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 11/21 토요일

인쇄

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0-11-04 ㅣ No.4450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 11/21 토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은 성모님께서 원죄 없이 잉태되실 때 가득했던 그 성령의 감도로 어린 시절부터 하느님께 봉헌되신 것을 기리는 날입니다. 성모님의 부모인 요아킴과 안나는 성모님께서 세 살 되던 해에 성전에서 하느님께 바쳤다고 전해 옵니다. 이날은 본디 6세기 중엽 예루살렘에 세워진 성모 성당의 봉헌을 기념하는 날이었으나, 1472년 식스토 4세 교황이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로 선포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혈육의 친족 관계인 어머니와 사촌 형제들을 곁에 두시고는 제자들을 가리키시며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마태 12,49-50) 라고 이르십니다.

 

오늘 복음을 들으면서 자칫 주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여러 사람 앞에서 드러내시기 위해서, 어머니 마리아를 지극한 정성으로 공경하지 않으신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다시피 예수님의 말씀을 가장 귀 기울여 듣고, 그 말씀을 실현하는 데 있어 맨 먼저, 그리고 누구보다도 충실히 섬기고 이행하신 분이 어머니 마리아이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화답송에 나오듯이 우리가 매일 바치는 마리아의 노래, 첫 구절을 상기해 봅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양하고, 내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내 마음 기뻐 뛰노네.”(루카 1,46-47) 마리아는 자신이 부르심을 받았던 맨 처음 날, 천사를 통해 하느님의 아이를 가지게 될 것이라는 주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 듣고는 기뻐합니다. 주 하느님의 말씀은 어떤 이에게는 부담으로, 또 어떤 이들에게는 우이독경처럼 스쳐 지나가는 세상의 좋은 이야기들 중의 하나처럼 여겨지기도 하는데, 마리아에게는 큰 기쁨이 됩니다. 마리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골라서 특별한 소명을 안겨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48) 마리아는 자신에게 들려온 하느님의 말씀을 자신만이 아니라 온 인류에게 내려주신 구원의 기쁜 소식으로 받아들입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48)

 

마리아는 자신에게 들려온 말씀이 얼마나 분에 넘치는 것인지 고백합니다.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49) 그리고 그 말씀을 그저 마음속에만 담아두지 않고 퍼트리고 그 말씀이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49-50)

 

주 하느님의 말씀은 주 예수님의 탄생으로 지금까지의 세상과는 전혀 다른 새롭게 대조되는 사회를 엽니다. “그분께서는 당신 팔로 권능을 떨치시어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51-53) 이 말씀은 지금까지 인간 세계에서 소외되고 홀대받고 무시되던 사람들에게 구원의 기쁜 소식이 될 것입니다. 이는 사회의 어느 한 계층을 적대시하거나 한 부류를 벌함으로써 이루어지는 나라가 아니라 주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으로 주님의 백성 모든 이를 아우르는 새 세상입니다.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 당신 종 이스라엘을 거두어 주셨으니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 자비가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히 미칠 것입니다.”(54-55)

 

이 기쁜 소식은 주 에수님께서 오늘 복음에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정녕 마리아처럼 주 예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기쁜 소식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루카 11,28)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4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