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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화>준비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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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수 [hans210] 쪽지 캡슐

2002-08-08 ㅣ No.201

   어떤 형제님께;

   며칠 전에 저는 성모님으로부터 아주 귀한 선물을 또 다시 받았습니다. 실없는 애들 같은 표현으로 <믿거나 말거나> 같은 체험입니다만, 다름 아닌 <레지오 마리애 공인교본> 희귀번역본(1967년 7월 발행)을 한 권 입수(경위는 생략)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런 훈화는 어떨까하여 이 시간에는 <교본>에 대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              *               *

 

   우리나라 교육의 기형적 운영으로 흔히 대학에 입학만 하면 공부하고는 담 쌓는 것 같은 분위기가 되었습니다만, 우리 신앙인들도 영세받기 전에 조금 공부하는 척하다가 이내 덮어버리고 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에게 레지오 마리애 공인교본(The Official Hand Book of the Legion of Mary)이 있으며, 또 주회합을 통해서 늘 이 교본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입니까?

 

   이 교본에 얽힌 에피소드 한 토막입니다.  

같은 아시아의 가까운 나라이지만 레지오 탄압의 그 실상이 의도적(?)으로 별로 잘 알려져 있지 못한 중국,

그 <중국 레지오의 대부>로 칭송받는 골롬반외방선교회(S.S.C.)소속 맥그래스(1907-2000) 신부는 레지오 마리애 사절로서 활동한 공산 치하 중국에서의 20년은 내 일생 결코 지울 수 없는 추억이라며, 중국 레지오 마리애 박해사를 생생히 증언하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이 고백했습니다.

 

   <사실 나는 레지오 마리애에 대하여 아는 바가 별로 없는 상태였습니다.   -중략-   (어떤 일로)다시는 내 양떼들(평신도들)에게 직접적인 선교활동을 맡기지 않겠다는 결심마저 굳히게 했던 것입니다. 선교활동 만큼은 평신도들에게 의존하지 않고, 할 수 있는 한 내 스스로 처리하겠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그 즈음 골롬반수도회 창설자께서 나에게 레지오 마리애 교본 한 권을 주셨습니다.   -중략-   그러나 교본의 한 구절에서 나는 강력한 느낌을 받았고,  그 구절이 마치 나에게 도전해 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과거의 경험으로 봐서,  교본대로 이끌어지는 레지오의 어떠한 지단(支團)도 결코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라는 구절입니다.  나는 성모님과 흥정을 했습니다.  "저는 무조건 레지오 마리애  조직의 세세한 부분까지 그대로 교본대로 하겠습니다. 그러니 그 결과는 어머니께서 책임 지십시요." 라고.   -중략-   즉시 레지오 마리애 활동을 중지하라고 명령하러온 공산당 정치국원은 어느 날 나를 다시 찾아와서 교본을 돌려주며,  "레지오 마리애는 참 훌륭한 조직이군요.  마치 우리 공산당과 같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은 그들로부터 기대할 수 있는 최상의 찬사였습니다.>

 

   우리들이 사용하고 있는 이 공인교본은 약 170여개 나라에서 65개 이상의 각기 다른 언어로 번역되어, 이미 그 총 발행 부수가 700여만 부가 훨씬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 교본은 레지오의 제반 규율과 규칙만을 다룬 단순한 지침서가 아닙니다.

   2001년, 미국의 어느 사제는 인터넷을 통해 <박해로 인하여 이 지구상의 가톨릭 신앙을 담은 모든 서적이 불에 타 없어지고 레지오 마리애의 공인 교본만 남는다 해도 이 책 한 권만으로도 능히 가톨릭 신학을 재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교본의 내용을 극찬했습니다.

   이처럼 교본은 교회의 정통적인 교리와 교부들과 성인들의 가르침을 가득히 담고 있는 매우 훌륭한 영성서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훌륭한 교본의 역사는 이렇습니다.  

단원의 성화를 돕고 조직을 관리하고 운영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으로 알고 있어야 할 사도직 활동의 지침서이기는 하나, 창설자인 프랭크 더프 형제가 당초에는 레지오 마리애를 확장하기 위한 홍보 수단 목적으로 저술하였는데, 활동을 통해 습득한 실천적 경험과 기존 자료 및 영적 지도자와 간부들의 조언을 토대로 하여 1929년 2월17일 임시교본의 초판을 펴냈습니다.

   10여년 후인 1941년 7월14일에 비로소 정식교본으로 그 초판이 발행되었지만, 더블린교구 당국으로부터 정식 출판허가를 받은 것은 1952년 9월2일에야 가능했습니다.

   몇 번의 수정 증보를 거쳐 마지막으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의 가르침, 그 중 특히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의 많은 부분을 발췌하여 수록한 1993년 12월 8일, 제5차 수정 증보판을 발행했습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교본은 1993년의 제5차 수정 증보판을 새롭게 번역한 것인데, 많은 시간이 걸린 것은 번역위원들의 개인사정으로 지체되어오다가  비로소 2000년 3월 15일자로 그 초판을 발행한 것입니다.

 

   레지오 마리애 최초의 작은 모임이 오늘날과 같은 전 세계적인 조직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를 부여한 것도 바로 이 교본이었으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단원들의 정신적 지주로서 여전히 크게 작용할 것이 분명한 이 교본을 공부한다는 것은, 레지오 단원의 기본적인 의무이기도 하지만 학습 활동으로서 레지오 활동의 일부가 되기도 합니다.

   교본공부 뿐만 아니라, 주회합이나 월례회의 때의 영적 독서와 훈화도 원칙적으로 교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또 반복되어지는 이유는, 단원들이 교본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하여 자질을 향상하고 정신을 무장하며 활동의 능률을 높이기 위함입니다.

 

   저의 경우엔 모든 단원이 교본을 공부할 수 있도록 순서를 정하여 두 주일 전부터 발표할 단원에게 범위를 미리 거듭 알려 줌으로써 연구 발표를 거르는 일이 없도록 해오고 있습니다.

   배정받은 단원은 가능한 한 실생활과 연결되도록 폭넓게 공부하여 발표해야지, 교본을 그냥 낭독하거나 내용 몇 마디를 간추려 읽는 것은 교본 공부의 취지에 맞지 않는 것입니다.

   교본 내용을 이해하고 파악하기 위해 다른 단원들도 다함께 공부를 해옴으로써 질의응답이나 논평을 할 수 있어야하며, 영적 지도자나 단장은 보충 설명을 할 수 있습니다.

   교본을 깊이 있게 공부하기 위해 교본의 범위나 분량을 많지 않게 하는 것이 좋겠고, 교본 공부는 교본 첫 장부터 차례로 공부하는 것이 체계적이어서 유익할 것으로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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