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동(구 미아3동)성당 게시판
별처럼 아름다운 주영이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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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보내는 오래간만의 글.
해가 불타는 강 위로 매끈히도 넘어갑니다.
구름은 달아올라 흐르고, 그 흐르는 구름이 점점 가까이 와
내 머리칼을, 눈동자를, 손을, 고요하고 다사롭게 뿜어져 나오는 광채로 빨아올립니다.
그리고......
별이 쏘아올려집니다. 결코 축제는 아닙니다.
그러나 별들의 목소리는 너무도 감미롭습니다.
별빛은 방울져 빛납니다. 어느 날이든, 해가 너무 눈부셨다면 그 날 밤은 뜰에서
새우십시오. 어두워도 어두워도 눈을 뜨고 하늘을 보십시오.
당신의 눈동자에 톡톡 떨어지는 무엇이 있다면, 그것은 별빛일 것입니다!
약국 한 구석의 안약은 결코 별빛을 흉내내지 못합니다.
독약일 뿐입니다. 누군가의 손가방 속에 있는 화장품은 별이 떨어뜨려 주는 아름다움의
조금만큼도 당신의 얼굴을 깨끗하게 해 주지 못합니다. 무른 껍질일 뿐입니다.
별빛을 받은 눈은 마주볼 수 없을 만큼 아름답게 빛납니다.
별과 맞댄 얼굴만큼 속에서부터 찬란히 빛나는 사랑을 배어나게 하는 얼굴도 없습니다.
이제 밤이슬이 누구의 아름다움인지 아시겠지요.
이제 밤이슬을 마시는 귀뚜라미의 날갯짓이 어떻게 그런 맑은 소리를
자아내는 지 아시겠지요?
< 저의 이름을 밝히지는 않겠습니다. 많은 죄로 인해 더럽혀졌을 지도 모르는 이름이
이 글의 진실함을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지, 당신 앞에 마주 앉아 본 적이 있는
사람, 당신의 웃음을 귀에 묻어둔 사람, 그리고 앞으로 당신의 얼굴을 볼 수 없을런지도
모르는 안타까움이 독바늘처럼 마음에 꽂혀 있는 사람 이라는 것만 - 또한 이것이 당신에게
또하나의 실망을 가져다 줄 가능성임을 후회하며 - 조그맣게 말씀드립니다.>
별은 해가 하늘에 남겨 놓은 빛자욱입니다.
낮에 별을 볼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드릴까요?
실패할 가능성이 많지만 말입니다.
햇빛이 환히 당신의 눈썹 위에 맺힐 때, 스웨터와 같은 깨끗한 털 옷감 위에, 밤이슬을
받은 물을 깨끗한 손가락에 묻혀 떨어뜨려 보십시오. 톡톡 퉁겨도 좋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을 보십시오!
분명히 그 물방울들이 스웨터 위에서 별이 됩니다!
왜냐구요?
그 전날 밤, 물방울들은 해가 남긴 별들과 입을 맞추었던 것입니다. 그때 별빛은 물방울
속에 머금어지고, 그 빛이 해와 만나서 진짜 별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너무도
그 별이 되어 있는 시간이 짧습니다.
해 속으로 그 빛은 빨려들어갑니다. 마치 큰 물이 작은 물방울을 끌어들이듯.
날이 밝으면 해는 다시 별을 거두어 들입니다. 그래서 아침과 저녁의 해는 약간 그 빛이
모자라지만, 별을 다 거두어 들인 대낮에는 그리도 밝은 것입니다.
물론 이해가 가시겠지요, 별을 사랑하는 아가씨?
부탁 하나 드려도 될까요? 제발 별빛을 받아다가, 온몸에 받아다가 낮에 뿌려 주십시오.
세상이 너무도 때묻었기 때문에 그냥 밝은 빛 아래서 보기에는 너무도 끔찍합니다.
그래서, 꿈을 현실로 만들어 주십시오.
별빛은 당신의 혀 끝에서,
손 끝에서,
눈에서,
가슴에서,
현실의 어떤 모습으로 세상에 퍼집니다.
...... 지루함을 느끼셨다면 당장에 찢으십시오.
하지만, 공감하시겠다면 제 부탁을 안 들어주셔도 좋으니까, 그냥 이것을 어느 서랍엔가
구겨 넣으십시오. 그건 저에게 큰 행복이 됩니다. 이 글은 진정을 담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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