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새내기 기자가 보는 의약분업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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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민 [johnlee74] 쪽지 캡슐

2000-06-25 ㅣ No.4726

전 지금 대한약사회에 와 있습니다.

지난 한 주간 24시간 중 21시간을 병원 및 의사협회에서 지내다가 이제 약사회에서 들고 일어날 분위기라 어제부터 쉬지도 못 하고 여기에서 죽치고 있습니다.

밑에 임수연 씨가 쓰신 글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한마디 적지요.

우선 한 쪽 얘기만 들어서는 절대 안됩니다.

약사들은 93년 이래 줄곧 자신들이 피해자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 기자들을 보면 괜히 언론에서 의사들의 기를 살려줬다며 원망하고 있습니다.

한 예로 대체조제의 경우 일반약국에서 하루에 조제를 하는 건수는 10-15건 정도.  의약분업에 따라 비치해야 하는 약 2000여개의 약품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도저히 수지타산에 안 맞는다는 얘기죠.  

또한 의사가 일일이 약품까지 지정해 준다면 기껏 4년동안 약대를 나와 물품을 건네주는 슈퍼마켓 주인과 다를 바가 뭐냐며 약사로서의 자존심을 어떻게 지킬 수 있겠느냐며 통탄하고 있습니다.

뭐 제가 이에 동의한다기보다 당사자가 아닌 입장에 상황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지 못하며서 한쪽으로 치우친 의견 개진은 위험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언론에 관해서는 물론 지나치게 앞서가는 경향이 있어 일부 오보가 나오는 것은 인정하죠.  그렇지만 어느 한쪽 편을 들 수는 없는 입장이 아니겠습니까.  의사들은 언론이 자신들을 호도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일반 시민들을 한 번 만나보세요.  저는 백여명을 만나봤지만 의사 파업에 동의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보지 못했습니다.  뭐 국민들이야 의약분업에 대해 잘 모른다라고 한다면 정말 이건 할 말 없어집니다. 이제 약사회에 오니 여기서 또 아우성. 자기들 입장을 충분히 대변해주지 못한다고 야단입니다.  

 

이제 새내기 기자로서 별로 아는 바가 없지만 정말 중도를 지키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드네요. 여기 오면 이 얘기가 맞는 것 같고, 저기 가면 저 얘기가 맞는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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