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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사랑] 오사카 통신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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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진 [Almaz] 쪽지 캡슐

2000-12-04 ㅣ No.3061

오늘은 저의 시선으로 바라본 일본의 장점이라고나 할까요... 우리가 배웠으면 하는 점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첫 번째...

일본에서는 오사카가 질서를 안지키는 동네라고 합니다만, 이 사람들도 줄을 서는 것은 아주 자연스럽게 하고 있었습니다.

유명하다는 음식점 등은 식사시간대면 항상 붐비기 마련인데, 언제나 줄을 서서 좌석이 빌 때까지 기다리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백화점이나 관광지 등지의 공중화장실에서도 한줄로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것은 항상 경험하는 것이구요...

줄서는 문화... 우리도 점차적으로 정착되어 가고 있습니다만, 기다릴 줄 아는 마음의 여유가 있다면 자연스레 실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두 번째...

운전매너를 꼽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건... 상대적으로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운전을 하는 것은 특히나 초보 운전자들에게는 상당한 용기와 실력이 필요합니다... 난폭한 운전자들이 꽤 많지 않습니까...

그러나 일본에서는 초보운전자도 대부분은 마음 편하게 운전을 할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저의 생각과는 반대로 서양에서 온 친구들은 "오사카에선 운전자들이 신호를 잘 안지키고 포악해서 운전할 수 없다..."고 많이들 이야기 합니다)

실제로 제가 지내고 있는 이 집의 아들딸들은 초보운전자인데 시내를 마음껏 다녀오고, 고속도로도 문제없이 운행합니다.

저도 3년정도 전에 초보운전자였는데, 여지껏 초보운전의 딱지를 떼지 못하고 있는데... 서울에 가서 이번에야말로 기필코 숙련운전자가 될 수 있도록 교통전쟁의 세계에 뛰어들어 볼까... 합니다.

"서울에 갔을 때 시청 앞 큰 도로에서 자동차들이 차선을 전혀 지키지 않고, 마구 끼어들기를 해서 아주 무서웠다, 지금도 그러느냐?"라고 이야기하는 일본인의 말을 들었을 때... 왠지 그 자존심 상하는 느낌이란...

 

세 번째...

일본인들에게 외국산 상품을 팔아 먹기란 다른 어느 나라 사람들에게보다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신기하게도 문화적으로는 외국의 것을 잘 받아들이면서 경제적으로 손해보는 일은 결코 하지 않으려 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은 외제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만, 그래도 내수시장이 워낙 커서 경제가 발전할 수 있는 튼튼한 기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 경제가 많이 흔들린다는 소식을 이 곳에서도 듣고 있습니다.

이런 때 뿐만이 아니라 항상 우리 경제를 걱정하고 관심가져야겠지만, 특히나 절약하고 우리 것을 이용하는 생활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네 번째...

상인들의 서비스 정신.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배워가서 실천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제가 비록 일본에서 오랜시간 생활하지는 않았지만, 홈스테이를 하고 있고, 생각보다는 많은 일본인들을 가까이 만날 수 있었는데, 일본인들에게서 느끼는 민족적인 특색이란...

흔히들 알고 있는 "겉으로만 ***한 사람들"이란 점이었습니다.

으음... 일본인들이 들으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실제로 제가 느낀 점은 그러합니다. 이건... 오늘 이후에 다시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도록 하지요.

여하튼, 그런 가운데에서 상점의 대부분의 직원들, 또는 주인들은 손님이 무언가 요구를 하거나 질문을 했을 때 아주 깍듯이 듣고, 받아들이고 또 문제가 있다면 해결해 주려고 노력합니다. 보기 좋은 일입니다... 물론 당연한 것이지만, 우리도 "고객 감동"의 경지까지 서비스를 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는 현실이지만, 아직 상대방을 배려하는 부분은 부족한 면이 꽤 있지 않나... 싶습니다.

 

다섯 번째...

미리미리 준비하는 모습이라고 해야할까요...

2004년 올림픽은 그리스의 아테네에서 열기로 결정이 되었던가요?

그럼 그 다음 올림픽의 개최지는 아마 내년쯤에 결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벌써부터 오사카에서는 자기들이 올림픽을 유치하는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올림픽 엠블렘, 구호 등등도 모두 만들어져 있고, 시내 어느 곳에서도 "2008년 올림픽은 오사카에서"라는 표지판을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시내버스에도 그 광고판을 부착하고 다닐 정도입니다.

2002년 월드컵은 말할 것도 없겠지요.

월드컵 경기장소는 모두 훌륭한 축구장이 완공되어 있는 상태이고... (우리의 주경기장이 아직 형태도 채 갖추지 못하고 있는 모습과는 대조적이지요) 아마 12월부터 전세계에서 동시에 월드컵 입장권이 발매될 것 같던데 우리와 일본이 자연스레 비교가 되지 않을까 싶으네요.

 

지진이 많은 동네라서 지진에 대한 대비도 열심히 하고 있구요, 지진이 잦은 지역은 진도7 정도의 지진에 대처하는 훈련등을 하고 있는 모습을 텔레비젼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지진 때문에 예전엔 높은 건물을 많이 짓지 않았다고 하는데, 건축기술도 많이 발전했을테고, 요즘은 아파트들도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미리미리 준비를 잘 해서 그런가...

크리스마스는 한 달도 전부터 분위기가 고조되는군요. 제가 아침 저녁으로 지나 다니고 있는 전철역에서는 11월 25일경부터 매일 크리스마스 캐롤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일본에 그리스도교 신자는 아주 소수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만...

 

 

대림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어제 저는 평소에 미사를 집전하시는 노인신부님(→이 분은 발음이 조금 부정확해서 거의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만) 이외에, 외부에서 오신 젊은 신부님의 강의를 듣게 되었습니다.

성탄을 준비하는 자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셨는데, 잠시 여러분께 소개를 드리며 오늘의 통신을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대림4주간의 미사의 준비자세를 일컫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일본에서의 교회용어가 우리하고 조금 달라서 아주 정확하게 파악이 되지는 않습니다만)

 

<제1단계>

1. 한주간의 자신의 생활을 되짚어 보고, 마음에 남아 있는 일들, 생각을 끄집어 내자.

2. 최근의 사회(일본, 또는 세계)에 대한 일들, 또는 생각을 끄집어 내자.

 

<제2단계>

1. 오늘의 미사에서 무엇을 기도하고 싶은가, 무엇을 진심으로 봉헌하고 싶은가

2. 오늘의 미사에서 받게 될 은총을 어떤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은가

3. 오늘의 미사에서 무엇을 용서하고 싶은가

4. 주님의 말씀에서 오늘 어떤 광채를 받고 싶은가

5. 전세계의 교회를 위해, 모든 인류를 위해 주님께 무엇을 기도하고 싶은가

 

 

이런 내용들을 말씀하시면서, 신자로서 아무런 준비도 없이 성탄을 맞는다는 것은 길거리에서 울려 퍼지는 크리스마스 캐롤을 듣고, 백화점의 각종 크리스마스 상품들을 준비하면서 맞는 일반 비신자와 전혀 다를 바가 없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단순히 2000년 전에 예수님께서 구유에서 태어나신 사건만을 기억해서 교회를 멋지게 장식하고, 파티를 열고 하는 것만이 성탄의 의미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민족에게, 그들의 선조인 아브라함, 이사악, 야곱에게 하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오실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씀이죠.

 

매우 마음에 와 닿는 말씀이어서 여러분께 전달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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