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동성당 게시판

[RE:60]'파랑새'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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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canis] 쪽지 캡슐

1999-01-30 ㅣ No.63

저는 가끔씩 예전에 읽은

치르치르와 미치르가 나오는 '파랑새'이야기를 묵상하곤 합니다.

물론 아시겠지요?

치르치르와 미치르는 '파랑새'를 찾아 길을 떠납니다.

수많은 힘겨움과 위험을 겪으며 '파랑새'를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찾을 수가 없었지요.

결국 '파랑새' 찾는 걸 포기하고서

다시금 집으로 돌아오는 치르치르와 미치르.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그리도 간절히 찾기를 원했던 그 '파랑새'는

바로 그들의 집 마당에 있는 게 아니겠어요?!

 

카타리나 자매님은 어떤 생각이 드세요?

저는요 가끔씩 자신의 모습에 대해 투덜거리는 내 자신을 발견할 때

이 이야기를 묵상하곤 한답니다.

행복은 너무나 우리 가까이에 있어서

우리는 그것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음을...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세상에는 당연히 있는 것이란 아무것도 없지요.

 

이른 아침 내가 눈을 뜨고 새로운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도,

건강한 몸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도,

배가 고프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있다는 것도,

늦은 저녁에 다시금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도,

힘겨움에 지친 나를 반겨줄 가족이 있다는 것도,

이 모든 것.

내가 지금 살아있음이 어찌 당연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행복'은 무슨 거창하거나 특별한 것이 아님을...

이른 새벽의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면,

집안 청소를 끝내고 마시는 커피 한잔의 향을 느낄 수 있다면,

늦은 저녁 붉게 물드는 노을을 바라보며 감탄할 있다면,

늦은 밤 하늘의 별을 바라볼 줄 아는 여유가 있다면,

보고픈 이에게 편지 한 통 받고서도 기뻐할 수 있다면...

이 모든 것이 '행복'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참, 또 있다!!

오늘이 주말이라고 즐거워할 수 있다면

우리는 참 많은 '행복'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요?

 

그냥 생각이 나서 몇자 적는다는 게 길어졌네요.

저는 오늘도 이렇게 누군가에게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행복"하네요.

세상 어느 것 하나 당연한 것이 없음을...

그러기에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뿐입니다.

"감사하는 것"!!!

 

그럼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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