이 아파하고, 즐거워하고, 슬퍼하고...

풋사랑에 좌절하고, 우정에 기뻐하고.....

내가 그러했듯이 청소년의 자유를 누리며 아파하는?

그들의 모습에 반성 했습니다.

 

어느날 포장마차에서 밤을 새우곤

새벽에 버스로 출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부끄러움 보단

함께 있었기에 그저 기분 좋았던 후배들도 있었습니다.

 

내이름으로 외상 술을 달아놓고

내게 전화하면

기꺼이 그 외상값을 갚아주던

후배들을 보며

어깨의 무거운 짐을 하나씩 쌓아 갔습니다.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구나...

 

대학 도서관에서 친구들과 어깨동무하며 내려오던길에

"실버선생님"하며 찾아주는 대학생이 되어버린 성당 제자가

이제는 결혼까지 하고 잘사는걸 보며

어린놈이 할얘기는 아니지만 세월이 참 빠르다고 느꼈습니다.

 

"개띠들은 성당에서 아무것도 하는일이 없다

그건 너희를 위해 시간을 정성스럽게 보내온

너희들의 선배에 대한 배신이고

또, 너희의 도움을 기대하는 후배들에 대한

직무유기다" 라고 내가 술만 먹으면

하는얘기를 묵묵히 들어주던 후배들이 있었습니다.

 

성지순례 해외 여행을 다녀오시는 어머님을 마중하러 갔던 성당에서

청협회장을 만나서 뜻하지 않은 얘기를 듣고

.........(승피리형이 회장 후보에요!)

미카엘은 절대로 거부하거나, 뒤로 빼는 놈이 아니니

오늘 당선 될것이다(저녁에 전화가 올테니 시간을 비워놔야지...)

저녁 내내 전화기를 옆에 두고 꾸벅꾸벅 졸았습니다.

 

여러분은 사랑하는 애인을 큐피트의 화살로 콕찍었습니다.

애인을 사랑합시다.

여러사람에게 애인으로 찍힌다는건...

해봐서 아는데

참 어렵습니다.

여러분에게 이런애기가 더이상 필요 없다는걸 알면서도

좀 오래된 선배가 기우로 한번 읇조립니다.

 

미카엘 너도 이제 내앞에서 떳떳하겠다 !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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