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18주일(나해) 요한 6,24-35; ‘21/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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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7-21 ㅣ No.4733

연중 제18주일(나해) 요한 6,24-35; ‘21/08/01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주 예수님께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바라는 것을 얻기 위해 예수님께 얼마나 기도하고 봉헌해야만 할까?

 

그런데 정작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하기를 바라실까?

 

오늘 복음을 보면, 군중들이 예수님을 찾아 나섭니다. 군중들이 예수님을 왜 찾아 나섰을까? 예수님에게 꿔준 돈이라도 있어서 빚을 받으려고 찾아 나섰을까? 아니면, 예수님이 단순히 좋은 선지자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적절한 처세술을 알려주시는 분이기에 찾아 나섰을까? 그 군중들은 열 일 제쳐놓고 왜 예수님을 찾아 나섰을까? 그런 면에서 오늘 우리는 왜 예수님께 기도하며 예수님의 뜻을 찾고 예수님께 다다르려고 할까 성찰해 보게 해 줍니다. “군중은 예수님도 계시지 않고 제자들도 없는 것을 알고서, 배들에 나누어 타고 예수님을 찾아 카파르나움으로 갔다. 그들은 호수 건너편에서 예수님을 찾아내고, ‘라삐, 언제 이곳에 오셨습니까?’ 하고 물었다.”(요한 6,24-25)

 

그런데 정작 예수님은, 애타게 찾아 헤매며 달려온 군중들을 달갑게 맞이하시는 것 같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예수님을 사랑하고 예수님에게서 올바른 삶의 길을 찾고, 예수님께서 일러주시는 복음의 길을 걷고자 하지 않고, 자신의 입신양명을 꾀하거나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을 얻기 위한 적절한 수고와 노력 없이 그저 남보다 먼저, 남보다 많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탐욕에 눈이 먼 이들이나, 당장 자신에게 닥친 문제나 해결해 달라고 매달리는 이들을 반가워하지 않으시는 듯합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그 양식은 사람의 아들이 너희에게 줄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사람의 아들을 인정하셨기 때문이다.”(26-27)

 

하지만 군중들은 예수님께서 무엇을 하라고라도 하시면, 그것을 채워서라도 자신들의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기며 덤벼듭니다. 정작 자신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나 알고서 청하는 것인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만일 예수님께서 세상 구원을 위해 너희 자신을 나와 함께 희생제물로 바치자고 하시면 모두 도망이라도 가버릴 터인 줄 예상도 못 하고 들이댑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려면 저희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28)

 

눈앞의 이익이 떨어지리라는 허망한 탐욕스러운 기대에 스스로 빠져 무지막지하게 달려드는 군중들에게 예수님께서 대답하십니다.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29) 예수님께서는 군중들의 입장에서는 이 무슨 얼토당토않은 엉뚱한 답변인가?!’ 싶을 정도의 명제를 숙제처럼 건네십니다. 군중들은 여태 예수님이 자신들에게 뭔가 현세의 결핍을 채워주고 자신들이 겪는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뭔가를 해주시리라는 것을 기대하고 믿었다고 생각하며 쫓아왔는데, 기껏 하시는 말씀이 믿으라니 잘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뭔가 새롭고 특별한 어떤 것을 하라고 하실 줄 알았는데, ‘새삼 뭘 더 믿으라는 것일까?’하고 어이가 없어, 자신들의 방식대로 재차 묻습니다. “그러면 무슨 표징을 일으키시어 저희가 보고 선생님을 믿게 하시겠습니까? 무슨 일을 하시렵니까? ‘그분께서는 하늘에서 그들에게 빵을 내리시어 먹게 하셨다.’는 성경 말씀대로, 우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었습니다.”(30-31)

 

군중들은 자신들의 수고와 노력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전혀 다른 초월적인 뭔가를 해 주시기를 기대하고, 또 그렇게 해 주실 것이라고 믿고 쫓아왔는데, 맥이 빠져 버립니다. 그래서 마치 항의라도 하려는 듯 예수님을 바라봅니다. 그런 그들의 마음을 읽으신 예수님께서는 이르십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너희에게 빵을 내려 준 이는 모세가 아니다. 하늘에서 너희에게 참된 빵을 내려 주시는 분은 내 아버지시다. 하느님의 빵은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이다.”(32-33)

 

군중들은 정말 알아듣기 힘든 말씀만 계속하신다고 하면서도, 예수님께서 하라는 대로만 하면 자신들이 기대하는 것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여기고는 매달립니다. “선생님, 그 빵을 늘 저희에게 주십시오.”(34)

 

예수님께서는 군중들의 그런 간절한 염원을 못 알아들으시기라도 하신 듯, 더 받아들이기 어려운 말을 그들에게 요구하십니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35)

 

이 산문우답과도 같은 선문답을 통해 예수님이 원하시는 것과 군중들이 원하는 내용이 서로 대비되며 영원히 평행선을 그을 것만 같은 현장이 펼쳐집니다. 자신의 입신양명과 보다 나은 안정된 생존을 갈구하는 군중들을 바라보면서, 세상을 구하시려는 예수님, 사람을 살리시려는 예수님, 사람을 새로운 삶으로 인도하고 새로운 생명의 길을 펼쳐주시며 거룩한 주님의 길을 걷도록 초대하는 예수님 앞에 선 우리의 어리석은 자화상을 바라봅니다.

 

너를 구하기 위해 나를 버리고 나를 희생하는 것이 결국 내 구원의 열쇠이며, 너와 내가 함께 살기 위한 길이라는 역설을 주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시고 몸소 실현하시며 초대하시는 신앙의 신비로 발견합니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요한 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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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8주일 꽃꽂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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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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