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릉동성당 게시판

# 세번째 사순일기-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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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진 [fromrahel] 쪽지 캡슐

2002-03-01 ㅣ No.1250

                                  윤혜진

올곧게 사랑하지 못함이

나를 아프게 하고

나를 두렵게 합니다.

 

생을 다바쳐 사랑하지 못함이

나를 슬프게 하고

나를 괴롭게 합니다.

 

세상이 끝나도록

내어줄 것 없는 내 삶이

한없이 설웁게 당신을 노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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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에도 몇번이나 당신을 잊었었는지 모릅니다.

사람들을 만날 때에나 일을 할 때에나 잠깐 생긴 시간에도 예전에 풀지 못한 문제와 다가올 내일에 있을 일들을 생각하느라 당신을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생각에 잠겨서 말을 건네오는 사람에게 눈을 마주쳐주지도 못했고 내 일로 바쁘게 달려가면서 옆사람에게 일을 떠넘기기도 했고 대화를 하는 동안에도 순간순간 상대방의 마음을 짐작해보려다가 중요한 이야기를 놓치기도 했습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한없이 불러보고 말해보지만 하루에도 몇번씩 나는 홀로 있습니다.

내가 당신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겠지요. 내가 혼자일수 밖에 없던것은요.

한줌도 흘리지 않고 받아 모시고 싶은 마음은 욕심일테지요.

나는 오늘도 당신의 등뒤에서 홀로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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