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의 작은터

혀가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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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 [YIRITA] 쪽지 캡슐

1999-09-28 ㅣ No.2563

1) 먼저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저의 지극히 개인적인 사정이  성당의 큰 잔치의 흐름에 제동을 걸었네요..

 

저는, 학교수업과 개인실기 레슨의 일정이 빡빡한 입시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추석연휴로 사나흘치의 수업을 챙기지 못한 아이들에게 휴강의 양해를 구한다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보충일자를 잡는것도, 애들 각자 시간표가 빽빽하기 때문에 10~15명이

 

동의하는 시간을 찾아내기란 하늘의 별따기 수준입니다.

 

 

2)이래서 내 빨리 그만두려 했습니다.

 

나이를 먹다보니 (동욱성 미안해~^^)  엉덩이도 무거워지고

 

이런저런 행사가 반갑지만은 않은것이 사실입니다.

 

지금 햇수로 9년쨰인데 이렇게 한 단체안에 오래 머물러 있는 것이

 

성가대의 발전과 흐름에 역행하는 건 아닌지 염려됩니다.

 

제가 스무살 때,

 

볼 때마다 나이를 물어오는 언니오빠들을 보며 ’왜 저럴까?’ 생각했었는데

 

욕하면서 닮는다고, 제가 매일 우리 애들에게 "근데 니가 몇살이니?" 묻고 합니다.

 

귀마저 어두워져 어쩌다 애들 전화를 받으면

 

적지만 큰 은영인지  많지만 작은 은영인지 분간을 못해,

 

섭섭함에 칭얼대는 애들을 달래며

 

’아! 내가 이젠 떠야겠구나..’ 느끼곤 한답니다.

 

 

3) 알고보면 저도 불쌍한 사람입니다.

 

9년이나 있었으면서 남들 다 챙기는 짝 하나 챙기지 못하고

 

이대로 2천년 대희년을 맞이하게 생겼습니다.

 

실속없이 빡빡한 일정으로 인해 소개팅을 해도 얼굴 볼 시간이 없습니다.

 

일주일에 이틀이나, 그것도 중요한 저녁시간을 빼앗는 성가대를

 

저는 빨리 정리해야 합니다.

 

저좀 짤라주세요..

 

 

4) 이렇듯 여러가지를 위해 새 반주자가 필요합니다.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올겐부터 반주법까지 제가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여러명을 구합니다. 혼자서 성가대의 반주를 맡는 건

 

혀가 쑥 나올만큼 지치고 힘든 일입니다.

 

2~3명이 번갈아가며 반주한다면 책임도 가벼워지고 덜 부담스럽지 않겠습니까?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주님이 주신 달란트를 값지게 활용하십시오.

 

(피아노와 전혀 상관없는 분들은, 반주자를 구하는 화살기도 한 번씩만 해주세요)

 

 

5) 저의 잡문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물의를 빚은 책임을 느끼고 열심히 연습하여

 

즐거운 잔치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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