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나무가 나이먹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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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도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다른 삼라만상이 그렇듯이 년(年)의 주기를 따릅니다. 해가 바뀌어 새해가 되면 나무도 역시 나이를 하나 더 먹게 마련이지요. 그렇지만 나무의 나이는 나무의 겉만 봐서는 정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나무를 잘라내어 그 깊은 곳에 숨겨진 나이테를 보고서야 나이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무는 이처럼 그 나이를 자기자신만이 알 수 있는 깊은 곳에 숨기고 삽니다.
참 신기합니다. 나무는 그 나이와는 아무 상관없이, 나이가 한 살이어도, 백 살이어도 한결같이 갖는 모습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계절에 따라서
봄에는 새싹을 피우고, 여름에는 무성한 잎사귀를 달고, 가을에는 열매를 맺고, 겨울에는 다시 진다는 사실입니다.
신기한 건 아무리 어린 나무라 할지라도, 나이가 한 살! 이어도 겨울에는 다른 여느 늙은 나무와 같이 모든 잎을 떨구고 앙상한 가지만을 갖게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더욱 더 신기한 건 아무리 늙은 나무라 할지라도, 나이가 삼백살! 이어도 그가 봄이 되어 피우는 새싹은 어린 나무의 그것과 조금도 다를 바 없이 파릇파릇하고 싱싱하다는 겁니다.
... 나무에게 있어서 늙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은가 봅니다. 늙은 나무는 자신의 나이를 남들이 알 수 없는 깊은 곳에 숨겨두고, 이처럼 봄이건 여름이건 어린 나무와 다를 바 없는 생명력을 한껏 뽐냅니다.
해가 바뀌어 모두가 한 살을 더 먹었습니다. 술 담배 맘대로 못하던 GOBBILL들은 나이 먹는 걸 즐길지도 모르겠네요. 아직 시집 장가 못 간 (안 간?) 적령기의 형제 자매님들은 [회한 + 또 다른 각오]로 새해를 맞으셨겠죠..
우리가 나무로부터 멋지게 나이 먹는 법을 배운다면... 우리는 한 해 한 해 지날 때마다 나이 먹는다는 사실에, 늙어가고 있다는 사실에 전혀 개의치 않을 겁니다. 중요한 건 하루 중에 또는 일년 중에 또는 일생 중에 우리가 어떤 과정을 통해 어떤 열매를 맺었는가 겠지요...
p.s. 비교적(?) 어린 것이 ’나이’ 운운해서 죄송함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