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여러분은 아셨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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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석 [haein] 쪽지 캡슐

2001-03-17 ㅣ No.5541

 

        어제가 제 생일이었습니다.

         

        어머니께서 매년 제 생일이 되면 제 생일상을 차려 주십니다.

         

        올해는 어머니가 아프시기에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기적적으로 열흘이 넘어 꼼짝도 못하셨던 분이 몸을 추스리게 되었습니다.

         

        그저께도 어김없이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을 갖다 오다가 시장엘

         

        들드신다기에 시장에를 들려서 이것저것 사고 마지막에 나오는데

         

        물 미역이 있었답니다.

         

        어머니께서는 그것을 사시면서 "너도 먹을래?"하셨죠

         

        저는 "예 조금만요"하고 정말 두끼정도의 불량만을 샀답니다.

         

        그날 저녁에 열심히 씻어서 동석씨가 맛있게 먹으라고

         

        초고추장도 사가지고 상에다 차려 놓았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비린내가 나서 먹을 수 가 없었지요.

         

        그런데도 이사람을 열심히 먹는 거예요.

         

        저는 물었지요. "동석씨 냄새 안나? 난 냄새가 나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하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이사람 왈 "정말 그만 좀 해 차려줘서 열심히 먹는거야"하고요.

         

         저녁을 먹으러 시댁에 가서 어머니께 여쭈어 보았지요.

         

        "저 어머니 어제 산 그 미역 말이예요. 맛있는 거라더니 냄시가 나서

         

        못먹겠어요. 어머니는 냄새 안나세요?"하고 말입니다.

         

        어머니 왈 "네가 먹어보렴 냄새가 왜 나지?"

         

        그것을 먹었보았더니 예전에 먹던 그 맛이었어요

         

        그리고 색깔도 나와는 다른 초록색이었구요

         

        그래서 전 또 어머니께 물었죠?

         

        "어머니 어머니는 물에 많이 담가 놓으셨나봐요. 색깔도 저와 다르고

         

        냄사도 하나도 안나내요"하고 말입니다.

         

        어머니왈"애아 이거 한번 뜨거운 물에 살짝 데처서 그런거야"

         

        "오메 오마니 그거 삶아 먹는거였어요? 저는 이제까지 사서 데쳐본 적이

         

        없이 그냥 먹으니까 냄새가 나서 그냥 버리다가 이제 사는것을 포기한지

         

        오래되었거든요.

         

        어머니가 주실때만 물미억을 먹을 수 있었어요

         

        그 순간 어머니 입에서 한숨소리가 푸~~~후

         

        그러시면서 살다보니 너 같은 사람도 있구나 하시며 우리는 배꼽을

         

        잡고 웃었답니다.

         

        여러분은 물미역을 데쳐 먹는 것인 줄 아셨나요?

         

        지만 몰랐던 거였나요?

         

        어머니께 죄송하기도 하고 " 너처럼 엉터리는 처음보았다"는

         

        어머니 말씀속엔 어째 석이가 걱정된다 하는 표정이었답니다.

         

        난감하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하고 정말 전 덜렁이인가...

         

        아니면 바보인가...

         

        아니면....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맛없으면 안사먹으면 되지 하는 편안함으로

         

        살아 왔는데, 그것이 이렇게 대 사건이 될 줄이야 누가 알았으리오.

         

        혹시라도 물미역 해 먹을 줄 모르는 사람은

         

        사서 깨끗이 씻은 다음에 팔팔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멀는 거래요.

         

        꼭 기역 하시길....-.-a

       

          그래도 하나 배웠다는데 의미를 두겠습니다.

           

           이번 사건이 아니였으면 정 평생 물미역 사먹지 않고 해인이가 물어도

        

          "글쎄 이상하게 나도 물미역 사올때마다 냄새나는 것만 사게 된단다.

 

          한번도 냄새나지 않는 것을 산적이 없단다. 그럴때가 있나봐"하고

 

          대답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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